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장관보다 먼저 中 찾은 빌 게이츠, 시진핑 주석 만난다
블링컨, 영국 방문 후 18~19일 중국 방문 예정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연기됐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이 결정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창업자가 이보다 먼저 4년 만에 중국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 게이츠 창업자가 오는 금요일(16일)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과 게이츠 창업자 간 만남은 양자 회담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두 사람이 어떤 주제에 대해 논의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게이츠 재단과 중국 정부 측도 두 사람의 회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게이츠 창업자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중국 도착 사실을 알리며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과 중국 간 협력 관계를 언급한 만큼 세계 보건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게이츠 창업자는 이날 저녁 트위터를 통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베이징에 도착했다"며 "15년 이상 게이츠 재단과 함께 글로벌 보건 및 개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파트너들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 건강 불평등, 식량 불평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혁신이 필요하다.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이런 분야에 많은 경험이 있다"며 "우리는 전 세계의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이런 진보를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창업자와 시 주석 간 만남이 성사된다면 이는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중국판 다보스'로 불리는 하이난성 보아오포럼에서 만난 바 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지난 2020년 게이츠 창업자와 재단이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중국에 500만달러(약 63억7500만원) 지원을 약속한 것에 대한 감사 편지를 전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이번 회담은 시 주석이 최근 몇 년 동안 외국 민간사업자와 만나는 첫 번째 만남이 될 것"이라며 시 주석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경을 봉쇄하고 약 3년간 해외 순방을 중단했다. 또 외국 기업인과의 만남도 제한했다. 이 때문에 게이츠 창업자와의 이번 만남이 시 주석의 비즈니스 외교 공백을 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게이츠 창업자의 이번 중국 방문은 최근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국경을 개방하면서 외국기업 수장들이 연이어 중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랙스먼 내러시먼 스타벅스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등이 중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들 중 시 주석을 만난 이는 없었다. 쿡 CEO는 지난 3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면담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 친강 외교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 등을 만났다.
게이츠 창업자의 방중은 최근 미·중 간 장관급 회담이 재개되는 등 양국 외교채널 간 소통이 재개되는 상황에서 이뤄져 더욱 주목받는다. 특히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연기됐던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4개월 만에 재개된다. 미 국무부는 14일 매튜 밀러 대변인 성명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18~19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베이징 방문 기간 중국 고위 관료를 만난 미·중 간 소통 채널 유지와 양국 관계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무부 측은 블링컨 장관이 만날 중국 관료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외신은 친강 외교부장을 만날 것으로 봤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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