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드등'으로 둔갑한 한국 작가 작품...中 업체, 무단 복제해 판매

이교준 2023. 6. 1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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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해외에서 한국 작가의 그림이나 사진의 무단 도용이 잇따라 적발돼 미술계의 저작권 보호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중견 작가의 작품을 무단 복제한 제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버젓이 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거실에서 햇볕을 쬐며 단잠에 빠진 반려견.

빛을 소재로 꾸준히 '유리 드로잉' 작업을 해온 황선태 작가의 연작 '빛이 드는 공간'입니다.

강화유리 뒷면에 밑그림을 그린 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최적의 빛을 찾는 작업은 매번 쉽지 않습니다.

[황선태 / 작가 (지난해 11월 인터뷰) : LED 빛을 통해서 하기도 하고, 때로는 뒤에 있는 인쇄된 필름을 통해 빛을 만들기도 하고요. LED 위치라든지 이런 것들을 조금씩 조금씩 더 세분화해서 정교하게 들어갔던 측면이 있습니다.]

황 작가가 공을 들여 만든 작품들이 그림 액자 조명으로 둔갑해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미술품 무단 복제 '무드등' SNS 광고 : 이번엔 또 어떤 보기 좋은 물건을 샀는지 볼까요?]

작품 이미지를 그대로 베끼고 크기를 줄여 조잡하게 만든 이른바 '무드등'입니다.

[황선태 / 저작권 피해 작가 : 창작물을 한순간에 다 빼앗겨버린 느낌, 제가 오랫동안 만든 것들을 도둑맞은 느낌이고…]

같은 종류의 무단 복제품이 쿠팡에서도 해외 직구 상품으로 팔리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황 작가의 작품을 무단 복제한 업체는 중국 선전 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같은 저작권 침해 사례는 사진 작가들에게 더욱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나무 연작으로 유명한 이명호 작가는 뉴욕의 한 스포츠웨어 회사가 자신의 사진을 여러 차례 무단 도용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국제 소송에 나설지는 고민이 큽니다.

증거 수집과 손해규모 산정 등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명호 / 저작권 피해 사진작가 : 소속 갤러리가 없는 작가들 같은 경우는 이게 밑도 끝도 없이 소송하라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절차도 모르고… 요새 K-컬처가 워낙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니까 자꾸 주목을 하고 한국 거 따라 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저작권 피해가 드라마나 웹툰을 넘어 미술계로 번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문체부의 예방 대책도, 미술계의 저작권 보호 의식도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영상편집 : 전주영

그래픽 : 우희석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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