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분양가에…서울 분양권 거래 급증
1분기 거래량의 두배 넘어
신축 청약의 대안 부상
적은 돈 투자해 1~2년 보유
완공 후 신축프리미엄 기대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분양권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앞으로도 분양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수요자들이 과거 분양가로 공급된 분양권과 조합원 입주권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전매제한 완화 등 분양권 거래 규제 완화를 실시한 터여서 투자 수요도 분양권 거래로 몰리고 있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5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전매 거래량은 10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분기 전체 거래량(50건)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지난 4월에는 52건, 지난달에는 50건이 거래됐다. 5월 거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거래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초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아파트 분양권에 대한 전매제한을 완화한 바 있다. 수도권 기준으로 최대 10년이었던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3년으로 축소됐다.
전매제한이 완화되면서 분양권 거래가 풀렸고, 실수요 및 투자 수요가 분양권으로 몰리면서 분양권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인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지난달 18억원에 거래됐다. 이곳은 같은 평형이 13억원에 분양됐다. 지난해 말 청약 당시만 해도 "비싸다"는 인식에 일부 평형이 미달되기도 했던 곳인데, 최근에는 오히려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것이다.
지난달 3일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주상복합 전용 84㎡는 14억1485만원에 손바뀜됐다. 이전 최고가인 11억8000만원과 비교해 2억3500만원가량 올랐다. 강동구 천호동 '강동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 전용 84㎡, 동작구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 전용 59㎡도 이전 최고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분양권 호가도 오르고 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센텀퍼스트' 전용 84㎡ 분양·입주권 가격은 최저 10억원부터 최고 12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동일 면적 일반 분양가는 최저 9억1170만원부터 최고 9억6480만원이었는데 최대 2억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의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11억2930원에 거래됐는데, 분양가보다 2억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안양시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도권임에도 분양가가 10억원일 때만 해도 '비싸다'는 인식이 많았는데, 요즘 그런 가격의 공급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까 '분양가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게 손해'라는 생각이 퍼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매제한 완화로 분양권 거래 시장이 열린 데다 최근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실수요자들은 1~2년 전 분양된 신축 아파트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올 초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4월 7일부터 공공택지와 규제지역 분양권 전매 기간은 분양 시점으로부터 3년, 과밀 억제 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됐다.
전세가 하락으로 '갭투자'가 여의치 않은 환경에서 당장 전세 수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분양권 투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생겼다. 준공까지 2년 정도 남은 분양권을 매수한 뒤 준공 직전에 팔기 위한 수요다. 이러한 투자 수요가 붙으면서 본청약에서 미달됐던 서울 수도권 단지들이 결국 완판되고 있다.
그러나 전매제한은 풀렸어도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은 통과되지 않아 실거주 의무가 붙어 있는 분양권 구매 시 최악의 경우 '실거주'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국회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대한 실거래 의무를 폐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갭투자 증가 우려에 아직 법안소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3년 뒤 공급 축소로 인해 신축 몸값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면서 "다만 실거주 의무 폐지가 통과되지 못하면 투자 수요로 진입한 사람들은 큰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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