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478% 올라 '대박'…덴티움 주가 끌어올리는 中, 왜?

홍재영 기자 2023. 6. 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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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 덴티움

1분기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덴티움의 주가는 역대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중국향 임플란트 수출액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고스란히 받으면서다. 중국의 중앙집중식구매(VBP) 정책 수혜로 앞으로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온 주가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고 본다. VBP 정책 효과로 중국 임플란트 수요가 늘어나고 수출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분기 실적 수준에 따라 단기 주가의 향방이 좌우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재평가를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2분기 역대 최대 실적 기대…VBP로 주가 수혜 오롯이 받아
지난 8일 코스피 시장에서 덴티움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800원(4.01%) 오른 17만6300원으로, 역대 최고가(종가 기준)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일 장 중에는 18만5000원을 기록해 2017년 3월15일 상장 이후 최고 주가를 기록했다. 공모가인 3만2000원 대비 478% 가량 오른 가격이다. 지난 9일에는 1.19% 조정 받으며 장을 마쳤다.

최근 3개월 내 고점(6월2일, 18만5000원)은 저점(3월13일, 11만1000원) 대비 67% 상승했는데, 경기 부진 전망에 실적 중심의 장세를 보인 최근 시장 흐름과 대비됐다. 덴티움의 지난 1분기 실적은 부진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덴티움은 지난 1분기 매출액 688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기록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각각 19%, 20% 가량 밑돈 수치였다.

1분기 실적 부진은 중국 정부의 VBP 시행 영향이다. VBP란 정부의 대량 구매를 통한 가격 표준화 정책이다. 의료비 지출 절감과 현지 점유율 확대가 목적이다. VBP 시행을 앞두고 딜러들이 재고를 조정하고 일선 병원의 수요가 이연되면서 1분기 중국 매출이 지난 분기에 이어 역성장 한 것이다. 중국 매출은 지난해 덴티움 전체 매출 중 51.3%에 달할 만큼 절대적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VBP 시행은 덴티움 실적과 주가에 '선물'이 될 전망이다. 가격 측면에서는 부정적이지만, 중국 정부의 대량 구매를 통해 공급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임플란트 식립 비용 부담을 줄여 오히려 임플란트 대중화를 앞당기면 더 큰 성장도 가능할 수 있다. 회사 역시 가격,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VBP 시행 이후 우리나라의 대중국 임플란트 수출액이 크게 증가한 것이 고무적이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우리나라 대중국 임플란트 수출액은 약 3260만달러(약 424억원)에 달했다.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의 수출액이다.

덴티움 2분기 실적도 이를 기반으로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2분기 덴티움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1084억원, 영업이익은 6.31% 늘어난 374억원이 예상된다.

중국 정책 수혜를 주가 측면에서는 홀로 받을 수 있다는 것 역시 덴티움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기존의 치과 섹터 대장주였던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폐지 기로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덴티움이 새 대장주로 떠올랐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상장폐지 승인을 위한 의안을 처리한 뒤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19일 밝혔다. 상장폐지 예정일은 8월3일이다.
헬스케어 강세…치과 섹터 상승 이어질 듯
상반기 헬스케어 업종의 주가는 상승세에 있다. 지난 8일 기준 KRX헬스케어 지수는 지난해 폐장일 대비 6.8% 가량 상승했다. 특히 헬스케어 업종 내 치과 섹터는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치과 섹터의 주가는 연초 대비 18% 상승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상장폐지로 인한 수급 이동과 중국 VBP 정책 수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치과 섹터의 강세 흐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경기 침체 국면인 매크로 상황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글로벌 기업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의 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키워드는 중국과 디지털 덴티스트리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역적으로 실적개선을 이끌 지역이 중국이라면, 품목으로는 단연 디지털 덴티스트리"라며 "특히 올해 100년 째를 맞은 세계 최대 치과전시회가 열린만큼 올해 2분기부터 디지털 덴티스트리 라인업을 갖춘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덴티움은 디지털 덴티스트리 사업 강화를 위해 ICT 사업부를 두고 신제품 연구개발 활동을 지속 중이다. 디지털을 이용한 CBCT, CAD/CAM 등의 제품 개발을 완료해 판매 하고 있다.
PER 상단이지만…정책 수혜에 초점 맞춰야
/사진=덴티움
산업과 회사의 성장성에 있어 덴티움에 대한 증권가 시각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주가 측면에서는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주가까지 이미 상승했기 때문이다.

덴티움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6배 수준이다. 덴티움의 PER이 보통 10배 초중반을 받았고 6개월 전만 해도 8배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분명 늘었다. 일각에서 나오는 저평가 의견들은 글로벌 동종 업계를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기 때문에 이 자체가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중국 정책 수혜가 이제 겨우 시작된 만큼 중기적으로 정책 수혜에 무게를 싣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판가가 인하됐고 매출액 성장률은 이를 감안해 나타나는데, 2024년에는 판가 인하 없이 수량 증가로만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성장률의 측면에서 올해보다 내년, 갈 수록 더 개선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가능함을 나타낸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 흐름은 올해 2분기 중국 실적이 기대한 만큼 나오느냐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업계에서는 중국 임플란트 산업을 초입 단계로 보고 있고, 올해는 VBP를 통해 임플란트 전체 시술 비용이 저렴해지고 공급량 증가가 본격화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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