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디지털 기미 음식

2023. 6. 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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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폐로 하늘의 공기를 호흡하고 땅에서 생산되는 음식을 섭취함에 있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음식을 이야기 할 때 가장 선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예로부터 "약으로 보하는 것이 음식으로 보하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과 함께 '비시불식(非時不食)이라'고 하여 때가 아닌 음식은 먹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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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

인간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폐로 하늘의 공기를 호흡하고 땅에서 생산되는 음식을 섭취함에 있다. 그렇다면 세상에 있는 음식 중에 과연 어떤 것을 먹을 것인가? 그리고 일년 중 어느 때에 어떤 것을 먹고 어떤 것을 피해야 하는가?

무엇을 먹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음식을 이야기 할 때 가장 선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맛있고 영양가 있는 것에 최고의 비중을 두며 음식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음식의 성질(氣)과 맛(味)인 기미(氣味)를 중요시 한다.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에는 기미가 있다.

옛 선현들은 음식의 성질을 사기(四氣)와 오미(五味)라는 기준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해 놓았다. 여기서 사기(四氣)란 따뜻하고(溫), 뜨겁고(熱), 서늘하고(凉), 차가운(寒) 4가지 기운을 말한다. 이는 자연의 4계절인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은 기운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생강, 파, 마늘, 부추, 옻닭 등 따뜻하고 뜨거운 음식들은 손발이 차거나 배가 찰 때 도움이 된다. 밀가루, 보리, 맥주, 냉면, 회, 돼지고기 등 서늘하고 찬 음식들은 몸에 열이 많은 체질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음식은 다섯 가지 맛, 즉 5미(五味)를 지니고 있다. 5미의 신맛은 간(肝)에, 쓴맛은 심(心), 단맛은 비(脾), 매운맛은 폐(肺), 짠맛은 신장(腎臟)에 귀경(歸經)된다.

식초처럼 신(酸)맛을 가지고 있는 성분들은 주로 세포의 영양성분인 구연산, 유기산 등이다. 신맛은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고 늘어진 근육을 굳건히 해준다. 신맛은 수렴시키는 성질이 있어 설사로 인한 영양분의 배설을 억제한다.

씀바귀처럼 쓴(苦)맛은 주로 알칼로이드 성분을 함유하고 있고 담즙 분비를 도와 식욕(食慾)을 증진하고, 소화기관에 정체되어 있는 내용물의 배설을 촉진하므로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한 열을 내리기도 한다. 소량의 쓴맛은 건위(健胃) 작용이 있지만, 과하면 복통과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설탕처럼 단(甘)맛을 내는 음식은 아미노산과 당분이 많이 있어 우리 몸에 자양작용을 한다. 그러나 많이 섭취하면 기혈의 흐름을 느슨하게 하므로 위장이 늘어져 소화도 안 되고 심장이 답답해지고 숨이 찬다.

고추같이 매운(辛)맛은 발산하는 기운이 있어 대사를 촉진하고 몸에 활력을 준다. 주로 방향성 정유 성분들이 매운 맛을 띤다. 이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샘을 자극해 과다한 열이나 이물질을 피부로 배설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매운맛이 지나치면 건조한 성질로 말미암아 조직의 체액이 말라 근육과 혈관이 마르고 무력해진다.

소금처럼 짠(鹹)맛의 음식은 장(腸)의 유동운동을 강화하여 굳은 대변을 부드럽게 하므로 윤하(閏下)작용을 한다. 그러나 짠맛은 수축시키는 성질이 있어 과다 복용하면 혈압이 높아진다. 요즘 흔히 단맛을 선호하지만 맛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진료를 하다보면 입에서 특정 맛이 느껴진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쓴맛은 심열, 신맛은 간열, 단맛은 위열, 매운맛은 폐열, 짠맛은 신장에 열이 있는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올바른 식생활은 그 음식이 지니고 있는 성질(氣)과 맛(未)을 숙지하고 봄에는 봄철에 나는 따뜻한 음식을, 여름에는 여름철에 나는 뜨거운 음식을, 가을과 겨울에는 서늘한 기운, 차가운 기운의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열쇠이다.

예로부터 "약으로 보하는 것이 음식으로 보하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과 함께 '비시불식(非時不食)이라'고 하여 때가 아닌 음식은 먹지 말라고 했다. 제철에 나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식생활이 예나 지금이나 무병장수를 위한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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