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앵글] '첫 강력계 여형사' 박미옥이 말하는 '현장의 시간들'

YTN 2023. 6. 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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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세상이 이렇게 나쁠 수가 있는가 이런 분노에 찬 시간이 있었지만 매번 그 앞에는 피해자가 먼저 있었고.

현장에서 사람 공부를 하시고 사람 중에서도 정말 아주 극단적인 군상들이지 않습니까? 피의자 또는 피해자들.

오늘 박미옥 반장님 만난다고 했을 때 저도 그렇고 시청자 여러분도 그렇고 사건 전문가, 수사 전문가하고 그런 얘기들 나누겠구나라고 기대하셨을 텐데 그 기대와는 약간 다르게 사람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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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호준석 앵커

■ 출연 : 박미옥 전 경정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LIVE]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나라 최초 강력계 여형사,한국 강력계 형사의 전설이라고 불립니다. 여러 드라마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죠. 박미옥 전 경정,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미옥]

반갑습니다.

[앵커]

굉장히 부드러우신데요, 인상이.

[박미옥]

감사합니다.

[앵커]

원래 잘 웃으시고 그러십니까?

[박미옥]

네, 많이 웃는 얼굴입니다.

[앵커]

강력계 형사 무서운 걸로 사람들이 생각하거든요.

[박미옥]

범인도 웃는 헝사가 더 무섭지 않을까요?

[앵커]

피의자들하고 조서도 받으시고 할 때 그때도 많이 웃으셨어요?

[박미옥]

그럼요.

[앵커]

반응이 어떻습니까?

[박미옥]

저 사람은 뭘 갖고 있기에 웃을까? 두려움을 느끼죠, 범인들이 도리어.

[앵커]

뭔가 갖고 있구나, 저 사람.

[박미옥]

자신만만 해보이는 거죠.

[앵커]

만만하게 보일까 그런 걱정이 될 법도 한데요.

[박미옥]

어린 날은 많이 주저했고 두려워했고 피의자 앞에 앉아서 조서 받는 일도 긴장의 연속이었는데요. 경력이 늘면서 사람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순간부터 아 보자 살펴보자, 호흡이 생기니까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앵커]

몇 년 동안 하신 거예요, 형사생활을?

[박미옥]

강력생활 30년 했습니다.

[앵커]

30년 동안 험한 피의자들, 조폭도 많이 만나셨을 거고 한데. 눈빛이 이렇게 맑다는 게 놀랍거든요.

[박미옥]

범죄자 이전에 사람을 먼저 본 거죠. 그리고 그 사람들 속의 제 꼬라지도 봤고요. 그러는 사이에 범죄자 이전에 그 사람이 왜 그랬는지를 먼저 묻는 과정에 아, 인간이구나, 사람이구나. 이걸 먼저 깨닫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 말이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그 사람 속에서 내 꼬라지가 보이더라.

[박미옥]

저도 어느 날 화나는 지점이 있고 욕심을 내는 지점이 있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고. 그런데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실패하는 순간 남탓을 하는 사람이었죠. 그래서 남탓하는 결과만 먼저 보기 전에 그 마음이 왜 생겼는지부터 먼저 보는 겁니다. 그래야만 더 사실에 접근할 수 있고요.

[앵커]

사람을 그때부터 천착하신 거군요.

[박미옥]

네. 사실 경력이 짧은 시절에는 그런 여유 없었습니다. 내가 왜 이 나쁜 사람들을 봐야 되나. 어떻게 세상이 이렇게 나쁠 수가 있는가 이런 분노에 찬 시간이 있었지만 매번 그 앞에는 피해자가 먼저 있었고. 또 피해자 때문에 그 사건을 밝히고자 노력하는 과정에 가해자의 원인도 보게 되었고. 그래서 가장 실체적 진실은 그 사람들의 마음을 분명하게 볼 때 제대로 된 사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앵커]

처음에 경찰에 입문하신 것이 1987년?

[박미옥]

87년도 경찰아카데미에 입학했죠.

