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미호종개·삵 사는 도심 하천 갑천…‘국가습지보호지역’ 됐다

윤희일 기자 2023. 6. 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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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습지호보지역으로 지정된 대전 갑천. 대전시 제공

대전의 도심을 흐르는 하천인 갑천이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대전이 자연 친화적인 도시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대전시는 갑천의 자연하천 구간이 5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고시됐다고 밝혔다.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서구 월평·도안·가수원동, 유성구 원신흥동 일원 약 90만㎡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축구장 126개에 해당하는 광활한 면적이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도안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 바로 앞에 있다.

갑천에 서식하는 수달. 대전시 제공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도심 안에 자연성이 높은 하천습지의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달, 미호종개, 혹고니, 호사비오리와 Ⅱ급인 삵, 고니, 대모잠자리 등 490여 종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대전시와 금강유역환경청은 향후 습지에 대한 세부 조사를 하고 훼손된 지역을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갑천 습지를 보전하기 위한 계획도 수립하게 된다.

갑천의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은 10여 년에 걸친 노력의 결과다. 대전시는 2012년과 2013년 환경부에 갑천에 대한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습지보전법의 습지 범위에 하천이 포함되지 않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 못했다. 2021년 1월 습지보전법이 개정되면서 습지의 범위에 하천이 포함됐고, 대전시는 갑천의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다시 도전했다. 시는 습지 지정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를 하고 환경·시민·종교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한 회의를 열어 습지 지정의 당위성과 시민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쏟았다.

갑천에 사는 삵. 대전시 제공

이후 갑천의 습지보호지역 지정 요건이 충족되면서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갑천 습지보호지역 지정계획을 수립했다. 이어 올 3월 지역 의견 수렴, 5월 관계 중앙행정기관 협의 및 국가습지심의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최종 지정·고시했다.

신용현 대전시 환경녹지국장은 “대전의 허파인 갑천이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대전시민이 갑천의 우수한 생태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중앙행정기관과 협력해 갑천을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공간으로 보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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