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재'라지만"…'아묻따' 매수 주의보
"지역 활성화까지 최소 5~6년 소요"…정부, 투기방지대책도 고려해야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반도체는 국가산업이라 '아묻따'(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로 찾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도 묻고 따져서 매수에 신중해야 합니다. 물론 주요 산업이 육성되고 발전할수록 일자리도 많아지고 그만큼 주택수요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지구 지정부터 여러 절차가 남아있고 특정 산업에 의존도가 높은 도시는 해당 산업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 도시의 흥망이 결정돼 주의할 필요가 있어요."
정부가 평택지제역세권에 첨단산단 콤팩트시티 조성방안을 발표해 해당 지역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투자에 신경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정 산업 배후 단지의 경우 해당 산업의 활성화에 영향을 크게 받아 섣불리 투자에 뛰어들면 위험하다는 지적과 함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주 평택지제역세권에 평택에서 화성, 용인까지 이어지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배후 수요 충족을 위해 3만3천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지역 인근의 '고덕일반산업단지'와 '평택브레인시티' 등 첨단 반도체 산단 등의 영향으로 평택시 인구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보여왔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평택시 인구는 2013년 44만2천명, 2014년 45만명, 2015년 46만1천명, 2017년 48만2천명으로 계속 40만명대에서 계속 올라 2019년 51만3천명으로 50만명을 넘겼다. 지난해엔 57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국토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C노선 연장 가능성과 고덕국제신도시-평택시청 등을 연결하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 구도심(서평택)과 신도심(동평택)을 연결하는 도로 확장·입체화 계획 등을 발표했다.
해당 지역은 이같은 인구 증가세와 교통 인프라가 구축 등의 영향으로 향후 주택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정부가 평택지제역세권 신규 공공택지 공급 계획을 발표한 15일 평택시의 매매 매물은 6천433개였는데 19일 6천334개로 약 100개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날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제공업체 '호갱노노'에는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 '지제역반도체밸리제일풍경채2블록', '평택지제역자이' 등이 실시간 인기 아파트 상위권에 노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해당 지역에 주택 수요나 거래 등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관된 기업들이 밀집되는 산업클러스터의 특성을 감안하면 특정 지역에서 주요 산업이 육성되고 발전할수록 일자리도 많아지고 그만큼 주택수요도 증가한다"며 "신규 택지를 계획하더라도 당초 예상과 달리 해당 지역의 주택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다면 그때 가서 짓지 않아도 돼 신규택지·주택에 대한 사전계획의 수립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택지로 지정된 토지는 수용되지만 길 건너편이나 근처 시가지 같은 인근 지역에는 개발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평택지제역세권 택지의 지구 지정 완료 목표가 2024년 하반기이기 때문에 관련 분양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지제동·동삭동·소사동·세교동 등 일대 기존 구축 매입을 검토하는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며 "관련 거래나 가격상승도 동반될 수 있고 미분양이나 연내 분양 예정인 4천6백여세대의 공급 예정 아파트 단지에도 수요자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특정 산업 의존도나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은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정 산업에 중점적으로 의존도가 높은 도시는 해당 산업이 얼마나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도시의 흥망이 결정된다"며 "예를 들어 조선업이 휘청일 때는 조선업체가 위치한 지역의 주택가격이 휘청인다"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우리나라가 반도체 산업에 역량을 쏟는 부분이 있으니 개발 호재가 맞다"면서도 "최소 5~6년 이상 지나야 해당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구 지정, 보상, 실제 입주 등 여러 과정들이 한참 남아있다"며 "이제 막 발표된 계획에 집중하기 보다 기존에 발표됐고 어느정도 윤곽이 잡힌 개발 계획에 집중하는 게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정부가 투기방지대책을 시행하는 점도 유의할 부분이다. 함 랩장은 "투기성 토지거래를 차단하도록 정부가 택지지구와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주민 공람공고 즉시 지구 내 개발행위제한을 시행해 토지보상 투기를 막겠다는 계획"이라며 "일부 주택은 전세 낀 구입보다는 실거주 목적의 거래만 가능할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SK온, AMPC 매각 시작…'트럼프 리스크'에 조기 현금화
- "고속도로 주행하다 20㎝ 쇳덩이 날라와…죽을 뻔했다"
- 빙그레, 지주사 체제로 전환…내년 5월
- 오세훈 "野 '마포소각장' 예산 등 삭감…'예산 농단' 중단해야"
- 'HBM 아버지' 김정호 교수, 삼성서 "메모리가 AI 좌우" 강연
- 오토바이로 90대 치어 사망케한 배달기사…결국 '무죄'
- 보험금 지급기준 1000만원→300만원 뚝뚝…칼 빼든 금감원
- [속보] 태영호 전 의원 아들, 마약 혐의로 입건…사기 혐의도 수사 중
- HD현대중공업, 페루 국영 조선소와 '산업 로드쇼' 개최
- 라오스서 술 먹은 외국인 관광객 4명 사망…"메탄올 든 술 마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