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질? 없으니 '알바'라도.. 10년 새 23만 명 "훌쩍"
한경연 “전체 임금 근로자 증가율 웃돌아”
고령층 비중 늘어.. ‘생계형’은 청년층 몰려
10명 중 6명 “생활비도 없어, 시간제 구해”

더 많은 일을 원하지만 어쩔수 없이 시간제 일자리 이른바 ‘알바’(아르바이트)라도 구하고 나선,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들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10년새 23만 명 가까이 늘었는데, 이같은 증가 속도는 임금 근로자 증가세를 넘어설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비자발적’인 일자리는 고령층 비중이 늘었고 특히 ‘생계형’ 시간제엔 청년층 쏠림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만큼 악화된 일자리 질과 불안해진 고용 환경이 한몫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비자발적 시간제 벌써 100만 명 넘어.. “10년 간 23만 명 늘어”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2022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는 연평균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전체 임금 근로자(15∼64세)의 연 평균 증가율 1.4%보다 1.8배, 거의 2배 수준 높았습니다.
증가 폭도 컸습니다.
전체 임금 근로자는 2012년 1,719만 명에서 지난해, 10년 새 1,978만 명으로 15.1% 증가했습니다.
반면 이 중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는 102만 명으로, 2012년 79만 3,000여 명보다 22만 7,000명이 증가했습니다. 증가율만 28.6%로 가파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는, 전일제 일자리 등 더 많은 시간을 일하길 원하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쩔수 없이 시간제 근로를 택한 이들을 뜻합니다.
이들이 많이 늘었다는 건, ‘원하는 일자리’ 공급이 충분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청년층 “취업시장 위축”.. 고령층 “휴·폐업, 권고 사직 등”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를 연령대로 살펴보면 고령화로 인해 인구 규모가 늘어난 50대 이상의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50대 이상에서 2012년 28만 7,000명에서 지난해 47만 명으로 연평균 5% 늘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청년층(15~29세)은 22만 7,000명에서 29만 명으로 연평균 2.5%씩 증가했고 30대가 9만 7,000명에서 10만 4,000명으로 연평균 0.7% 늘었습니다.
40대는 18만 2,000명에서 15만 6,000명으로 연평균 1.6%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청년층은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고령층은 휴·폐업, 권고사직 등의 영향으로 원치 않게 시간제 근로시장에 투입됐다는게 한경연의 분석입니다.
실제 지난 4월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청년층(15∼29세)의 체감 실업률이 17.5%로 전 연령대(9.1%) 수준을 웃돌았습니다.
지난해 5월 고령층(55∼64세) 대상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를 물어본 결과 ‘사업 부진, 휴·폐업’ 때문이 30.9%로 3명 중 1명꼴로 가장 많았고,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가 10.9% 순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 ‘생계형’.. 청년층 13만 명↑ “가장 많이 늘어”
비자발적 시간제 일자리를 구한 이유(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로는 60.8%, 즉 10명 중 6명 정도가 ‘당장 생활비 등 수입이 필요해 시간제 일자리를 구한 ‘생계형’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원하는 분야 일자리가 없어서’가 17.2%, 다음은 ‘육아·가사 등 병행’(5.5%),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어서’(3.4%)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세부적으로 ‘생계형’ 시간제 근로자는 청년층에서 가장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2년 7만 1,000명이던게 지난해 13만 4,000명으로 10년 새 연평균 6.6% 늘었습니다.
50대 이상은 23만 4,000명에서 36만 1,000명으로 연평균 4.4% 증가했고 30대·40대는 연평균 1.7%, 4.4% 각각 줄었습니다.
일자리의 질과 구직기간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한경연은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구직기간이 길어진 것”이라며 “시간제 일자리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청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체 시간제 근로자 중 비자발적 종사자 비중은 2021년 기준 43.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곱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OECD 38개국 가운데 데이터 집계가 가능한 30개 국의 평균치는 29.1%로, 1.5배 수준입니다.
관련해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지난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증가세가 임금근로자보다 더 가팔랐다는 것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을 통한 민간 활력 제고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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