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없다, 비문학 지문은 가능” 교육부장관, 수능 방침 최종 정리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 수업 내용과 관련된 광고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적정 난이도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고3 학생들과 학부모, 사교육업계에서는 올해 수능 출제 경향을 두고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일각에서 제기된 킬러 문항 제외에 따른 ‘준(準) 킬러 문항 출제’와 ‘비문학 지문 출제 여부’ 등에 관한 교육부의 방침을 밝혔다.

◇”킬러 문항 일절 없다. 공교육 과정 안에서만 출제”

이 장관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수능 방침 최종 정리를 해 달라. 이번 수능부터 킬러 문항은 일절 없을 거고 공교육 과정 안에서만 출제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어떻게 아이들에게 교육과정에서 전혀 다루지 않은 내용을 교수도 못 푸는 정도로 배배 꼬아서 낸 문항들이 있는지, 킬러 문항을 접해본 분들은 공분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이제는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반드시 제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람마다 킬러 문항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의견에 관해 이 장관은 “최근 3년간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추려내고 있다”며 “오는 26일 예시를 공개해 ‘이런 것이 킬러 문항이구나’ 바로 감이 오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비문학 지문 낼 수 있다”

이 장관은 ‘킬러 문항이 사라지면 비문학 지문은 못 내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 수능에서 비문학 지문을 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들은 학원에서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려운 문제를 내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라며 “교육과정 밖에 있는 것을 내면 결국 학부모, 학생을 불안하게 만들어 사교육으로 내몬다는 거다. 사교육 이권 카르텔의 대상은 우리 아이들”이라고 했다.

◇준 킬러 문항 나온다? “사교육 논리”

일각에서 ‘킬러 문항’이 사라지는 대신 ‘준 킬러 문항’이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에 관해 이 장관은 “사교육 시장 논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킬러 문항 없애겠다고 하니까 준 킬러 문항이 나올 거라는 건 다 학원 전문가들이 나와서 하는 얘기”라며 “교육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소수고, 사교육에서 하는 얘기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교육과정 내에서도 충분히 변별력 확보를 위한 문제를 출제할 수 있다”며 “킬러 문항을 내야지만 변별력이 가능하다는 것도 사교육 이익을 대변하는 논리지, 교육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학교 교육과정에 없는 킬러 문항 배제는 당연하다”며 “킬러 문항을 배제한다고 해서 수능 출제가 불가능하거나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교육부는 오는 26일 수능 관련 내용을 포함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22일부터 사교육 ‘이권 카르텔’ 사례와 학원의 허위‧과장 광고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교육부는 2주간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해 신고된 사안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