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79% 여름철 집중... 등산스틱, 골프채 놓고 대피하세요

기후변화로 낙뢰 발생 더 잦아져
우리나라 한 해 평균 10만회 관측
낙뢰 위험시 바로 건물 안으로 대피해야

10일 오후 5시 33분쯤 강원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설악해변에서 벌어진 낙뢰사고로 남성 1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당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지난 10일 오후 강원 양양군 설악해변에서 낙뢰를 맞고 쓰러진 조모(36)씨가 11일 오전 끝내 숨졌다.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낙뢰는 인명피해는 물론 화재 등 시설 피해도 야기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3일까지 대기불안정이 계속되면서 낙뢰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낙뢰를 피하려면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번개와 천둥이 치면 건물 안으로 바로 대피해야 한다.

낙뢰는 번개의 일종으로 전체 번개의 약 10%에 달한다. 번개는 구름 안에서 일어나는 불꽃의 방전 현상인데, 이 중에서도 구름 하단의 음전하와 지면으로 유도된 양전하 사이에 발생하는 방전을 낙뢰라 부른다. 낙뢰는 적란운이 발달하고 비가 오는 조건에서 발생하기 쉽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국지성 호우와 대기불안정이 잦아지면서 지구 곳곳에서 낙뢰가 증가하고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의 2022 낙뢰연보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한 해 평균 10만8,719회의 낙뢰가 관측됐다 2022년에는 3만6,750회의 낙뢰가 있었고, 2021년에는 12만4,447회나 관측됐다. 낙뢰가 가장 많이 관측된 계절은 여름이다. 지난 10년간 낙뢰의 약 79%가 6~8월에 집중됐다.

낙뢰로 인한 인명피해는 드물지만 계속되고 있다. 2020년 8월에는 북한산 만경대를 오르던 등산객 두 명이 낙뢰를 맞아 추락했고 이 중 한 명이 숨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9~2018년 10년간 낙뢰로 인한 사상자는 46명, 재산피해도 748건에 달했다.

낙뢰를 피하려면 낙뢰 예보가 있을 때 외출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기상청의 '날씨누리' 사이트와 '날씨알리미' 애플리케이션(앱)은 낙뢰 예보 및 알림을 제공한다. 그러나 외출을 해야 한다면 '30-30 안전규칙'을 지켜야 한다. △번개가 친 이후 30초 이내에 천둥이 울리면 즉시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마지막 천둥소리가 난 후 30분 정도 더 기다린 후에 움직이는 것이다. 대지로 떨어지는 낙뢰의 특성상 천둥소리가 바로 들리는데 이 특성을 이용한 수칙이다.

낙뢰를 피할 때는 자동차나 건물 안, 지하로 대피해야 한다. 산 위의 암벽이나 키 큰 나무 밑은 위험하다. 또 평지에서는 몸을 낮게 하고 물기가 없는 움푹 파인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다. 등산용 스틱이나 우산, 골프채, 낚싯대 등 긴 물건은 몸에서 멀리해야 한다. 전기제품을 쓰고 있을 경우 플러그를 빼고 1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당분간 대기불안정과 기압골에 의한 강수가 계속되면서 천둥∙번개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에는 중부지방과 전라권 내륙, 경상권(경남권 해안 제외), 제주도 산지에 소나기가 오겠다. 기상청은 12일에는 낮부터 저녁 사이 경기동부와 강원도, 충북, 경상권 내륙에, 13일 오후에는 강원 내륙·산지, 경북 북동산지, 경북 북부 동해안에 돌풍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와 우박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