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금요일 오후에…'KTX 마비'에 수백명 짜증·답답

이미령 2023. 6. 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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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용산역서 수백명 '기다리다 지쳐'
지연 안내, 환불 과정도 매끄럽지 않아 곳곳서 항의
주말 앞두고 열차 지연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수도권 전철 경의선 철도에서 전기공급 장애가 발생한 16일 오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 다수가 운행이 지연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023.6.16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율립 최윤선 기자 = 주말을 앞둔 금요일인 16일 오후 열차선 전기 공급 장애로 고속열차(KTX)와 일반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예기치 않은 'KTX 마비'에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승객 수백명이 운행이 재개될 때를 기약없이 기다려야 했다.

하필 주말 여행객이 많은 금요일 오후에 지연 사고가 나는 바람에 피해가 더 컸다.

이날따라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해 더운 날씨까지 견뎌야 했던 승객들은 더더욱 지쳐갔다. 열차 도착이 늦어지자 결국 다른 교통편을 찾아 나서거나 여행 계획을 취소하는 이도 속출했다.

운행 지연된 KTX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수도권 전철 경의선 철도에서 전기공급 장애가 발생한 16일 오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 다수가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2023.6.16 ondol@yna.co.kr

무더기 열차 지연은 이날 오후 12시35분께 경기 고양 행신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수도권 전철 경의선 철도 전기공급에 장애가 생기면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고양 수색 차량기지에서 서울역으로 이동해 출발하는 일부 경부선·호남선 KTX와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 운행이 줄줄이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후 3시30분께 서울역 대합실은 KTX를 기다리는 시민 수백 명으로 가득 찼다. 이들은 열차가 언제 들어올지 몰라 열차 출발 안내 전광판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한 시간째 대전행 열차를 기다렸다는 유지경(49)씨는 "행신역에 열차가 들어오지 않는다길래 서울역에 왔는데 이곳도 열차가 안 들어오고 있다"며 "4시까지 기다려보고 입석 열차라도 탈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부산 여행을 가려던 송모(65)씨는 "열차 출발 시간이 오후 2시57분인데 지연 안내 문자는 그보다 늦게 왔다. 앉을 데도 마땅찮고 사람도 많아 덥다"고 말하며 연신 부채질을 해댔다.

일부 시민은 "열차가 언제 들어오는지 정확히 공지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고객센터는 전화를 안 받고 웹사이트도 접속이 안 된다"며 매표소에서 항의하기도 했다.

철도 단전으로 서울역 KTX 지연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수도권 전철 경의선 철도에서 전기공급 장애가 발생한 16일 오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 다수가 지연되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2023.6.16 photo@yna.co.kr

같은 시간 용산역 승차권 변경·반환 창구는 열차표를 바꾸거나 환불받으려는 승객 60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미국에서 여름 휴가차 한국을 찾은 이모(23)씨는 "오후 2시24분 용산에서 출발해 오후 5시58분에 도착하는 익산행 무궁화호를 탈 계획이었는데 열차가 한 시간 넘게 지연돼 결국 취소했다"고 말했다.

익산행 열차를 기다리던 홍모(50)씨는 "서울-익산 주말 부부라 주말에는 늘 열차를 탄다"며 "주말 전후로는 표를 구하기 어려워 늘 2∼3주 전에 예약하는데 현재 뒷 열차표도 다 매진이라서 지연된 열차가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시민들은 얼마나 복구가 되고 있는지, 언제 운행이 재개되는지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는다면서 짜증을 냈다.

주말을 앞두고 고향인 대전에 가려던 김성수(24)씨는 "계획이 꼬였다. 마냥 기다리는 게 답답해서 지연이 길어지면 본가는 다음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에 사는 황모(45)씨는 "오후 1시42분 열차를 타고 집에 가야 했는데 코레일은 3시간 동안 열차가 지연됐다는 문자만 보내고 언제 열차가 복구돼 정상 운행할 거라는 안내가 없어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철도 전기공급 장애로 운행 지연된 KTX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수도권 전철 경의선 철도에서 전기공급 장애가 발생한 16일 오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 다수가 지연되고 있다. 2023.6.16 ondol@yna.co.kr

운행이 지연된다고 안내됐지만 열차가 정시에 출발해버려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떠나버리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용산역에서 오후 2시9분에 출발하는 여수행 KTX는 제때 출발했으나 전광판에는 '지연'이라고 안내됐다.

이 열차를 기다리던 송모(37)씨는 "오후 2시9분에 열차 안내가 사라져서 안내 센터에 가니까 이미 열차가 정상적으로 도착한 뒤 이미 떠났다고 했다. 역무원들은 다음 열차를 입석으로 타고 가라는데 누가 제 돈 주고 표를 샀는데 불편하게 입석을 타고 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씨는 "결국 예정보다 2시간 늦은 오후 4시40분 열차 좌석을 개별적으로 끊었다"며 "환불 안내도 없고 처리 절차가 엉망이어서 답답했다"고 말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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