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사형 선고” 어민들 피눈물
일본, 12일부터 2주간 방류 시운전
수산업계 “소비 위축 불보듯” 울분
지자체들도 피해 대책 마련 촉구
정부 “대책 세우면 국민 불안” 궤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수산업계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다.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와 정부 대책을 묻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어부와 해녀, 수산시장 상인, 해수욕장 주변 상인, 바닷물을 이용하는 염전업까지 수산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순간 불안한 마음에 소비가 위축되면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봤다.
어업인들은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꼭 바다에 방류해야만 하는지, 방류를 막을 수는 없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방류 이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확실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 철회와 정부의 단호한 반대를 촉구하는 수산업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단체행동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에는 제주 어촌계장협의회, 어선주연합회 등 50여 단체가 참여하는 ‘일본 핵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제주범도민대회’가, 다음달 8일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결사반대 부산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린다.
지난 9일 찾은 부산 자갈치시장 상인들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면 소비 감소, 아니 소비 절벽으로 이어질 게 분명하다”며 “상인들은 죄지은 것도 없는데 형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와 같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도두항 어촌계 사무실 앞에서 어부는 “정부는 일본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뿌리면 몇년 걸려 제주에 온다고 하지만, 우리는 방출과 동시에 제주 어부는 끝났다고 봐. 그냥 어부 일은 손 놔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 중인 방사성물질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위해 12일부터 2주간 시운전을 시작한다. 방사성물질이 없는 물과 바닷물을 섞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바다로 방류하는 방식이다. 남해안을 끼고 있는 광역자치단체는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선제적 대책이 오히려 국민 불안으로 이어진다”며 사실상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별법과 손실보상금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오히려 국민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대책은 방사능 검사와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조사 강화에 집중돼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자체는 ‘사전에 만약을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아직 피해가 없지 않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현석·박미라·권기정·반기웅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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