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가니 철도노조 태업”... 수도권 1호선 지연 운행, 승객 꽉차 실신도

김승현 기자 2023. 6. 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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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철도 민영화 반대’를 주장하며 진행 중인 태업(준법투쟁)으로 15일 출근 시간대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열차 지연이 발생했다. 시민들은 “올해 초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으로 인한 열차 지연이 계속됐는데 이번에는 철도노조가 시민을 볼모로 삼느냐”고 했다. 이날 오전 신도림역 승강장에서는 밀집된 열차에 탑승했던 한 시민이 하차 도중 어지럼증으로 실신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15일 오전 수도권 지하철 1호선 구일역 승강장에 도착한 열차가 탑승객들로 밀집된 모습. /고유찬 기자

15일 오전 7시쯤 서울 구로구 구일역 서울 방면 상행 승강장에는 승강장 문마다 시민 10~11명씩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다. 구일역의 1호선 열차 배차 간격은 평시 6~7분 간격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철도노조 태업의 영향으로 간격이 20분 정도로 길어졌다. 평상시 지하철 시간표라면 7시 5분 이후 7시 14분에 열차가 승강장에 들어와야 했지만, 20여분이 지난 7시 25분에야 승강장으로 열차가 진입했다.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이 우후죽순 열차에 들어가면서 출입문을 여닫는데만 4~5번을 반복했고, 열차는 7시 28분쯤이 되어서야 용산역 방면으로 출발했다.

시민들은 계속되는 출근길 혼잡 상황에 불만을 토로했다. 구일역에서 시청역 인근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모(40)씨 “5분이 급한 출근시간에 열차가 오지 않으니 마음이 조급하다”며 “열차 간격이 뜸하니 사람도 평소보다 많아 안 그래도 피곤한 출근길이 훨씬 불편하다”고 했다. 서울 중구에서 경비원 일하는 이정훈(59)씨는 “올해 초 전장연이 1호선에서 시위를 벌였을 때도 열차가 계속 지연돼 불편을 겪었다”며 “시민을 볼모로 하는 시위를 언제까지 견뎌야 하느냐”고 했다.

지난 8일 대전역 알림판에 철도노조의 준법투쟁(태업)으로 인해 일부 열차가 중지 또는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열차 지연으로 인한 높아진 내부 밀집도로 실신한 승객도 나왔다. 구로 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8분쯤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한 여성 승객이 실신해 응급처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여성은 용산역 방면 1호선 열차를 탔는데, 높아진 밀집도로 승객들 사이에 끼어있다가 신도림역 하차 당시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경인·경부선 전동열차(1호선) 중 10~20분 지연 열차가 38개, 20~30분 지연 열차가 7개였다. 태업으로 인한 열차 지연을 이미 겪은 뒤 다른 교통수단 탄 시민들도 있었다. 대학원생 강모(29)씨는 “어제 오전 11시쯤 등교하기 위해 1호선 월계역을 갔는데 전광판에 열차가 13역 전에 있다는 알림을 보고 놀라 버스를 탔다”며 “오늘도 버스를 타고 등교할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은 수도권 최북단인 연천군부터 인천·천안/아산까지 운행하고 있다. 코레일은 그 중 ‘청량리역~서울역’을 제외한 모든 구간을 운영하고 있다. 철도노조의 태업은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됐다. 이들은 수서행 고속열차(KTX) 즉각 운행, 철도 쪼개기 민영화 중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면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구체적으로 코레일과 SRT(수서고속철도) 운영사인 SR의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정부가 6월이면 부채비율 2000%(2022년 말 기준)에 달하게 될 부실기업 SR에 출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며 “정부가 SR의 최대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며 이것은 ‘부당 특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SR의 최대 주주가 정부로 바뀌게 되고 정부는 SR을 민간에 매각하는 등 결국 철도 쪼개기 민영화 추진하려 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품고 있다.

철도노조는 태업 마지막날인 이날 오후 2시 서울역 12번 출구 도로 앞에서 5000여명 규모(경찰 신고인원 기준)로 철도노동자 총력 결의대회 개최하기도 했다. 이들은 1시간 동안 집회를 진행한 이후 용산 대통령실 방면으로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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