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의 시대" 게임·캐릭터 콜라보에 지갑 연다

30대 이상 선호도 높은 산리오·디아블로4 협업 제품 출시
포켓몬빵으로 증명된 소비력…식품·음료 등 유통 분야 소비 늘어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게임과 캐릭터 상품에 어린 아이는 물론 ‘키덜트’들이 반응하면서 유통업계에서도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오는 20일부터 글로벌 캐릭터 기업 산리오코리아와 협업해 '산리오캐릭터즈'로 신제품을 출시한다. 음료 3종, 스낵 1종 등 먹는 제품 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소장하고 싶은 고객을 위한 머천다이즈(merchandise) 상품 3종과 기프트카드 2종도 함께 선보인다.

산리오 캐릭터. [사진=산리오코리아 홈페이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산리오 캐릭터는 20대 이하 연령층과 달리 30대 이상 연령층에서 선호하는 캐릭터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폭넓은 연령층에서 산리오캐릭터즈에 대한 호응이 크다"며 "키즈 고객은 물론 키덜트 고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이번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PC그룹 또한 최근 산리오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공개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진행한 행사에서 던킨은 '산리오캐릭터즈 멀티 케이스'에 이어 '산리오캐릭터즈 미니 파우치' 3종을 출시했으며, 이보다 앞서 같은 달 17일에는 배스킨라빈스가 '산리오캐릭터즈 장우산' 3종을 이벤트 상품으로 제공했다. 4월 배스킨라빈스가 선보인 스페셜 굿즈 '산리오캐릭터즈 비엔앤리또 백' 2종은 사전예약 30분 만에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키덜트를 타깃으로 한 게임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제품들도 등장했다. 빽다방은 이달 7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디아블로 IV(이하 디아블로4)'와 협업해 '디아블로 에너지드링크' 음료를 시즌 한정 출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게임은 1996년 첫 발매됐으며, 당시 중‧고등학생이던 30대 이상 연령층에서 호응이 크다.

또 버거킹은 디아블로4와 협업해 '헬로 릴리트 와퍼'와 '헬로 이나리우스 와퍼'라는 신메뉴를 선보였다. 버거킹의 시그니처 직화(Flame-grilled) 패티와 디아블로4의 배경이 되는 지옥(Hell)을 연관 지었다. 버거킹은 신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선착순 한정으로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도 증정한다.

이달 6일 출시된 디아블로4는 현재 30대 이상 연령층이 청소년 시절 즐기던 게임의 시리즈물이다. [사진=블리자드]

키덜트들의 소비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키덜트 시장 규모는 2014년 5천억원에서 2020년 1조 6천억원으로 증가했으며, 향후 최대 1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덜트들의 캐릭터 상품 소비 행태가 유통업계와 밀접한 분야로 확대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3040세대 중 87%가 최근 1년 내 캐릭터 상품을 구매해본 경험이 있으며, 이중 27%가 '식품/음료/의약외품'을 구입해본 적이 있다. 식품/음료/의약외품은 2020년 이후 계속해서 키덜트의 소비가 늘어나는 캐릭터 품목이다.

포켓몬빵은 키덜트들의 소비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SPC삼립이 지난해 출시해 8천만 개를 판매하며 대박을 친 포켓몬빵에 사용된 포켓몬 캐릭터는 우리나라에 1999년 처음 TV 방영을 시작했다. 포켓몬빵을 주로 소비한 연령층은 20대 후반이나 30대 직장인으로, 1999년 당시 청소년기를 보냈던 80~90년대 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6월부터 2022년 6월 사이 식품/음료/의약외품 캐릭터 상품 중 1위 캐릭터는 '포켓몬스터(45.9%)'였다.

최근에는 4월 피자알볼로가 게임 '원신'과의 협업으로 키덜트 효과를 보았다. 피자알볼로는 피자 2종과 사이드 1종 등 이벤트 메뉴 구매 시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와 한정판 굿즈를 증정했다. 피자알볼로는 이벤트 시행 전주 대비 가맹점 평균 매출액 250%, 피자알볼로 키워드 검색량은 400%, 4월 멤버십 신규 가입자는 1월 대비 404%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원신의 이용자 중 30대 이상 연령층이 46.2%를 차지한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