“이맛 모르고 車 샀다 후회”…제네시스도 BMW도 하만, ‘ASMR’ 일타강사 [왜몰랐을카]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6.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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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소연 하만코리아 이사
카오디오 어쿠스틱 엔지니어링 팀
하만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 팀 총괄인 문소연 이사 [사진출처=하만코리아]
“이(耳) 맛 모르고 사지 마오”

자동차가 이동수단을 넘어 문화공간이자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카오디오·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있다. 때로는 주연인 자동차보다 주목받는 신스틸러(명품 조연)로 대접받는다.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면서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음향 및 엔터테인먼트의 가치는 더 높아지는 추세다.

현재 명품 자동차 사운드 분야에서 대표주자는 카오디오·커넥티드카 선두 기업인 하만(Harman)이다.

하만은 하만카돈, 바워스 앤 윌킨스, 뱅앤올룹슨, JBL 등 카오디오 브랜드를 앞세워 대중적인 모델부터 하이앤드 브랜드까지 국가와 상관없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렉서스-마크레빈슨, BMW-하만카돈, BMW와 볼보-바워스 앤 윌킨스, 르노와 폭스바겐-하만카돈, 아우디-뱅앤올룹슨, 토요타와 피아트-JBL, 캐딜락-AKG 등이다.

국내에서는 하만코리아가 제네시스에 뱅앤올룹슨과 렉시콘, 기아에 하만카돈과 렉시콘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 해외판매 모델에도 하만카돈 시스템이 들어간다.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들이 하만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ASMR(자율감각쾌락반응)과 귀르가즘(귀+오르가즘) 유발하는 뛰어난 음질에다 각 차량에 딱 맞는 특성을 뽑아내 귀 호강을 시켜주는 ‘족집게 일타강사’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한 하만은 모든 종류의 앰프를 만들고 스피커도 자체 개발한다. 소프트웨어 알고리즘도 제공한다. 자체 디자인 그룹인 휴멘(Huemen)도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와 협업해 신차 개발 때부터 ‘찰떡궁합’ 카오디오 시스템을 제공하고 튜닝까지 한다. 카오디오 분야에서는 ‘대체불가 AtoZ’ 기업이다.

현재 세계 각지에서 5000만대 이상의 자동차에 하만의 카오디오와 커넥티드카 시스템이 장착됐다.

하만은 70년 동안 음향 기술 분야에서 전문 기술과 노하우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소리는 살리고 소음은 죽이거나 때로는 통제해왔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사운드는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이 주목받고 있다.

하만 카오디오 사업부의 핵심 조직도 소리마술사인 하만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 팀이다.

‘ASMR 일타강사’들을 총괄하는 문소연 이사를 만나 카오디오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이란
하만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 팀 (가운데 문소연 이사) [사진출처=하만코리아]
‘사운드 또는 오디오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어쿠스틱 엔지니어링’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물리학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쿠스틱스는 바이브레이션을 통해 생성되는 사운드를 연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에서 나오는 다양한 사운드는 결과적으로 스피커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차량에서는 바이브레이션과 같은 자동차 공간 특성에서 발생하는 특이한 어쿠스틱 환경이 만들어진다.

스피커, 앰프, 다양한 알고리즘, 튜닝 프로세싱 등 이 모든 요소들이 모여 시스템을 이루게 되고 개발 초기부터 고객사와 협의해 시스템을 규정하는 작업을 한다.

하만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 팀은 카오디오 부서 내의 핵심 조직이다.

차 내부에서 발생하는 어쿠스틱 환경을 연구하고 차량 내부에 적용되는 스피커, 앰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의 시스템을 제안한다.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하기 위한 사운드 튜닝을 담당한다.

또 유관 부서와 협업을 통해 고객이 어떤 브랜드를 원하는지, 어떤 사운드 경험을 원하는지,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포지셔닝을 원하는지 등을 검토한 뒤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제안한다.

◆車 브랜드와 사운드 시스템 매칭 과정은
제네시스 G90 [사진출처=현대차]
자동차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먼저 파악한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시장조사도 벌인다.

정보가 수집되면 매칭이 가능한 하만 브랜드를 선정한다. 각 브랜드별 사운드가 추구하고 있는 사운드 철학을 고려한다. 후보가 선정되면 이를 고객사에 제안한다.

