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청소년 트랜스젠더 성별재지정 금지법’에 첫 제동···“위헌”

선명수 기자 2023. 6. 2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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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21일(현지시간) 10대 트랜스젠더인 딜런 브란트가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성별재지정 의료 행위를 금지한 아칸소 주정부에 소송을 제기하며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성별 재지정(성전환) 의료 행위를 금지한 미국 아칸소주의 법이 헌법에 위배돼 이를 폐기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미국 20개주에서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의료 접근권을 막는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잇따라 제정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제동을 건 첫 판결이 나온 것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아칸소주 리틀록 연방법원의 제임스 무디 판사는 이 법이 트랜스젠더를 차별하고 의료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 헌법에 위배된다며 시행 중단을 명령했다. 앞서 아칸소 주정부가 2021년 제정한 이른바 ‘청소년 성별 재지정 금지법’은 18세 미만 트랜스젠더의 성별 재지정을 위한 호르몬 투여 및 수술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무디 판사는 80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이 법이 아동과 의료 윤리를 보호하기보다는, 환자의 정신건강과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의료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이들의 이익을 훼손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이 법이 아동을 보호한다는 주정부의 주장은 모든 성정체성을 긍정하는 의료 행위가 왜 ‘금지 대상’으로 지정됐는지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아칸소주에만 적용되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주정부와 의회가 잇따라 성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유사한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재 앨라배마와 테네시주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CNN은 “이번 판결은 최근 몇년간 공화당이 주도한 흐름에 법적 문제를 제기해온 LGBTQ 지지자들의 중요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번 소송은 2021년 트랜스젠더 청소년 4명과 그 가족, 의사 2명이 제기했다. 무디 판사는 2021년 법 제정 직후 제기된 가처분소송에서도 이 법의 시행을 한시적으로 중지시킨 바 있다.

원고 측을 대리한 미국시민자유연합의 변호사 체이스 스트랭지오는 이날 “이번 판결이 다른 주에도 법의 취약성과 그 시행이 낳을 많은 피해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칸소 주정부는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팀 그리핀 아칸소주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젠더 전환’이라는 이름 아래 이뤄지는 위험한 의료 실험에서 정부가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하게 한 법원의 판결에 실망했다”며 제8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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