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좁은 17㎝ 창틈으로… 베트남인 10명 집단 탈주

광주광역시/조홍복 기자 2023. 6. 1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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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州서 도박 체포, 지구대서 증발… 대기 장소엔 CCTV·경찰도 없어

광주광역시에서 도박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인 10명이 경찰 지구대에서 17㎝ 창문 틈으로 집단 도주했다. 불법 체류자인 이들은 강제 추방이 우려돼 달아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틈새로 나와… 맨발 도주 - 11일 오전 도박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던 베트남인 10명이 달아난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 월곡지구대의 회의실 창문 틈(왼쪽). 17㎝밖에 안 되는 틈으로 탈출한 피의자가 맨발로 도주하는 모습(오른쪽)이 인근 CCTV에 잡혔다. /뉴시스·연합뉴스

11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0분쯤 광주 광산경찰서 월곡지구대 1층 회의실에서 베트남인 피의자 23명 중 10명이 작은 여닫이 창문 틈을 통과해 도주했다. 경찰은 이날 도주 15시간여 만에 불법 체류자 신분 6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광주 모처에 숨은 2명은 검거했고, 전남 목포와 전북 완주 등으로 도주한 4명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한 것이다. 경찰은 나머지 4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월곡동 한 단독주택 2층에서 판돈 1500만원을 걸고 베트남식 홀짝 도박 ‘속띠아’를 하다 붙잡혔다. 앞서 오전 3시 19분쯤 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이 현장을 덮쳐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을 월곡지구대로 일단 연행해 신원과 도박 자금 등을 확인하는 기초 조사를 했다. 이후 광산경찰서 형사과로 보낼 예정이었다.

피의자 23명은 당시 방범창이 없는 1층의 회의실에서 수갑을 차지 않은 채 대기했다. 회의실 안에는 CCTV도, 감시하는 경찰도 없었다. 또 손잡이를 젖혀 밀면 바깥으로 열리는 창문(프로젝트창)이 3개 있었는데 창살은 없었다. 실제 확인해 보니 손잡이를 젖혀 밀면 창문이 15도가량 기울어져 열리고, 가로 95㎝, 세로 17㎝의 틈이 생겼다.

체구가 작은 도주자들은 오전 6시쯤부터 허리를 숙여 1m 높이에 있는 이 창문 틈에 머리나 다리를 밀어 넣는 방법으로 한 명씩 지구대를 몰래 빠져나갔다. 경찰은 오전 6시 40분쯤 이 사실을 알아차렸다. 당시 지구대에는 10여 명의 근무자가 있었으나 이들의 도주를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도주한 피의자는 불법 체류자로 도박 처벌보다는 강제 추방을 우려해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도주한 6명은 불법 체류자로 확인됐고, 합법 체류자로 확인된 4명도 신분증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0명을 모두 불법 체류자로 판단하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지구대 근무 경찰관들의 과실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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