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사재기’ 없다면서 “다 어디갔나?”.. 매대는 동났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3. 6. 1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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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이슈, 구매 늘어.. ‘품귀’까지
온·오프라인 수요 급증..‘구매 제한’도
공급 부족, 가격 급상승.. 일부 2~3배↑
정부 “매일 안전 브리핑”.. “신뢰, 아직”
가격 안정 차원.. “수매 방안도 검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고, 일부 부정확한 정보가 나돌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우리 해역에 도달하면 국내 수산물도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인데, 벌써부터 소금시장이 타격을 입는 모습입니다.

일부 대형 마트에서 천일염이 동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소금 매출이 급증하는 등 ‘소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매출이나 소금값 추이를 살펴보면 상승세가 확인됩니다.

관련해 대형마트들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매출은 지속 증가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만 해도 소금이 30~50%, 천일염은 100%이상 매출이 늘었다고 전해집니다.

당초 소금 가격도 중간 도매상을 중심으로 움직이던게, 소매가격도 변동 폭이 커지면서 추이를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소금 수요 지속 늘어날 듯.. ‘사재기’ 우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굵은 소금 소매 가격이 지난 14일 기준 5㎏에 1만 2,649원으로 1년 전 1만 1,189원보다 13.0% 올랐고, 평년 7,864원과 비교하면 60.8%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년값은 2018∼2022년 5년 가격 중 최고·최소치를 제외한 3년 평균치를 말합니다.

이같은 가격 상승세는 올해 비 오는 날이 많아 천일염 생산량이 줄고 생산자들이 장마철을 앞두고 출하량을 조절해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해양수산부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천일염 가격 상승에도 최근 일본의 오염수 방류 예고가 맞물려, 미리 소금을 사두려는 수요는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매사이트 등 중심.. “중간 가격 계속 올라”

실제 일부 도매 사이트에선 천일염 가격이 지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 도매 쇼핑몰을 중심으로 지난달 말 20㎏ 1만 7,000~2만 원 수준이던 친일염이 이달 초 6만 원대로 3배 수준 오르는가 하면 ‘방사능 오염수 방류’ 시점이 다가왔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8만 원 수준에 달한 곳도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을 정도입니다.

한 달도 되지 않아 천일염 한 자루 가격이 4배 수준 올라버린 셈입니다.

또다른 분석에선 천일염 산지 판매 가격 1포(20㎏) 기준, 4월 평균 가격은 1만 3,740원이던게 6월 첫째 주 1만 7,807원, 무려 30% 가까이 올라버린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커머스’ 등 거래액 급증.. 1㎏ 4,000원→7,000원

온라인에서 소금 거래액 급증세는 더 뚜렷합니다.

오늘(16일) 한 이커머스 전문기업의 가격비교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온라인에서 판매된 소금 거래액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81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일시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도 급상승해 14일 '천일염 20㎏' 평균 거래가가 5만 7,840원으로 5월 평균 거래가격인 3만 1,540원보다 무려 83% 올랐습니다.

물량 부족으로 인한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는 일부 제품은 2~3배 뛴 가격으로 거래 중이기도 합니다.

이는 오염수 방류 등에 불안감을 느낀 개인들의 대량구매 증가 때문으로, 업체 측은 분석했습니다.

실제 조사기간 주문당 소금 구매량은 3.3개로 전주 2.2개보다 50% 이상 늘어, 한 번에 여러 개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체 측은 “4,000원 수준이던 천일염 1㎏ 판매가가 7,000원까지 올랐다”면서 채널별로 가격 편차를 감안한 비교 구매를 당부했습니다.


생산지 판매 가격도 ‘들썩’.. 수요↑인건비↑

전국에서 천일염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인 전남 목포 신안군 수협도 최근 가격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금 수요가 늘고 택배물량이 증가한데다, 인력난이 심화되고 인건비 역시 오른게 주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국 천일염 85%를 취급하는 신안군 수협 직매장은 8일 ‘신안천일염 2021년산 20㎏’ 가격을 2만 5,000원에서 3만 원으로 20% 인상 공지한 상황입니다.

이마저도 물량이 소진돼, 현재 배송 주문의 경우 2주이상 더 소요된다는 안내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오늘(16일) 수협쇼핑 역시 주간 베스트 항목에 천일염 제품 7개가 올라와 있는데 이중 4개는 이미 품절 상태로, 나머지 업체 역시 “천일염 주문 폭주로 인해 도착까지 최장 10일이 소요된다” 공지하면서, 최대 5개만 살 수 있도록 수량 제한까지 명시한 곳도 있는 상황입니다.

관련해 정부 당국은 현재로선 천일염과 관련해 개인 구매는 늘어나는 것으로 보지만, 업계 차원에서 특이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천일염 거래량이나 가격이 지속 오를 경우엔 정부 수매 후 할인 방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전하면서, 앞으로 물량 수급 추이는 지속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 오를까?.. “생산지 물량 적어, 선수요 몰려”

현재로선 학계나 전문가들은 오염수 방출이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드는 천일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입장은 내놓고 있습니다.

“(원전 오염수의) 세슘과 스트론튬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져 바다에 배출돼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일은 없다”거나, 삼중수소의 경우도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소비자들의 걱정을 쉽게 사그라뜨리진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천일염 사재기까지 이어지는건, 개인 구매자들이 최근 며칠새 집중해서 몰리는 ‘선(先)수요’가 적잖았던데다 도매업자는 물론 기업들이 B2B(기업 간 거래) 등을 통해 미리 물량을 사두면서 더 오른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저장성 등 소금 특성을 감안할 때 대량구매가 특히 용이했을 것이란 판단입니다.


또 일각에선 최근 이어지는 오염수 방류 괴담에 수급 불균형이 맞물려 계속 소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해양수산부는 비 오는 날이 많아 천일염 생산량이 줄고, 생산자들 역시 장마철을 앞두고 출하량을 조절하며 가격이 상승했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관련해 해수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 개인 직거래 비율은 전체 거래 7~8% 수준으로 전체 천일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면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난해끼지 286번 천일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했고,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어쨌든 개인이든 업체든 수요가 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는 건 맞고 시장 자체가 불안한 상황”이라면서 “무조건 ‘맞다’, ‘그건 아니’라고 할게 아니라 제대로 믿고 신뢰할 정보로 소비자들을 안심시킬 때”라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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