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보인 줄, 애국가로 바꿔달라”… 현충일 묵념사이렌에 놀란 시민들

조재현 기자 2023. 6. 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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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사는 직장인 강유상(24)씨는 6일 오전 10시 ‘현충일 추념식 묵념사이렌’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일주일 전에도 새벽에 큰 소리로 경계경보음이 울려 잠을 설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휴무일이어서 늦게까지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자 지난 경계경보 일이 생각나서 식겁했다”며 “이번에는 진짜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사이렌이 울린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이모(25)씨는 “트라우마가 생긴 건지 사이렌이 울리는 순간 공포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17개 시·도 경보통제소는 전국 2715대 민방위 경보단말기에서 1분간 ‘민방공 경계경보’와 동일한 사이렌을 울렸다.

현충일인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입구에서 시민들이 10시 사이렌 소리에 맞춰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6일 현충일 추념식을 맞아 오전 10시부터 1분간 사이렌이 울리자, 시민들 사이에서 일주일 전 새벽 경계경보 사이렌이 떠올라 무서웠거나 놀랐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트위터 실시간 키워드 1위는 ‘사이렌’이었다. 트위터에 이를 검색해보니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린다” “전쟁 난 줄 알고 손을 벌벌 떨었다” 등의 글이 4070여건 올라와 있었다.

이른바 ‘사이렌 트라우마’가 생겨나자 현충일 사이렌을 애국가 등 다른 소리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네티즌은 “경계경보 사건도 있고 구분을 위해서라도 묵념사이렌은 애국가 등으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사이렌이 울리기 전에 사전 안내방송이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사이렌이 울리지 않아 이를 못 들은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효진(25)씨는 “오전에 사이렌이 울리기로 한 시각보다 10~15분 지나고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며 “저번엔 경계경보 오발령으로 놀라게 하더니, 정작 긴급한 순간에 안 울리면 어쩌나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정상준(26)씨도 “오전 10시가 돼도 사이렌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 인터넷에 관련 키워드를 여러 번 검색하고서야 울리는 데가 있고 안 울리는 데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사이렌을 담당하는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 측은 문제없이 모든 지역에 사이렌을 울렸다는 입장이다.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 관계자는 “오늘 현충일 행사가 진행되는 곳을 포함해 전국에 사이렌을 울렸다”고 했다.

앞서 홍종완 행정안전부 민방위심의관은 지난 5일 “지난달 31일 북한 정찰위성 발사로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가 발령돼 국민이 놀라신 사례가 있다”면서 “이번 현충일 추념식 묵념사이렌은 적기의 공격에 따른 민방공 경보 사이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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