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집값 잡는 '아파트 실거래가 등기'…"신축 '미등기'가 틈새될라" [수상한 '집값 띄우기'②]
압구정·여의도·목동 등 아파트 재건축 앞두고 집값 급등 부추길수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부터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기 정보도 함께 표기해 '집값 띄우기'를 통한 부동산 시세 조작을 막는다는 방침이지만, 신축 주택의 경우 등기부등본이 나오기까지 시차가 있어 분양입주권 등 거래 시엔 계속해서 주의가 필요하다.
◇신축 아파트, 소유권 보존→이전등기 때까지 '깜깜이'
신축 주택은 준공 후 60일 이내 취등록세를 납부하고 최초의 등기인 소유권보존등기가 이뤄지기 전까진 미등기 상태다.
예를 들어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통상 조합원들이 대지지분과 건물지분을 건설사에 맡기고(신탁) 이주하면, 건물 멸실신고 후 신축 때까진 대지지분만 남게 된다. 이후 건설회사가 건물을 다 지어 준공허가를 받고 소유권보존등기를 설정한 뒤 입주권자에게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소유권 보존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부동산에 대해 소유권 이전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준공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새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가 그렇다.
현재 강남 3구 집값을 견인 중인 '재건축 대어'로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해 들어서는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권 거래가 대표적인 사례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 1월 16일 전용 200㎡(35층) 펜트하우스(하늘채)가 100억원에 중개거래 신고돼 시장을 놀라게 했지만, 지난 4월 19일 거래가 취소됐다.
해당 거래 취소 건이 <뉴스1> 4월 25일자 단독 보도로 언론의 주목을 받자 한형기 당시 조합장 직무대행은 이튿날 한 언론을 통해 "중복 실수가 있었고 잔금을 치른 거래였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이를 공식 입증할 등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 조합장 직무대행은 현재 직무 정지 상태다.
이 거래의 진위 여부를 재차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와 조합 및 시공사에 문의했지만 확인이든 부인이든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중개업소에선 "조합만 아는 사실"이라고 했고, 시공사는 "개인정보 등 문제로 사인 간 거래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조합 관계자는 "직무정지 상태인 조합장과 부조합장을 대행하는 이사에게 확인할 사항"이라고 했으나, 이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 2월 14일에도 전용 101㎡(9층) 입주권이 39억5000만원에 거래된 뒤 5월 12일 거래 취소되는 등 집값 띄우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5월 14일에는 전용 84㎡(5층) 입주권이 그보다 더 비싼 39억2000만원에 팔려 40억원에 육박, 일반분양가(3.3㎡당 5654만원)의 3배 수준까지 튀어 올랐다. 관련해 인근 부동산 중개사도 "다소 높은 가격에 거래돼 혹시 또 취소되는 것 아닌지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한 바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래미안 원베일리의 준공 후 소유권보존등기가 나오는 데에도 1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입주한 인근 반포르엘도 아직까지 미등기 상태다.
국토부가 집값 띄우기용 허위 거래 차단을 목적으로 실거래가 정보 제공 때 등기 표기를 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준공 전 분양입주권과 신축 아파트 거래엔 속수무책인 셈이다.
이처럼 미등기 상태의 신축 아파트 집값 띄우기를 잡을 대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앞으로 줄줄이 예정한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및 양천구 목동 고가 아파트 재건축 단지 시세 조작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을 작정하고 띄울 땐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몇몇 소유주가 서로 자신의 집을 비싼 값에 매매해 신고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며 "주로 강남 지역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계약서상 잔금 납부 기한을 1~2년 혹은 그 이상 몇 년씩 질질 끄는 조항을 넣을 수 있는데, 6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우 자금조달계획을 소명하면 구청의 신고필증을 받을 수 있다. 이후 기한 내 잔금 납부를 다 하지 않으면 거래가 취소되는 것이다.
예컨대 다른 부동산을 매각해 자금 조달을 하겠다며 신고필증을 받은 뒤, 해당 부동산 매각에 실패해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하면 거래가 취소되는 셈이다. 거래신고 후 3개월 내 취소되지 않아 '실거래' 시세로 인식되고, 이 시세에 다른 매매 거래가 이어진 뒤 신고 취소를 하는 꼼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재건축 아파트는 소유권 보존등기 전까지 조합원 대지지분과 건물지분을 건설사가 갖고 있어 입주권 거래 시에도 매도자와 매수자가 같이 건설사와 조합을 방문해야 하는 등 복잡한 사정이 있다"면서도 "작정하고 분양입주권 거래가격을 올리려고 하는 건 잡아내기 쉽지 않은 면이 있다. 등기상으로 허위 거래는 절대 못 잡는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현행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는 신고가 거래 후 취소되는 건이 많은 만큼 기존 보완 차원에서 소유권이전등기 여부를 표기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약 후 등기까지 시차가 있더라도 등기여부를 표시해 주면 소비자들 입장에선 실제 거래 건을 확인하고 그 가격을 참고해 거래하실 수도 있고, 허위신고를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 미등기 상태에서의 집값 띄우기용 허위 거래 차단과 관련해선 기존 대책인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진단가격이라고 해서 나름대로 적정시세 기준을 잡고 그보다 고가 또는 저가에 거래된 건들은 부동산원과도 협업해 상시 모니터링을 한 다음 이상거래로 의심되면 직접 조사하거나 거래 프로그램에 따라 지자체에 통보하기도 한다"면서 "지자체의 경우 조사 권한이 없는 만큼 고가 이상 거래는 국토부가 직접 챙기고, 저가 거래는 관할 시군구에 통보해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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