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속풀이] "묻힐 거라"던 김예지 의원 연설이 돋보였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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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지난 12일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직계가족과 함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실 수 있냐고 질의하자 여야 의원 사이에선 고성이 터져 나왔다.
윤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소아갑상선암은 100만명 중 1~2명만 발생하는 희소병인데, 후쿠시마에서만 118배 많은 300명 아동이 갑상선암에 걸렸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위험성을 지적했고, 여야 의원들은 비난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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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 연설'에 박수 보냈던 여야, 모처럼 한목소리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사과하세요!"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지난 12일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직계가족과 함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실 수 있냐고 질의하자 여야 의원 사이에선 고성이 터져 나왔다.
윤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소아갑상선암은 100만명 중 1~2명만 발생하는 희소병인데, 후쿠시마에서만 118배 많은 300명 아동이 갑상선암에 걸렸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위험성을 지적했고, 여야 의원들은 비난을 이어갔다.
같은 시각 본회의장이 내려다보이는 방청석에선 충남 논산에서 견학 온 중학생 100여명이 이같은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학생들이 약 30분간 지켜보는 동안 여야는 "의장님 조용히 좀 시키라", "의원님이 제일 시끄럽다" 등 언쟁을 멈추지 않았다.
학생들은 여야 의원들이 소리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사과하라"는 의원들의 발언을 따라 외치기도 했다.
반면 지난 14일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에는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멈추고 한마음으로 박수를 보낸 순간도 있었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안내견 조이와 함께 단상에 올라 "저는 장애인 당사자이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비례대표 의원"이라며 질의를 시작했다. 그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장애인 학대 피해자 문제를 질의하고, 한 총리에게 장애인 예산의 방향 전환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환경에 따라 성장 정도가 달라지는 물고기 코이를 소개했다. 그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그리고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어항과 수족관이 있다"며 "이러한 어항과 수족관을 깨고 국민이 기회의 균등 속에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강물이 되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질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자 여야 의원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김 의원은 "다른 의원들이 후쿠시마 등 현안 위주로 질의해서 걱정됐다. 묻힐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지만, 대정부질문을 통틀어 가장 주목받을 받은 건 김 의원이었다.
영향력도 컸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음날인 15일 김 의원의 질의에 대해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의 기회, 가능성,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어항과 수족관이 있다는 아픈 지적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며 "국민이 균등한 기회 속에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입법·예산·정책으로 응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16일 "김 의원의 대정부질문이 하나의 씨앗이 되어 국회 성장을 이루길 기대한다"며 "우리 당은 김 의원이 말한 대로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기회를 가로막는 어항과 수족관을 깨기 위해 제도 개선과 정책 마련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항상 정반대 목소리를 내던 여야가 김 의원의 대정부질문으로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국회를 찾은 학생들이 봤어야 할 모습은 서로 "사과하라",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는 여야 의원들이 아니라 김 의원처럼 약자를 대변하고 의정 활동에 충실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다음번 국회를 찾는 학생들은 더 큰 정치를 하는 의원들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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