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인공" 여야 박수 받은 김예지 의원, 질문보다 걱정했던 건
동선 모두 외우고 남은 발언 시간은 스마트워치로 확인
(서울=뉴스1) 이밝음 정재민 기자 =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대정부질문을 끝내고 안내견 조이와 함께 자리로 돌아가자 국회 본회의장은 박수 소리로 가득찼다. 여야 의원들과 국무위원 모두 김 의원에게 박수를 보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다가 김 의원이 돌아오자 등을 두드리며 "잘했다"고 격려했다.
김 의원은 이날 조이와 함께 단상에 올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의했다. 그는 "저는 장애인 당사자이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비례대표 의원"이라며 질의를 시작했다.
김 의원이 한 장관에게 발언대로 나와달라고 하자 의원들 사이에선 "잘한다 김예지"란 외침이 나왔다. 한 장관은 발언대로 나온 뒤 김 의원이 알 수 있도록 "김 의원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검수완박으로 인해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폐지되면서 장애인 학대 피해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한 장관에게 질의했다.
이후 한 총리에게는 장애인 예산 확대를 요청하면서 "장애인 정책이 이제 복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장애인의 자립과 경제활동 지원, 기본권을 보장하는 권리 예산으로의 방향 전환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마무리발언에서 환경에 따라 성장 정도가 달라지는 물고기 코이를 소개했다. 그는 "작은 어항 속에서는 10㎝를 넘지 않지만 수족관에서는 30㎝까지 그리고 강물에서는 1m가 넘게 자라나는 그런 고기"라며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그리고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어항과 수족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어항과 수족관을 깨고 국민이 기회의 균등 속에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강물이 되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박수가 쏟아졌다. 정진석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에 "김 의원은 단연 오늘 대정부질문의 주인공이자 최고였다"며 "장애인 복지의 향상을 위해 더욱 분발하겠다고 다짐하며 김의원에게 뜨거운 격려의 갈채를 보낸다"고 올렸고,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도 "정부의 장애인 정책 전반에 대해 똑소리 나게 묻고 답을 이끌어냈다"고 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을 위해 김 의원은 아이템(소재) 선정부터 질의 내용 하나하나까지 직접 챙겼다고 한다. 질의 내용은 대부분 외웠다. 김 의원은 "질문 자체는 디테일하게 알고 있어서 걱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질문 내용보다 더 걱정했던 것은 단상까지 가는 동선과 이후 발언하는 과정이었다. 이날 오전에는 미리 본회의장을 찾아 단상까지 가는 동선도 체크했다. 몇 걸음을 걸어가서 인사를 해야 하는지, 몇 걸음을 더 걸어가면 단상이 나오는지 조이가 없이도 갈 수 있을 만큼 동선을 모두 외웠다.
남은 발언 시간은 김 의원의 스마트워치를 통해 직원이 5분과 1분이 남았을 때 각각 알려줬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날 총 6분의 추가 시간을 받아 약 26분 동안 질의를 이어갔다. 국회법 제122조의2 제3항은 시각장애 등 신체장애가 있는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하는 경우 협의 하에 별도의 추가 질문 시간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은 "다른 의원들이 후쿠시마와 학교 폭력 등 현안 위주로 질의를 해서 걱정되기도 했다"며 "저는 국민 입장에서 다른 내용도 다뤄야 하고, 전문적으로 계속 의정활동을 하던 내용을 다루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장애인학대처벌특례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장애인 학대 피해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한 총리와 한 장관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지난 2020년 당시 미래한국당(현 국민의힘)에 인재 영입됐고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한편 2005년 시각장애인으로 첫 대정부질문을 한 정화원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참여정부를 향해 '장애인 불참정부'라며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요구한 바 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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