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3위 암’ 대장암, 5년 생존율 72%로 미국을 능가… 40대 넘으면 증상 없어도 정기검진 필요

권대익 2023. 6. 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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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은 항문에서 15㎝ 이내의 곧게 뻗은 부위인 직장(直腸)과 소장 이후 나머지 부분인 결장(結腸)으로 나뉜다.

'대장암 치료 전문가'인 엄준원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를 만났다.

-대장암의 위험 인자와 초기 증상은.

대장암 초기 증상은 이유 모를 복통이나 잦은 설사, 변비 등이 일정 기간 지속되고 배변 뒤 잔변감을 계속 느낀다면 대장 건강의 적신호가 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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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엄준원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엄준원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은 갑상선암, 폐암이 이어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지만 5년 생존율이 72%일 정도로 치료 성적이 크게 좋아졌다"며 "그렇지만 40대 이후에는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대장은 항문에서 15㎝ 이내의 곧게 뻗은 부위인 직장(直腸)과 소장 이후 나머지 부분인 결장(結腸)으로 나뉜다. 암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직장암과 결장암으로 구분한다. 최근 국내 대장암 발병률은 늘어나면서 2020년에는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발생 3위 암’(전체 암 환자의 11.2%)에 올랐다.

‘대장암 치료 전문가’인 엄준원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를 만났다. 엄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45명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국내에서는 연간 2만여 건의 대장암 수술이 이뤄지는데, 정말 다행스러운 점은 5년 생존율이 72%일 정도로 좋아 세계 1위를 자랑한다”고 했다.

-대장암의 위험 인자와 초기 증상은.

“20%는 유전적 요인, 80%는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장암의 위험 인자로 지목되는 것은 가공육이나 붉은 육류의 과도한 섭취, 비만, 흡연, 과음,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있다. 간편화된 식습관과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젊은이에게도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대장암 초기 증상은 이유 모를 복통이나 잦은 설사, 변비 등이 일정 기간 지속되고 배변 뒤 잔변감을 계속 느낀다면 대장 건강의 적신호가 울린 것이다.

검붉은 색 혈변, 점액이 많이 섞인 변 등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야 하겠지만 배변 습관이 바뀌었어도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초기에는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전문의 진료를 받고, 신체검사 및 대장 내시경검사 등이 필요하다. 40~50대부터는 증상이 없어도 정기검진을 해야 한다.”

-대장암 진단을 어떻게 하나.

“대장암 진단은 대장 내시경검사에서 대장 용종(폴립)이 관찰되거나, 대장암 이상 소견이 보이면 조직 생검 검사를 시행해 암 여부를 확진한다. 이런 검사로 대부분 암 여부를 확진하지만 조직 검사에서 확진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재검사를 시행하거나 전문의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그 진행 정도와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 파악을 위해 복부 및 골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필요하면 자기공명영상(MRI), 직장 초음파검사 등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임상적 병기(病期)’와 치료 방침까지 결정한다.

수술로 제거된 조직으로 최종 조직 검사를 시행해 ‘병리학적 병기’를 확정한다. 환자 몸에서 떼어낸 암 조직을 현미경으로 분석해 병리학적 병기를 정하며, 모든 조직에서의 결과를 현미경 검사에서 판정하지 못할 때도 있기에 집도 의사의 판단에 따른 최종 병기를 확정하기도 한다. 대부분 병리학적 병기 및 대장암 바이오마커(Biomarkers)에 따라, 환자 예후(치료 경과)에 따라 항암ㆍ방사선 치료 등 추가적인 치료 방침을 정한다.”

-암 병기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는데.

“결장암 1~3기 치료는 근치적 절제술이 원칙이다. 다만 1기 결장암에서 점막하 침윤이 1㎜ 이하이고 다른 병리학적 지표가 양호하다면 내시경적 절제 치료가 가능하기에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최종 병기 고위험군 2, 3기 환자는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보조적 항암화학치료를 시행한다.

