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인데 7㎏... '가을이' 친모, 무기징역 구형 받았다

박지현 2023. 6. 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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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그것이 알고 싶다' 2023.06.09 (사진 = SBS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배고프다며 밥을 달라는 4세 딸에게 6개월간 분유만 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이른바 '가을이 사건' 1심 재판에서 검찰이 20대 친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가정폭력으로 집 나온 가을이 엄마

13일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친모 A씨에게 무기징역과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아동 관련 기관 10년 취업 제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 20년, 보호 관찰 명령 5년 등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월 남편으로부터 가정 폭력을 당해 집을 나와 오갈 때가 없던 중 온라인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B씨의 권유로 가을이를 데리고 부산 금정구에 있는 B씨에 집에서 함께 살게 됐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2월 14일 새벽 6시께 부산 금정구 주거지에서 자신의 딸 4살 가을이(가명)의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딸 굶기고 폭행해.. 결국 사망까지

사망 당시 가을이는 키 87cm에 몸무게는 또래의 절반인 7㎏도 되지 않아 출동 경찰관이 처음에는 사인으로 영양실조를 의심했을 정도였다.

가을이는 A씨의 폭행으로 사시 증세를 보였다. 병원 측은 A씨에게 시신경 수술을 할 것을 권유했지만 A씨는 아무런 조치를 행하지 않아 결국 가을이는 사물의 명암 정도만 겨우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증세가 악화해 사실상 앞을 보지 못하게 됐다.

사망 당일에는 오전 6시부터 폭행과 학대가 이어졌다.

가을이 엄마도 동거인들에게 2400회 성매매 강요 받아

한편 이번 재판 과정에서는 A씨가 동거녀 20대 B씨와 그의 남편 C씨의 강요로 1년 반 동안 2400회가 넘는 성매매를 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A씨는 성매매를 통해 벌게 된 돈 전액을 B씨에게 넘겼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 3월 24일로 예정했던 1심 선고를 미루고 속행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A씨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 당시 자신의 학대 행위로 가을이가 숨졌다고 진술했지만, 아동학대방조로 혐의로 넘겨진 B씨 부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B씨가 가을이의 눈 부위를 폭행했다고 진술했었다.

검찰이 '수사 당시와 달리 B씨가 가을이를 폭행했다고 진술한 이유'에 관해 묻자, A씨는 "그 당시에는 '모든 걸 다 뒤집어쓰고 가라'는 B씨의 지시가 있어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다"라며 "가을이가 사망한 날에 B씨가 눈 부위를 때렸다"라고 답했다.

A씨는 또 가을이의 식사를 챙겨주지 않거나 하루에 한 끼 정도 분유 물에 밥을 말아 줬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B씨 부부와 함께 살며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었는데 가을이에게 왜 주지 않았는가'라고 묻자 A씨는 "가을이가 (밥을) 달라고 안 해서 기다렸다가 주자고 해서, 결국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A씨는 B씨 가족과 외식하러 나갈 때 가을이가 앞이 안 보이고 사람들이 가을이를 학대했다고 신고할까 봐 두려워 데려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엄하게 키우려고 훈육했다" 답한 친모

가을이를 폭행한 이유에 관해 묻자, A씨는 "B씨로부터 '아빠 없다는 소리를 안 듣기 위해서는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말을 듣고 훈육했다"라고 답했다.

A씨 변호인은 "성매매를 한 것은 피해 아동과 잘살아 보려고 한 것"이라며 "피해 아동 사망에 전적으로 책임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용서를 구할 수도 없고, 선처를 구할 수도 없다"면서도 "피고인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였고 낙태 등을 경험하면서 신체적·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였다"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너무 잘못했고, 죽을죄를 지었다. 용서받지 못할 일을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평생 속죄하면서 살겠다. 죄송하다"며 울먹였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A씨에 대한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가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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