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로 떠난 첫 이민자 발자취 찾아… LA서 인천까지 92일간 ‘연어의 귀환’
사탕수수농장·공동묘지 등 방문... 해외이민 1세대 아픈 역사 살펴봐
“120년 전 선조들의 미국 이민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4일 오전 10시30분께 인천 중구 을왕동 왕산마리나. 한인 이민 120주년을 기념해 미국 LA에서부터 인천까지 92일 간의 요트 횡단을 한 원정대가 탄 대항해용 선박 이그나텔라가 닻을 내린다. 요트에는 ‘인천의 재외동포청 유치를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남진우 원정대장(63)을 비롯해 유도열(69)·박상희(54)조셉 장(49) 대원 등 모두 까맣게 탄 얼굴로 활짝 웃으며 마중 나온 가족들에게 손을 흔든다. 앞서 원정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마리나 델 레이항에서 지난 3월4일(현지시각) 출발해 하와이, 사이판, 경상남도 통영 등 총 1만4천여㎞를 92일 동안 항해해 이날 인천에 도착했다. 원정대는 도중 하와이에서 선조들이 일한 사탕수수 농장과 공동묘지를 찾는 등 해외 이민을 떠난 1세대 선조들의 역사를 살펴보기도 했다.
지난 1902년 12월22일 인천 제물포항에서 하와이를 향한 첫 이민선이 출항, 모두 102명의 첫 이민자들이 겔릭호에 몸을 싣고 미국 하와이로 이민을 갔다. 이듬해 1월13일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도착한 이민자들은 오아후 섬의 와이알루아 사탕수수 농장에서 고된 일을 하며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남 대장은 “120년 전 102명의 선조들이 인천에서 하와이 등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그 항로를 역으로 거슬러 왔다”며 “망망대해에서 폭풍우 등 궂은 날씨 탓에 험난했던 당시 상황을 느껴봤다”고 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해외 이민을 선택하는 등 희생한 선조들의 마음을 이해했다”며 “인천에 750만 재외동포들을 위한 재외동포청이 생겨 너무 감격스럽다”고 했다.
이날 인천시와 인천요트협회는 ‘연어의 귀환’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원정대의 인천 도착을 환영했다. 원정대원의 가족 등 200여명은 “웰컴 투 인천!”, “수고했어”를 외치며 원정대의 무사 복귀를 축하했다. 박 대원의 아들 박준호군(17)은 “태평양 횡단이라는 어려운 일을 해낸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심상열 인천요트협회 회장은 “힘든 여정을 무사히 마친 원정대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이번 항해를 통해 인천 시민들에게 선조들의 역사와 요트의 매력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시는 5일 오전 11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유엔거버넌스센터(UNPOG)에서 열리는 재외동포청 공식 출범 기념행사에서 원정대의 태평양 요트 횡단 성공을 축하하고,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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