[앵커]

그때 19살이셨습니까?

[박미옥]

맞습니다.

[앵커]

어떻게 해서 경찰관 결심하셨습니까?

[박미옥]

우리가 어린 날에 다 꿈을 꾸잖아요. 저는 이상하게도 교과서에 나와 있던 파출소에 가면 무엇을 도와준다. 그다음에 길을 잃으면 파출소를 가야 된다. 그 기억이 있었고 어린날의 꿈이 경찰관이 되었고. 그리고 선택을 할 때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경찰관이 되었습니다.

[앵커]

착하게 살고 싶어서 경찰관이 됐다, 그런 얘기도 하셨더군요.

[박미옥]

네. 착하게 사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되고 나서야 알았죠. 착한 마음을 지키는 데도 기술도 필요하고 맷집이 필요하다는 걸살아가면서 배운 것 같습니다.

[앵커]

기술이 필요합니까, 착하게 되는데.

[박미옥]

네.

[앵커]

어떤 기술입니까?

[박미옥]

사회현상도 알아야 되고 그걸 풀어나갈 수 있는 나의 맷집도 필요하고요. 그리고 맷집만으로 될 수 없는 구체적 기술이 형사 같으면 조사능력도 있어야 하는 되고 탐문능력도 있어야 되는 거고.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장럭도 있어야 되고 그것이 결국은 검사와 판사를 설득할 수 있어야죠. 그래야 제가 현장에서 봤던 그 마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신창원 검거할 때도 큰 공을 세우신 것으로 들었고 우리가 아는 유명한 흉악범들 잡는 데 많은 혁혁한 공로를 세운 것으로 들었는데 예컨대 신창원 잡을 때는 그게 98년이었나요?

[박미옥]

신창원이 최초에 탈주를 한 건 97년도고요. 검거는 99년 2월이었죠.

[앵커]

일기장을 거의 외울 정도로 공부를 하셨다면서요?

[박미옥]

그러니까 일기장에서는 신창원의 마음을 본 거고요. 애인 10명을 만나면서 신창원의 습성과 도주할 때 외로움을 본 거죠.

[앵커]

일기장을 보니까 뭐가 보이시던가요?

[박미옥]

춥지만 히터를 틀지 못하는. 그래서 주택가 골목에 와 있구나. 아, 낯선 곳에 가서 숨어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 속에서 숨어 있구나. 그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춥지만 히터를 틀지 못한다가 주택가하고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거죠?

[박미옥]

밤새 시동을 켜면 아마 112 신고될 거예요. 저 차에 누가 계속 있다는 상황이 될 것이고. 그래서 차를 절취하고 그 차 속에 숨어 있으면서도 춥다고 말하면서도 히터를 틀지 못하는 상황. 그걸 보고 주택가에 들어가 있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죠.

[앵커]

저 같은 사람은 일기장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는 건데 거기서 잡아내시는 거군요, 그 단서를?

[박미옥]

조사를 잘 받으려면 진술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야 됩니다. 그러면 마디마디의 단어를 분석하죠, 세부적으로 분석합니다.

[앵커]

그래서 그런 말씀을 하셨던데 멈춰놓고 봐라, 그 사람을. 자기의 판단을 앞세우지 말고 멈춰놓고 그 사람을 봐라. 피의자 진술 듣는데 멈춰놓고 본다는 게 생소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했었거든요.

[박미옥]

현장은 사실 제가 있지 않았던 곳이잖아요. 그 범인이 있었던 곳이고 말할 수 없는 피해자가 있었던 곳입니다. 그러려면 제가 현장을 보고 판단했던 추리를 잠시 멈추고 그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야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1차 그 범인은 변명을 먼저 하지 사실을 먼저 말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더 들어가서 범인의 결핍을 들어야 되는 것 같고요. 그리고 그 결핍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 들어야만이 범죄가 어떤 과정에 이루어졌는지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범죄자들은 거짓말하기 일쑤고 엉뚱한 말하기 일쑤고 자기 변명하기 일쑤고 한데 그거를 계속 듣고 있는다는 게 과연 수사에 도움이 되는가. 그걸 통해서 사건의 실체적인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가.

