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차 없는 거리’ 축제… “놀거리 생겨 좋아” vs “교통 통제 불편”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차 없는 거리’ 축제가 열렸다. 한낮 기온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 속 많은 인파가 몰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교통 체증과 버스 우회로 불편을 겪기도 했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일대.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행사가 열리면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혜화역에서부터 서울대병원까지 약 350m 전 차로가 통제됐다. 차 없는 거리에서는 공연존, 거리예술존, 온가족 휴식존, 물놀이장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대학로와 혜화동 일대에는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방문한 부모들이 많았다. 축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조성된 물놀이장에는 20명 정도의 아이들이 물총을 쏘거나 미끄럼틀을 타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자녀와 함께 방문한 김모(38)씨는 “아이들이 오전에 동대문구에서 유소년 축구 경기를 했는데, 대학로에서 차 없는 거리 프로그램을 한다고 하기에 같이 방문했다”며 “날씨가 더워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긴 후, 저녁까지 이곳에서 해결하고 귀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연존에는 10명 정도의 아이들이 바닥에 앉아 공연을 구경했다. 각 행사 부스에서는 ‘연극 보고 가세요’ ‘음악 공연 듣고 가세요’같은 호객 행위도 이어졌다. 거리예술존에서는 초청된 밴드들이 기타와 드럼을 치며 공연을 하고 있었다. 부모들은 물놀이장에 아이들을 두고 유유히 음악 공연을 들으며 주말을 즐겼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교통체증과 버스 우회로 불만을 토로했다. 차 없는 거리 운영으로 대학로에 오는 마을버스, 시내버스 모두 창경궁로로 우회하였기 때문이다. 혜화동에 거주하는 심모(78)씨는 “날씨도 너무 더운데 차 없는 거리 운영으로 버스까지 오지 않는다”며 “젊은 사람들은 방법을 찾아 다른 탑승장에 가서 버스를 타는데, 나처럼 나이가 든 사람들은 그런 방법도 모르니 외출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차 없는 거리’ 운영 공지가 늦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오늘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는지도 몰랐다”며 “차량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 대학로 전 차로를 통제할 예정이었다면 이 사실을 충분히 공지해줬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종로구청은 5월부터 대학로 차 없는 거리 운영 공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경궁로로 우회하기 위해 차량들이 몰린 혜화동 로터리에는 버스와 차들이 뒤섞여 정체가 형성되고 있었다. 서울교통정보시스템(TOPIS·토피스)에 따르면 이날 창경궁로 일대는 11km/h 정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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