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팔아 아껴야죠"...캐나다 동포들 '고물가' 대응 고심
[앵커]
캐나다에선 식료품과 임대료 등의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한인 사회도 고충이 큰데요.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줄이고 할인 품목에 맞춰 장을 나눠 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이은경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양이 얼굴에 발과 꼬리까지 달린 로봇이 좁은 복도를 오가며 음식을 나르고,
손님들은 직원을 부르는 대신 무인 단말기를 이용해 직접 음식을 주문합니다.
7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스티브 김 씨는 이처럼 최근 직원을 줄이고, 주문과 서빙에 자동화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인건비와 식자재 매입, 관리 비용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나날이 늘면서 지출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스티브 김 / 캐나다 밴쿠버 : 올해 3월, 4월 이후부터 경기가 굉장히 나빠지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물가가 당연히 올랐고요, 인건비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다 보니 좀 더 돈을 많이 줘야만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경제 한파를 체감하는 건 고용주뿐만이 아닙니다.
직장인 김기수 씨는 바쁜 와중에도 장을 두 번 이상 나눠서 봅니다.
한인 마트에서는 이곳에만 있는 품목을 사고, 다른 물건은 할인하는 곳을 찾아다니는 겁니다.
[김기수 / 캐나다 밴쿠버 : 상자 형식으로 돼 있는 과자가 있잖아요. 그런 게 원래 하나에 5.99달러 이랬는데 지금 거의 한 10달러 가까이하는 것 같아요.]
주거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집을 빌리는 대신 학생들처럼 홈스테이를 이용하는 청년도 등장했습니다.
[마지민 / 캐나다 밴쿠버 : 침실 한 개짜리 방도 너무 비싸서 홈스테이도 비싸지만 부담되는 건 사실입니다. 음식과 빨래해주고 가족처럼 대해주는 홈스테이가 낫지 않나 싶어서 계속 홈스테이 머물 예정입니다.]
침실 한 개가 있는 집의 평균 월세가 2년 만에 20% 가까이 느는 등 캐나다 주요 도시의 주거 부담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강경설 / 부동산 중개업 : 그동안 못 들어오시던 노동 허가 비자였던 분들, 그리고 실제 워홀러 올해 굉장히 많이 뽑게 됐고요, 이민자도 많이 늘어났고 유학생도 많이 늘어났죠. 그렇게 잠재돼있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한 번에 들어오면서 월세 상승을 같이 부추긴다고 보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약 39년 만에 최고치인 8.1%를 기록한 이후 점점 하락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캐나다은행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고, 올해 4월에는 깜짝 상승세를 보이는 등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선행 / 캐나다 밴쿠버 : 백 달러의 가치가 옛날에 한 오십 달러 정도의 가치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왜냐면 백 달러 이백 달러가 쇼핑하면 금방 옛날보다 더 일찍 없어지잖아요.]
이처럼 고물가가 이어지자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4.7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습니다.
2001년 4월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당국은 금리 인상 등의 효과로 올여름 안에 물가 상승률이 약 3%로 둔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서민층의 체감 경기가 얼마나 나아질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YTN 월드 이은경입니다.
YTN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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