[박미옥]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범인도 자꾸 거짓말을 하게 만들잖아요. 본인도 한계를 느껴요. 힘들어하는 게 보입니다. 그래서 그 힘들어하는 거짓말이 나올 때까지 봐야 되는 범인도 있습니다. 그것도 저희한테는 잘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수록 구속 사유가 늘고요. 죄질이 나쁘다는 걸 증명하는 거기 때문에 범인의 거짓말에 쉽게 흥분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잘하고 있다, 이 범인. 고맙다고 표현하죠, 속으로는.

[앵커]

그런데 수사하실 때 내가 이 사람이 범인이다라고 범인이 범인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그렇지 않다라는 마음으로 해야 되고. 반대의 경우 반대라고 말씀하셨더라고요.

[박미옥]

왜냐하면 저의 확신이 오류를 낳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확신은 분명했으니까 이제는 짚어보는 수사를 하는 거고 혹시 내 마음이 그 범인의 친절이나 태도를 보고 또 잘못된 판단으로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범인을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반대의 점검을 하죠.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요.

[앵커]

그렇게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때가 많았습니까?

[박미옥]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앵커]

형사님, 강력범들 만날 때 무서울 때는 없습니다.

[박미옥]

범인을 잡고도 제 발이 떠는 상황을 봤고요. 검거작전 들어가기 전에 주저하는 저를 본 적도 있고 하지만 매번 직면하고 뛰어넘었을 때 제가 자신이 있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극복해나간 것 같습니다.

[앵커]

그걸 극복하게 하는 힘은 사명감입니까? 아니면 자존심입니까? 뭡니까?

[박미옥]

일단은 어린 마음에 형사를 시작했잖아요. 저 또한 세상이 무서웠고. 그런데 그런 저한테 피해자가 와서 담당 형사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묻는 말에 내가 과연 이분의 말을 책임질 수 있는가. 여기에서 출발해서 책임지고 나면 돌아오는 그 피해자가 우리로 인해서 다시 설 수도 있고 저 또한 그로 인해 존재감이 높아지는 그런 일들이 점점 일맛이 되고 일의 의미가 되고 일의 목표가 되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러니까 피해자에 대한 사랑의 마음, 또 이해하는 마음 그걸 공감하는 마음 그게 중요한 거군요.

[박미옥]

누군가의 인생이 한순간에 좌지우지될 수 있는 건 저희는 봤잖아요. 그걸 감당하고 책임지는 게 형사의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 부분까지는 이해가 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아까 말씀하신 게 거기에서 시작해서 나아가다 보니까 피의자의 마음까지 이해를 하게 되는 그걸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그 부분 참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은데요.

[박미옥]

제가 사실 30년 동안 강력현장에 있으면서 우리 사회 병리가 정말 많이 바뀌는 걸 봤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을 이분법적으로 옳다, 그르다, 나쁘다만으로 볼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인간의 마음이랑 얘기하는 순간에 그 범인한테 더 솔직한. 그리고 그것조차 피해자를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범인한테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어줘야만이 피해자분이 재판에 가서도 상황에 대해서 논란이 덜하죠. 그래서 범인의 말을 듣기 시작한 것도 피해자 때문이었는데 듣다 보니 그 범인도 공감하고 그 범인도 인정하게 되는 상황까지 가는 게 진정한 조서였습니다.

[앵커]

그래서 형사 생활하시면서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은 것을 굉장히 다행으로 생각한다는 말씀을 하셨더군요.

[박미옥]

네네. 저로 인해서 누군가 억울해지면 정말 힘들 것 같지 않습니까?

[앵커]

그런 구체적인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피의자였는데, 범인이었는데 나중에 이 사람이 달라졌다라든지 그런 걸 보신 적 있습니까?

