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 회장 장남 2대 주주 등극... 4세 승계 속도

김은영 기자 2023. 6. 9. 07: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구본걸(65)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30)씨가 최대 주주로 있는 조경회사 고려디앤엘이 LF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고려디앤엘의 LF 주식 비율은 8.79%로 구본걸 회장(19.11%)에 이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고려디앤엘은 LF의 승계작업을 위한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인적 분할 당시 LF네트윅스로부터 LF 주식 180만6000주(6.18%)를 이전받은 고려디앤엘는 이후 LF 주식을 여러 차례 매수해 지분율을 늘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남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 지주사 지분 매입
구본걸 회장 이어 2대 주주로 올라
전문가 “비상장사 통한 그룹 지배권 확보는 보편적 승계 방법”

구본걸(65)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30)씨가 최대 주주로 있는 조경회사 고려디앤엘이 LF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선 가족 비상장사를 통해 꾸준히 지주사의 지분율을 늘려온 4세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려디앤엘은 이달에만 세 차례에 걸쳐 LF 주식을 매수했다. 이에 따라 고려디앤엘의 LF 주식 비율은 8.79%로 구본걸 회장(19.11%)에 이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순 전 고려조경 부회장은 지분율 8.55%로 3대 주주로 밀려났다.

그래픽=정서희

구씨는 개인 주식으로도 LF 주식 1.18%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구씨의 LF그룹 내 지배력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구씨는 현재 LF에서 근무는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LF 관계자는 “고려디앤엘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지분을 매수한 것으로, 공시된 내용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했다.

구 회장은 고(故) 구인회 LG 창업주의 손자이자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이다. 2007년 LG상사 패션사업부를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LG패션을 설립하고, 2014년 사명을 LF로 변경했다.

고려디앤엘은 LF의 승계작업을 위한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LF네트웍스로부터 인적분할된 후 설립된 신설법인으로, 분할 당시 법인명은 고려조경이었으나 그해 10월 고려디앤엘로 상호가 변경됐다.

인적 분할 당시 LF네트윅스로부터 LF 주식 180만6000주(6.18%)를 이전받은 고려디앤엘는 이후 LF 주식을 여러 차례 매수해 지분율을 늘렸다. 1년 사이 주식은 256만9797주, 지분율은 8.79%로 늘었다.

고려디앤엘은 구씨가 지분 91.58%를, 나머지는 구본걸 회장의 장녀 구민정씨가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조경공사 및 관리, 원예 판매 등을 하는 법인으로 범(汎)LG가(家) 기업들과 주로 거래하고 있다. 작년에 매출 252억원, 2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은 약 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부터는 ‘더 베르’라는 이름으로 꽃 정기구독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더 베르는 최근 홈페이지 및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며 사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 및 판매처를 통해 ‘LF 공식 프리미엄 플라워 브랜드’라고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LF 관계자는 “LF와 관계없는 사업으로 왜 그렇게 홍보가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해당 회사에 문의를 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려디앤엘이 운영하는 더베르. 'LF 공식 프리미엄 플라워 브랜드'로 소개되고 있다. /더베르 인스타그램

패션업계에선 가족 비상장사를 가업 승계 수단으로 활용하는 곳이 많다. 비상장사에 지주사 주식을 넘기고 지분을 확대해 증여세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휠라코리아는 윤윤수(77) 회장 일가의 개인 회사 피에몬테를 통해 올해만 25차례 휠라홀딩스의 주식을 매수했다. 이로 인해 올 초 26.34%였던 이 회사의 휠라홀딩스 지분율은 29.84%까지 늘어났다.

피에몬테는 윤 회장(75.18%), 케어라인(20.77%), 장남 윤근창(49) 휠라홀딩스 대표(4.05%)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케어라인은 윤 사장이 최대주주(60.20%)로 있는 전동 스쿠터 제조 판매 회사다.

또 F&F그룹은 최근 김창수(62) 회장의 가족 회사인 에프앤코가 지주사인 F&F홀딩스 지분 2.22%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매수하면서 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오너 2세가 지분을 많이 가진 비상장회사를 통해 지주회사 격인 회사 지분을 인수해 그룹의 지배권을 확보하는 건 국내에선 보편적인 기업 승계 방법”이라며 “증여세를 내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들이 일감 몰아주기 등 편법을 동원하지 않도록 상법을 고쳐 감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