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십원빵 이제 못 먹게 될까…한은, 10원 도안 무단 사용 제동(종합)

"화폐 도안, 상업적 이용, 시스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도"
한은, 업체와 협의 중…"현재로서 법적 대응 계획은 없어"

십원빵 업체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10원 주화 도안을 본뜬 '십원빵'이 경북 경주 관광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화폐 도안을 무단 사용한 십원빵 제조 업체들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십원빵 제조 업체들이 10원 주화 도안을 무단 사용했다는 판단에서다.

경주 십원빵은 1966년부터 발행된 다보탑이 새겨진 10원동전을 본뜬 빵으로, 경주 명물로 자리 잡은 이후 최근 몇년 동안 수도권에서도 매장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프랜차이즈화됐다.

십원빵이 전국적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한은의 위기감도 커졌다. 한은은 특히 업체들의 도안 무단 사용을 묵인할 경우 향후에도 화폐 도안이 무분별하게 도용되고 화폐 신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21일 "화폐 도안의 건전한 사용을 위해 화폐도안 이용기준을 운용 중이지만 영리목적으로 화폐도안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영리 목적의 무분별한 화폐 도안 오남용이 사회적으로 확산될 경우 위변조 심리 조장, 화폐의 품위 및 신뢰성 저하 등으로 국가의 근간인 화폐 유통시스템이 교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5월 제조 업체들에 대해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공문을 보냈지만, 일부 업체는 설비 투자 등을 이유로 기존 도안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놔 현재까지 협의가 진행 중이다.

한은은 "화폐 도안 이용기준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화폐도안을 무단 이용하는 사례에 대해 기준을 안내하는 등 적극 대응해 왔으며, 대부분의 업체들은 해당 취지에 수긍하고 영업 내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십원빵 제조업체의 경우 지역 관광상품 판매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로 디자인 변경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소송 등 법적 대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