[박미옥]

모든 목격자가 어느 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6명의 진술조서가 있는 사건의 제가 조서를 받았는데요. 범인은 끝까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거짓말 검사를 세 번에 걸쳐 하고 이 사람의 진실을 한번 믿어보자라는 과정 중에 진범이 잡혔습니다. 제가 만일에 초기에 목격자 조서 6개를 가지고 이 범인을 구속하는 방향으로 했다면 아마 이 범인이 1심 재판 받을 때쯤 진범이 잡혔을 겁니다. 그러면 오늘 저는 이 자리에 없겠죠.

[앵커]

사람에 대해서 그때부터 고민을 하셨고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알기 위해서 심리학도 공부하셨다고 들었는데 30년 동안 겪어보시니까 사람은 계도될 수가 있는 존재인 것 같습니까?

[박미옥]

스스로 자각해야 되겠죠. 누군가 타인이 고쳐주는 게 아니라 제가 심리학을 공부하든 법의학을 공부한 이유도 경험치에 의해서 판단하기보다 지식이 있으면 더 보이고요. 지식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 마음은 지켜보고 기다려줄 때 그 사람이 자극받는 거지 타인이 고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제일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입니까?

[박미옥]

가장 최근에 드리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부부가 그 긴 세월 살면서 죽여야 할까. 사십 몇 방이 있었던 현장이었는데요. 마지막 두 방이 죽는 지도 10시간이 넘는 시간에 찌른 현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담당 형사보고 이게 무엇인지 반드시 알아야 된다, 이 두 방이. 그리고 비록 자살로 공소권 없이 끝나는 사건이지만 그 가족에게 메시지가 있어야 된다. 결론은 자기 확신이었습니다. 가족과 사랑하고 살면서도 왜 우리는 내 주장을 하느라 자기가 옳다는 이야기 때문에 타인을 인정하지 못하는. 제가 사실은 어찌 보면 책을 쓴 이유도 그것입니다. 그것을 나누고 싶고 그 이야기를 공론화하고 싶고 그 이야기를 한 사람, 한 사람이 생각하게 하고 싶은 게 제 생각입니다.

[앵커]

책 제목이 형사 박미옥이더군요. 저기 저 사진은 옛날에 직접 찍으신 사진인 거죠?

[박미옥]

서울청 홍보실에서 30년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저의 24~25살 때인 것 같습니다.

[앵커]

왼쪽이 박 형사님이고. 약간 연출해서 찍은 거군요?

[박미옥]

홍보 컨셉트입니다. 그때 예스마담이 유명했습니다, 영화. 예스마담 영화의 포서트를 흉내낸 콘셉트 같습니다.

[앵커]

책을 많은 분들이 찾고 있다고 들었는데 아주 구체적인 사건 얘기보다는 지금 말씀하신 것도 그런 것들인데 좀 본질 속으로 들어가는 그런 얘기를 많이 하셨다고요.

[박미옥]

사건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없고 제가 피해자 앞에, 범인 앞에, 상황 앞에 멈춘 이야기. 범인의 한 마디 때문에, 피해자의 한 마디 때문에, 제가 다시 생각하고 다시 짚어본 이야기들. 그래서 어찌 보면 사람 앞에 주저하고 삶 앞에 책임져주기 위해서 고민했던 이야기들을 쓴 것 같습니다.

[앵커]

피해자의 한마디 때문에 멈췄던 그런 사례 혹시 기억나시는 거 있으시면 좀...

[박미옥]

아주 어린날에 바람을 피운 아주머님이 속칭 제비라는 공갈범한테 협박당하는 사건을 할 때는 어린 마음에 내가 왜 그 사람을 도와줘야 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또 여전히 그 마음으로 그 피해자의 조서를 받으러 갔는데 그분이 피해 진술을 하기 전에 형사님은 모르시겠지만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 말에 제가 정말 이 사람의 모르는구나. 이 사람이 왜 이랬는지 생각도 하기 전에 나는 이미 도덕적으로 나쁜 사람이 결론짓고 있구나. 그래서 그 마음을 듣기로 했죠. 그리고 왜 외로우셨는지 왜 그랬었는지를 가지고 정말 그 가정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수사한 경험이 있습니다.

