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불허한 서울시…동성혼 합법화 법안까지 발의됐지만, 여전히 여론은 ‘반대’
동성혼 합법화, 日선 72% 찬성…한국은 40%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 51%…2년 전보다 7%p 감소
2015년부터 매년 여름 서울 도심에서 열렸던 성(性) 소수자 축제 ‘서울퀴어문화축제(이하 퀴어 축제)’를 올해는 못 볼 수도 있다. 서울시가 주최 측이 낸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반면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도 가세해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퀴어축제와 동성혼에 대한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여론은 아직 둘 모두에 대해 부정적이다.

◇서울광장서 열린 작년 퀴어 축제에 동성애자인 골드버그 美 대사 참가
퀴어 축제는 2000년 이후 매년 여름 열리고 있다. 2015년부터는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지난해 축제에는 1만3000명이 참가했다. 당시 동성애자인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연설자로 무대에 올라 “어느 곳에서의 차별도 반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번 퀴어 축제 서울광장 개최를 불허했다.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6월 30일~7월 1일 서울광장 사용을 신청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와 기독교 단체 CTS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 2건을 심의했고, CTS문화재단의 손을 들어줬다.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가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서 우선순위인 어린이·청소년 관련 행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퀴어 축제 주최 측은 다른 곳에서 행사를 열겠다며 장소를 찾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는 동성혼 합법화 법안이 처음으로 발의됐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낸 민법 개정안은 민법상 ‘혼인의 성립’을 ‘이성 또는 동성의 당사자 쌍방의 신고’로 이뤄지는 것으로 규정했다. 또 ‘부부’와 ‘부부’를 정의하는 조항에 동성 부부와 부모도 포함했다. 이 법안에는 국민의힘 소속 김예지 의원도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동성혼 합법화는 최근 국제적인 이슈다. 장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현재 총 33개 국가에서 동성 간 혼인을 제한 없이 인정하고 있다”며 “제4차 UN국가별정례인권검토를 통해 미국과 뉴질랜드, 아이슬란드가 ‘동성혼 법제화’에 대해 한국 정부에 질의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이 처음으로 동성 간 혼인을 제도화했다. 일본에서는 주요 7국(G7) 중 동성혼이 허용되지 않는 국가는 일본 뿐이라며 논란이 됐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지난 3월 동성혼을 법제화하는 민법 개정안을 중의원에 제출했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동성혼에 찬성하는 비율은 2015년 41%에 그쳤지만, 지난 2월에는 72%로 높아졌다.
◇성 소수자에 호의적인 사람들도 56%는 “퀴어 축제에 불쾌한 노출 금지해야”
하지만 국내 여론은 퀴어 축제나 동성혼 법제화에 우호적이지 않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7월 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응답자의 52%는 퀴어 축제 개최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23%에 그쳤다.
퀴어 축제를 도심에서 개최하는 것에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퀴어 축제는 도심이 아닌 도시 외곽 지역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42%, ‘퀴어 축제는 도시에서 개최해도 문제 없다’는 29%였다. 서울시가 퀴어 축제 주최 측에 서울광장을 이용해도 되는지 허가하거나 불허하는 형식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이 60%로 높았다. 퀴어 축제의 특수한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별적 행정’이라며 반대하는 응답은 22%에 그쳤다.
성 소수자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가진 응답자들 중에서도 퀴어 축제가 서울광장을 이용하는 것에 허가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47%로, ‘차별적 행정’(36%)보다 높았다. 또 이들 가운데 56%는 불쾌감을 주는 치장·노출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복장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성혼에 대해서도 여론은 부정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동성혼 법제화에 ‘찬성’은 40%, ‘반대’는 51%로 집계됐다. 반대 응답이 찬성보다 높지만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동성애 인식은 다소 악화됐다.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라고 본다’는 응답은 51%, ‘그렇지 않다’는 42%로 집계됐다. 2년 전 같은 질문에서 ‘사랑의 한 형태다’는 58%, ‘그렇지 않다’는 33%였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동성애와 관련한 차별을 줄이고 있다. 국내도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며 “이제 이혼이나 부부가 자녀를 낳지 않는 것을 문제삼지 않는 것처럼 동성애도 사적인 영역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과 달리 퀴어 축제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동성애가 사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영역으로 나오는 것이고 아이들도 볼 수 있다”며 “자녀나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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