브랜드 선정 이후 하만의 각 부서들이 자동차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한다. 사운드 철학 반영 방법을 제시하고 고객사와 협의해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

신차 개발 때는 물론 부분변경·연식변경 모델이 나올 때도 새로 나온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신차 개발 프로세스와 거의 동일하게 진행된다.

사운드 시스템 매칭 과정을 통해 제네시스 G90에는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철학은 음향 경험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녹음 스튜디오에서 아티스트가 제작한 작품을 청취자가 아티스트가 의도한 그대로 정확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 팀은 사운드의 스펙트럼 및 공간적 특성을 정확하게 재현하고 어떠한 운전 조건에서도 차량의 각 좌석에서 균형잡힌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제네시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은 완성차 최초로 고해상도 오디오(Hi-Res Audio) 인증을 받았다.

제네시스 GV60·G90에는 하만의 소음제어솔루션 할로소닉(HALOsonic) 기술을 접목해 현대차와 공동 개발한 능동형 노면소음제어기술 ANC-R(Active Noise Control-Road)을 적용했다.

◆GV60·G90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특징은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된 제네시스 GV60 실내 [사진출처=현대차]
직관적인 그래픽 사운드 제어 유저 인터페이스인 베오소닉(Beosonic)은 운전자와 승객들이 손가락 터치 하나로 원하는 사운드의 조정을 가능하게 해준다.

사용자는 ‘밝음(Bright)’, ‘활동적(Energetic)’, ‘편안함(Relaxed)’, ‘따뜻함(Warm)’ 4개의 고유한 사운드 공간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여러 요소를 결합한 설정을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특정 분위기 또는 선호하는 사운드 캐릭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정됐다.

G90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에 적용한 버추얼 베뉴 라이브(Virtual Venues Live)는 전 세계 음악 공연장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보스턴 심포니 홀’에서 영감을 받았다.

뱅앤올룹슨 레퍼런스 사운드 청취 공간을 가상으로 재현한 ‘뱅앤올룹슨 홈’을 통해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공간의 음장 특성을 재현했다.

G90의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에 채택된 버추얼 베뉴 라이브 및 서라운드 사운드 [사진출처=하만코리아]
G90에는 하만의 독자 기술인 퀀텀로직 이멀젼 3D 서라운드도 적용됐다. 음향 신호 및 리버브를 추출해 재구성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사운드의 높이와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차량 천장 헤드라이너 스피커를 통해 공간감이 탁월할 뿐 아니라 서라운드 사운드 효과를 10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G90 곳곳에는 스피커가 23개 배치됐다. 각 좌석에 배치된 3웨이(트위터, 미드레인지, 우퍼) 스피커들은 모든 영역의 사운드를 고르게 블렌딩해 섬세하면서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전달한다.

운전석 헤드레스트 스피커는 주행 때 필요한 내비게이션 안내음과 경고음을 제공한다. 대신 뒷좌석 승객에게 불필요한 소리는 줄여준다.

차량 천장에 위치한 3개의 헤드라이너 스피커와 리어덱에 위치한 서라운드 스피커는 퀀텀로직 이멀젼 3D 서라운드 사운드 효과를 높여준다. 몰입감 넘치는 사운드 경험을 선사한다.

◆전기차·미래차 관련 사운드 기술이 있다면
G90 실내와 사운드 시스템 [사진출처=현대차, 하만코리아]
어쿠스틱 측면에서는 내연기관이나 전기차의 최종 결과물은 같다. 시스템적으로 볼 때 전기차는 무게와 공간의 제약이 있는데 특히 무게에 민감하다.

사운드 시스템 무게를 줄이되 퍼포먼스는 그대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중량을 줄인 스피커를 개발중이다.

하만은 지난 1월 열린 CES 2023에서 미래 사운드 및 전장 기술을 선보이는 ‘하만 익스플로어(HARMAN EXPLORE)’를 개최했다. 안전성, 웰빙 및 엔터테인먼트를 강화하고 소비자의 검증을 거쳐 OEM에서 바로 적용이 가능한 신제품들을 시연해 호평받았다.

업계 최초로 시각적·인지적 부하를 측정해 운전자 눈의 활동과 심리 상태를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레디 케어(Ready Care)’, 브랜드 오디오 경험을 제공하는 업계 최초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제품 ‘레디 온 디맨드(Ready on Demand)’ 등이다.

하만 혁신 제품들은 소비자가 현재의 차뿐 아니라 미래차에서 기대하는 의미있는 기능들과 기술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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