[앵커]

말씀을 들으면서 느껴지는 게 강력계 형사보다는 프로파일러 같은 그런 느낌이네요.

[박미옥]

하다 보니 자꾸 사람의 마음이 보이고 현장에 가면 왜 이 범죄를 했는지 읽는 사이에 어쩔 수 없이 자꾸 사람의 마음이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앵커]

치열하게 고민하셨지만 또 현장에서는 제가 듣기로 현장을 10시간 동안 화장실도 안 가고 진술 조서를 받으신 적도, 심문을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고 또 현장에서 날밤을 새우는 것도 다반사였을 거 아닙니까?

[박미옥]

10시간 이상 조서를 받았던 사건은 욕조에서 발견된 만삭 아내 살해 의사 사건인데요. 피해자는 죽고 말이 없고 범인은 나는 그러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상태여서 질문만으로 유죄를 내려야 됐던 사건입니다. 그래서 제가 나름대로 형사 선배로서 책임져준 사건이다, 말하지 않는 범인을 놓고 유죄를 받게 한 사건이다 하는 사건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10시간 이상의 조서가 필요했습니다. 질문만으로 하는 사실관계.

[앵커]

질문 계속했는데 상대는 답을 안 하거나 거짓말하거나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박미옥]

끊임없이 그것에서 객관적인 질문이 되려고 노력해야 되고요. 저의 어떤 오판도 질문에 들어가서는 안 되고요. 하지만 법의학적, 법과학적 증거를 가지고 순서 있게 체계적으로 판사를 설득하는 마음으로 조서를 받아야 됩니다.

[앵커]

사전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되는 겁니까?

[박미옥]

네, 맞습니다.

[앵커]

질문 전문가로서 지금 저의 질문은 어떻습니까?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박미옥]

굉장히 인간적이세요. 그리고 이곳도 현장이구나를 깨닫고 있습니다.

[앵커]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인데요?

[박미옥]

아닙니다. 앵커님의 책에서 봤던 외줄타는 느낌이라는 말이 방송 1, 2분 1, 2초에 있다는 걸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에 그림 그리신다면서요?

[박미옥]

사실 그림을 그리게 돼서 그린 게 아니고요. 글을 쓰려다 보니까 수사 결과밖에 안 나와서 그때 누군가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 줬고 제가 그림을 그려보니까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물감의 질감 그리고 무엇을 본 것에 대해서 표현하는 것에 대한 것을 새로 경험하면서 새로운 경험이 되어 줬고 지금 샤우팅하는 중입니다.

[앵커]

그림으로 외치신다는 겁니까?

[박미옥]

저를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무를 그리거나 폭풍 속에 들어가는 저를 그리거나 그다음에 제주도 돌집에서 공간을 만드는 일이나 이런 일들이 어쩔 수 없이 제가 녹아내릴 수밖에 없는 그림 같습니다.

[앵커]

지금 주로 제주도에 머물고 계신 거죠?

[박미옥]

네.

[앵커]

서재도 있고 사람들 맞아들이고 한다면서요?

[박미옥]

많은 분들이 퇴직을 하면 쉰다, 이렇게 표현하는데요. 저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서 퇴직을 했고 거기에 책방이라는 공간이 소통의 공간으로 필요해서 그 공간을 만들고 있고 그리고 그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제 마음의 근육도 필요하고 저도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책을 쓰게 된 것입니다.

[앵커]

강력계 형사로 생활하실 때하고 지금하고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박미옥]

강력계 현장은 범인이 제 스케줄을 잡았고요. 지금 저는 오롯이 제가 저의 삶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더 만족도가 높아지신 겁니까?

[박미옥]

젊은 날은 그렇게 또 가열차게 살아볼 필요가 있고요. 지금 이 시간은 제 자신으로 사는 시간을 충분히 살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앞서도 만족했고 지금도 계속 만족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현장에서 사람 공부를 하시고 사람 중에서도 정말 아주 극단적인 군상들이지 않습니까? 피의자 또는 피해자들. 직접 만나보시고 사람 공부를 계속 해보시니까 알면 알수록 사람이란 어떤 존재인 것 같습니까?