직장암 1기도 점막하 침윤이 1㎜ 이하이고 다른 병리학적 지표가 양호하다면 내시경적 절제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림프절 전이 위험성 등이 있다면 근치적 직장 절제술을 권고하고 있다. 임상적 병기 2, 3기 직장암 치료도 근치적 직장 절제술이 원칙이다. 상황에 따라 수술 전후에 항암화학ㆍ방사선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대장암 4기라면 간ㆍ폐 등으로 원격 전이가 진행된 상태이기에 수술만으로 완치하기 어렵다. 하지만 전이 병변이 제한적이면 대장암 부분과 전이 병변 모두 근치적 절제 수술을 받을 수 있고, 수술 전후 항암ㆍ표적 치료를 시행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도 있다. 국가암등록통계(2020년)에 따르면 원격 전이 대장암의 5년 생존율도 20%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직장암이어도 항문 보존율이 많이 개선됐는데.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15㎝ 정도다. 편의상 상부ㆍ중부ㆍ하부 등 3개 부분으로 나뉜다. 직장암 수술은 항문연(anal vergeㆍ항문과 회음부 사이 경계)까지 거리에 따라 절단 범위가 정해지기에 높이에 따른 구분이 중요하다. 실제 직장암 높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연구자나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항문연에서 5㎝ 미만으로 있는 종양을 하부 직장암으로 설명한다. 즉 종양이 항문과 인접해 있는 하부 직장암 크기와 위치에 따라 항문을 보존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젠 표준 치료법인 수술 전 항암화학ㆍ방사선 치료나 전이 병변이 있으면 수술 전 항암 치료(표적 치료 포함) 등 수술 전후 보조 치료 발전과 함께 직장암 수술법도 진화했다.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 등이 도입된 것은 물론 수술 집도의의 수술 기법도 발전해 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직장암에서 최대한 항문을 보존할 수 있기에 ‘직장암에 걸리면 평생 옆구리에 배변주머니를 차야 한다’는 공포심은 많이 줄었다.”

-기존 개복 수술부터 복강경ㆍ로봇 수술에 이르기까지 치료 옵션이 늘었다.

“대부분의 대장암 환자는 주로 복강경과 로봇 수술을 통한 최소 침습 수술을 받게 된다. 대장암 복강경 수술은 지름 5~10㎜의 4~5개 작은 절개창을 내고 수술 기구를 넣어 수술을 시행한다. 구멍 1개만 뚫고 수술을 진행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도 가능해졌다. 이 수술은 대장암 크기가 작고 병변 위치 등이 단일공으로 수술하기에 적합할 때 시행된다.

특히 좁은 골반 안에 위치한 남성 직장암이라면 정밀 수술이 필요해 로봇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좁은 공간에서의 수술 시야 확보 측면에서 로봇 수술이 복강경 수술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수술 부위가 10배 확대된 3차원 영상 등이 그 이유이다. 로봇 수술은 개인 부담이 크므로 환자와 충분히 상의한 뒤에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전 개복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는 장 유착이 있을 수 있고, 대장에 심한 장폐색이 동반돼 수술 전 장 정결이 어렵거나 대장암이 많이 진행돼 주변 장기, 특히 십이지장이나 주변 방광, 전립선 등으로 국소 침윤된 상태라면 개복 수술을 먼저 추천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 생활 수칙이 있다면.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금연ㆍ절주는 기본이고 고지방 음식이나 짜고 매운 음식을 삼가야 한다. 충분한 수분과 채소 및 곡물류를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암 예방에 도움될 수 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대장암은 주로 50대 이상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50세 이전의 젊은 세대에서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49세에서도 10만 명당 대장암 발생률이 우리나라가 12.9명으로 세계 1위였다(2022년 랜싯 소화기 저널).

대장암은 훌륭한 치료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개인적으로 대장암의 조기 발견과 완치를 위해 40세가 되면 무조건 위 내시경검사와 함께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을 것을 적극 권한다.

하지만, 대장 용종의 개인 과거력 또는 대장암 가족력 등이 있으면 전문의와 충분히 진료ㆍ상담해 정기검진을 하는 게 좋다. 유전성 대장암 가족력이 있으면 검사 시작 시점과 정기검사 주기가 일반인과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장암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최근 경향은.

“대장암 환자, 특히 4기 환자는 대부분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표적 치료제 선택을 위해서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ㆍNGS)’을 이용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 대장암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 변이는 RAS, BRAF, HER2, MSI-H/dMMR 등 여러 유전자 검사이며, 유전자 변이에 따라 표적 치료제를 선택하게 된다.

최근 MSI-H/dMMR 4기의 대장암 환자에서 처음부터 면역 항암제로 치료해 예후가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MSI-H/dMMR 유전자 변이 대장암 환자에 적합한 치료제를 사용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아쉽게도 MSI-H/dMMR 유전자 변이는 4기 대장암 환자의 5% 이내 발생으로 해당 대상자는 매우 적은 편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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