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성과급 '0원' 가스공사 '삭감'… 공기업 6곳 경영평가 낙제

김노향 기자 2023. 6. 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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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가장 낮은 'E(아주미흡)' 등급을 받았다. /사진=뉴스1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최하 등급인 'E(아주미흡)'를 받았다.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5개 공기업은 'D(미흡)'를 받았다.

정부는 2년 연속 D 이하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 가운데 5개 기관의 기관장에 대해 해임 건의를 하고, 코레일과 한전 등 재무위험이 높은 기관의 경우 성과급 지급을 제한하거나 반납을 권고한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를 심의·의결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공기업 36개, 준정부기관 94개, 감사평가 기관 63개를 대상으로 올 2월부터 민간 전문가 평가단을 구성해 4개월여의 평가기간과 외부 검증절차를 거쳤다.

정부는 지난해 재무성과 지표 비중을 공기업 기준 10점에서 20점으로 늘려 재무실적이 개선된 기관의 경우 우수한 등급을 받았다. 반면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공공기관은 D를 받아 등급이 하락했다.

추 부총리는 "과거의 온정주의 관행에서 벗어나 공공기관의 실적을 엄격하게 평가했다"며 "재무성과 비중 확대로 재무 상황이 악화된 기관의 등급이 크게 하락했고 특히 에너지 공기업 12곳은 대체로 등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지난해에도 D를 받아 불명예를 안았다. 준정부기관 가운데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한국건강증진개발원 등 3개 기관도 E를 받았다. 전년(공기업 1개, 준정부기관 2개)보다 1개 늘었다.

D를 받은 공공기관은 한전·LH·HUG·인천항만공사·강원랜드 등 공기업 5개, 한국국토정보공사(LX)·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한국사회보장정보원·한국승강기안전공단·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독립기념관·한국소방산업기술원·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한국해양수산연수원 등 준정부기관 9개다.

낙제점에 해당하는 E·D등급은 총 18개다. 최고 등급인 'S(탁월)' 기관은 올해 한 곳도 없었다. 'A(우수)'는 공기업 5개, 준정부기관 14개 등 총 19개 기관이 받았다.

'B(양호)'는 공기업 13개, 준정부기관 35개로 전년도와 같은 48개였다. 'C(보통)' 등급은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한국가스공사·SR 등 공기업 12개, 준정부기관 33개 등 총 45개로 나타났다.

재무성과 지표 상향으로 영업이익과 부채비율 등 재무실적에 따라 등급 변동이 컸다. 12개 기관은 2등급 이상 오른 반면, 14개 기관은 2등급 이상 하락했다. 2등급 이상 하락한 기관은 상당수가 재무실적이 악화한 에너지 공기업이다.

임직원 비위 행위나 안전 사고가 발생하는 등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 기관은 D·E 등급을 받았다. 새 정부의 핵심과제인 직무급 도입을 차질 없이 추진한 공공기관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년 연속 D 등급을 받았거나 E 등급을 받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한국건강증진개발원·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한국소방산업기술원·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 대해 기관장 해임을 건의한다. 기관장의 재임기간이 짧거나 이미 기관장을 해임한 코레일은 제외했다.

경영실적이 미흡한 기관과 중대재해가 발생한 12개 기관의 기관장은 경고조치한다. 감사평가가 미흡한 3개 기관의 감사에 대해서도 경고조치할 방침이다.

재무위험이 높은 공기업의 경우 경영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과 1·2급 직원에 대해 성과급을 삭감하기로 의결했다. C등급 이상 기관을 대상으로 기관 유형별·등급별로 성과급을 차등지급한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재무위험이 높은 공기업은 성과급을 삭감하거나 자율반납할 것을 권고했다. 한전은 성과급을 받을 수 없고 전년 대비 부채비율이 50% 이상 증가한 대한석탄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가스공사 임원은 성과급을 전액 삭감한다. 이들 기관의 1~2급 직원도 성과급을 50% 삭감한다.

중부발전 등 발전자회사 6곳을 비롯해 지난해 순손실이 발생한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등도 성과급 삭감 또는 자율반납 권고 대상에 올랐다. 직무급 도입 실적이 우수한 기관에는 총인건비 0.1%포인트(p) 인상하고 D·E 18개 기관은 경상경비를 0.5~1.0% 삭감하기로 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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