[박미옥]

사실 성선설, 성악설로 묻는 질문들이 많았었습니다. 그러면 저는 제 속에 선과 악이 다 있다. 그런데 어떤 왜곡과 암시가 일어서 내가 그런 존재가 되는지를 살펴야 되고 직면해야 된다. 그리고 그다음 중요한 게 인격과 도덕적 문제 전에 병리적 문제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된다. 그래서 저는 사회병리에 대해서 형사로써 관심이 많습니다.

[앵커]

사회병리 얘기하시니까 최근에 정유정 사건. 이 사람이 사이코패스면 이게 병인가? 그러면 누구의 책임인가? 이게 환경의 책임인가? 그래도 개인의 책임인가? 많은 고민들을 하게 만들지 않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미옥]

사실 사건 초기에 너무 사이코패스다, 소시오패스까지는 논하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아무도 관계하지 않았다. 그게 범인만의 요소가 아니라는 거죠. 피해자의 요소가 될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진중하게 재판 과정을 지켜봐야 되고 많은 이야기가 나온 다음에 이 사람에 대해서 결정 짓는 게 중요하지 너무 초기에 사이코패스다, 이렇게 규정 짓는 건 조금 위험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하고요. 문제는 자기만의 세상에 빠진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에서도 연구가 필요한 부분은 없는가. 거기에 함께하는 가족, 함께하는 사회가 고민해야 될 부분은 없는가. 이런 부분에 대한 연구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형사라는 것은 사건의 첫 부분을 담당하는 과정이지 않습니까? 그게 검찰로 넘어가서 기소하고 재판까지 오랜 과정을 다 지켜봐야 되는데. 사실 앞부분만 보시고 어찌 보면 판단을 하셔야 되는 건데. 그런 딜레마가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박미옥]

그래서 매우 조심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조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부분이 판례입니다. 그래서 초기 수사에 끊임없이 무죄 요소에 대해서도 연구하고요. 그다음에 제가 보지 못한 변수에 대해서도 고민하면서 상시 재판을 준비하듯이 합니다. 그리고 후배들한테 꼭 하는 얘기가 조서는 범인과 나만의 대화가 아니다. 판사와 함께하는 대화라고 얘기를 합니다.

[앵커]

방송 인터뷰하고도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낍니다. 지금 저와 반장님이 얘기하고 있지만 시청자들이 함께 대화를 하고 계신 거거든요. 시청자들을 위해서 대화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오늘 박미옥 반장님을 만나보고 있습니다. 아까 MZ세대들, 젊은 세대들에 대해서 잠깐 말씀하셨는데 혹시 지금의 젊은 세대들 보시면 치열하게 삶을 살아오신 분으로서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얘기나 그런 것이 혹시 있었습니까?

[박미옥]

최근에 책을 내고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여경, 여성에 대한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그 문제는 한참 전에 이미 떠난 문제 같고요. 세대차이를 극복하기가 참 힘든 시간도 한 15년 전부터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강력형사들도 오래 그 현장에 남기를, 이 친구가 대성한 누군가가 되기를 기대하는데. 잘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를 봐요. 그때 가장 우스갯소리로 선배님이 너무 힘들어서 떠나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제가 그러죠. 선배한테 당할래, 범인한테 당할래? 사람을 견디는 방법부터 알아야 된다. 그런데 MZ세대들은 인터넷 문화로부터 자기 주장이나 정보가 많고 그다음에 부모님으로부터 저희 세대 때보다는 많은 지원을 받은 인물들이에요. 그래서 살아가는 데 힘이 생기기를,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가는 데 힘이 생기기를. 그 과정에 선배에게 물어볼 일이 있으면 소주 한잔 하러 오기를. 그러면서 지속가능하게 확장성 있게 크는 우리 친구들이 되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앵커]

진짜 체력은 이골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던데. 일맥상통하는 얘기입니까?

