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지역 1위' 韓 소청과, 전공의 부족에 '상처뿐인 영광'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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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뿐인 영광이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아시아·태평양 최고 병원 순위'에서 서울대병원이 소아과 분야 1위 의료기관에 선정된 것을 두고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걱정 가득한 한숨부터 내뱉었다.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의사 부족이 확실시된다면, 우리나라도 지금부터 교육·진료·연구 등 세부 분야별 '전문 의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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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뿐인 영광이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아시아·태평양 최고 병원 순위'에서 서울대병원이 소아과 분야 1위 의료기관에 선정된 것을 두고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걱정 가득한 한숨부터 내뱉었다. 오늘날 소아청소년과의 위기가 비단 1·2차 동네 병·의원만이 아닌, 3차 대학병원으로까지 뻗친 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는 소아·청소년 치료 시스템의 붕괴만이 아니라 K-의료의 질적 하락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번 뉴스위크의 병원 평가에서 '소청과의 위기'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의료 종사자 8000명을 대상으로 암·심장·내분비·소아·신경·정형외과 등 6분야에서 '최고 병원'을 꼽는 이번 평가에서 한국은 소아과 분야 10위권 내에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등 2개 병원만이 이름을 올렸다. 암(5개), 심장(3개), 내분비(6개), 정형외과(5개), 신경과(6개) 등에서 다수의 한국 병원이 10위권 내 포진한 것과 비교해 초라한 실적이다.
소아청소년과는 저출산으로 인한 환자 수 감소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문의 기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 위원회)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61개 대학병원의 레지던트 모집률은 20%에 그쳤다. 2021(36%), 2022년(22%)에 이어 또 하락한 것이다.
이런 '탈 소청과' 움직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곳이 대학병원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따기 위해 대학병원에서 교육받는 전공의(레지던트)가 줄면 병원에 남은 의사(교수·고년차 레지던트)의 업무량은 자연스레 많아진다. 근로 환경이 열악해지고 일손이 부족해 환자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 말 가천대길병원을 시작으로 3차 대학병원에서 입원·응급 진료를 제한하는 사례는 점차 많아지고 있다. 부산대병원·충남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조차 주말(일요일) 진료를 중단했다.
수도권에서 아동병원을 운영하는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1·2차 병원에서 처치가 어려운 중증 환자는 대학병원이 맡아야 하는데 요즘은 의사가 없다며 거절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호소했다.
이대로라면 소아청소년과 의료의 질적 하락도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기초·임상 연구를 주도해야 하는 대학병원 교수·전공의가 환자만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지역 대학병원 교수는 "소수의 의사가 진료와 당직을 번갈아 서며 번아웃(소진)되다 보니 새로운 질병에 대한 지식을 쌓기도, 수술 기술을 개발하기에도 정신적·체력적으로 여유가 없다"며 "전공의 충원율이 높은 특정 대학병원만 좋은 논문이 나오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있던 의사마저 과도한 업무에 대학병원을 '탈출'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역량 있는 선배 의사가 후배 의사에게 지식·기술을 전수하는' 도제식 교육'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의사 부족이 확실시된다면, 우리나라도 지금부터 교육·진료·연구 등 세부 분야별 '전문 의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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