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초등학교 5학년 영어, 나도 못풀어”…공정 수능 강조

“수능 킬러 문항, ‘아이들에 장난’ 동의”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나오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 등을 풀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사교육을 받는 현실을 지적하며 “초등학교 5학년이 하는 영어를 보고 놀랐다. 저도 못 풀겠더라”고 했다.

한 총리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치원생부터 입시 공부를 하는 불균형과 비정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상적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교과 과정과) 전혀 다른 곳에서 날아온 문제를 푸느라 난리법석을 떨고 학원에 가는 것은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오래 전부터 그런 말씀을 하셨고 그런 게 지난 6월 모의평가에 잘 반영이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한 총리는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BIS 비율)을 계산하도록 한 2020학년도 수능 국어 문항 등을 언급하며 “이건 정말 안 맞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제한 분들은 국어니까 읽고 계산해서 알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변명같다”며 “우리 소중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장난친다는 일각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했다.

그는 “(사촌의 손자·손녀들이) 다른 곳에 가면 집을 살 수 있는 돈을 대치동 아파트 전세에 투입하고 거기에 살면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낸다”며 “학원에서 강의하는 초등학교 5학년 영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저도 못 풀겠더라”고 했다. 한 총리는 주미(駐美) 대사를 지냈으며 영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사에 대해 “(감사 후)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으면 책임져야 하는 게 복무 감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께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취지를) 명확하게 지시한 것 같은데 잘 지켜지지 않은 경위는 분명히 알아야겠다는 것”이라며 평가원 감사를 교육부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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