[박미옥]

맞습니다. 이게 몇 시에 일어나고 몇 시에 잠드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대처가 되지 않더라고요. 밤 2시에 들어가서 새벽에 나와야 되는 곳이 사건을 해야 되는 곳이 현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입으로는 제 현장을 담당할 수 있는 체력, 그게 이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은 MZ세대들에게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이골이 생겨야 결국 자신으로 산다. 그 얘기를 꼭 하고 싶네요.

[앵커]

이골이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골이 나려면 어느 정도 인고를 하면 이골이 납니까?

[박미옥]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끊임없는 숙제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회는 빠르게 바뀌고 있고 제 앞에는 새로운 현상들이 와 있죠. 거기에 나로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밀당을 끊임없이 하는 게 그냥 삶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오늘 박미옥 반장님 만난다고 했을 때 저도 그렇고 시청자 여러분도 그렇고 사건 전문가, 수사 전문가하고 그런 얘기들 나누겠구나라고 기대하셨을 텐데 그 기대와는 약간 다르게 사람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저는 만족하고요. 다만 그래도 시청자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도 있으니까 이미 알려진 에피소드이긴 합니다마는 신창원한테 90도로 인사받으셨다는 얘기, 그 얘기 좀 해주십시오.

[박미옥]

사실 A/S기사에 의해서 순천에서 발견됐지만 그 뒤로 수사를 끌어온 사람들이 많지 않겠습니까? 그때 제가 만난 티켓다방의 아가씨들, 그리고 그 아가씨들을 통해서 미용실이나 기타 등등을 수사할 때 범인에 대해서 추적하지만 두려웠던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고맙게도 강도강간사건을 밝혔습니다. 숨겨진. 그 사건을 수사하러 신창원을 만나러 갔죠, 부산교도소 깊숙이. 그런데 그 친구가 웬만하면 남자 교도서에 왠 여자인가 해야 하는데 벌떡 일어나서 저한테 인사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 아세요라고 했더니 미용실 잡지에서 봤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저는 등골이 싸늘했죠. 만일 티켓다방을 돌고 미용실을 돌면서 신창원을 마주쳤다면 내가 과연 이 사람을 알아봤을까? 그리고 과연 이 사람을 잡을 수 있었을까. 저는 사실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앵커]

잡겠다는 일념이 굉장히 강하셨었던 때군요, 그 당시가?

[박미옥]

네. 왜냐하면 시골 티켓다방을 돌면서 나는 여기서 누군가를 탐문하고 있는데 저 끝 골목에서 신창원이가 도주하고 있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도 느껴봤고요. 그다음에 낚시터를 수색하면서 프레시를 들고 수색을 하지만 뒷골이나 뒤통수는 무엇에 내리맞을 것 같은 두려움도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 당시가 30대 초반이셨을 텐데.

[박미옥]

네.

[앵커]

그때 만약에 그런 신창원을 막다른 골목에서 마주쳤다, 단둘이. 그런데 예컨대 흉기를 들고 있을 수도 있고. 그러면 어떻게 행동을 하실 겁니까?

[박미옥]

신창원과 마주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시뮬레이션은 이 사람은 굉장히 발빠른 사람이다, 재치가 있는 사람이다. 이런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랬을 때 속도로 한 칼에 제압하는 부분을 항상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늘상 수갑을 빨리 채우는 연습을, 그리고 수갑에 초를 치죠. 빡빡하지 않도록. 그래서 각도를 항상 생각하면서 여성과 남성이 합하면 힘으로 힘들 때가 있어요. 그래서 속도와 기술로 제압하는 부분을 항상 시뮬레이션 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사람 전문가 박미옥 반장님 만나서 반가웠고요. 혹시 꼭 하고 싶었는데 못한 얘기, 제가 안 물어본 얘기 있으면 기회를 드리고 아니면 끝내겠습니다.

[박미옥]

아닙니다. 오늘 사람 많이 얘기할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사람 연구 많이 해주시고 더 좋은 사람들 많이 만들어내는 데 기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박미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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