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이라더니 도보 29분”… ‘관악산 자락’ 편의점 하나 없어 ‘막막’[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

조은임 기자 2023. 6. 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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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고도 20분”... 입지 ‘취약’
편의점 찾으려면 한 정거장은 걸어야
신우초 맞닿은 ‘초품아’·관악산 ‘숲세권’ 강점도

정보 홍수 시대. 부동산 정보도 예외는 아닙니다. 독자들 대신 직접 분양 예정 단지들을 가봅니다. 실수요자가 누구냐에 따라 강점이 약점이 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입니다.[편집자주]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316-62 일원의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 공사현장. 관악산 자락 경사진 부지를 깎아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부분은 차후 옹벽으로 조성될 예정이다./조은임 기자

지난 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신림선)에서 내려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대우건설 시공)’ 현장을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지하철역 출구로 나와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검색해보니 현장까지 거리는 1.4km. 도보로는 29분이 걸리는 거리였다. 무더운 날씨를 감안해 마을버스를 타기로 했지만, 버스 정류장으로 가기 위해선 도림천과 4차선 도로 사이의 횡단보도 2개를 건너야 했다. 3정거장만 가면 현장이었지만, 현장을 지나가는 마을버스 3대의 배차시간은 모두 10분을 넘겼다. 지하철역 출구에서 현장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총 20분이 걸린 셈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육교였다. 정류장에서 부지로 가기 위해선 횡단보도 대신 육교를 건너야 했다. 다만 조감도에 횡단보도로 표기돼 있다는 점에서 완공 후에는 육교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육교 아래서 건네받은 홍보물에는 ‘신림선, 2호선 및 강남순환로를 통해 강남, 여의도 등 도심권으로 편리하게 이동 가능’하다는 문구가 있었다. 현장까지 오는 길은 ‘편리’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는데도 말이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삼성동시장 버스정류장. 저 멀리 4차선 도로와 도림천 너머로 '서울대벤처타운역'이 보인다./조은임 기자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지하철역에서 가깝다는 점과 주변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통상 역세권 아파트는 역과 단지의 거리가 반경 500m인 곳을 의미한다. 그 거리가 1.4km인 단지는 역세권이라고 보긴 어렵다. ‘강남권 30분’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단지에서 신림선인 ‘서울대벤처타운역’까지만 최소 20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남권 1시간’으로 보는 게 적절할 것이다.

‘도심 인프라’ 또한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파트가 들어서는 신림3구역은 40년이 넘은 단독·다가구 주택이 관악산 자락을 따라서 이른바 ‘산동네’를 이루던 곳이다. 부지 뒤 편에는 사찰과 점집, 가건물 등이 드문드문 있었다. 이 곳을 재개발 한데다 57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다 보니, 인근에는 편의점 하나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신림 1구역(4104가구), 2구역(1487가구)도 재개발 절차를 밟고 있어 사정은 비슷하다. 실제 생수 한 병을 사기 위해서 버스 한 정거장을 걸어야 할 정도였다. 이 곳 3구역 다음으로 사업 속도가 빠른 2구역은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이다. 해당 단지가 완공되면 최소 4~5년은 아파트 상가가 이 일대 편의시설의 전부일 가능성이 커 보였다.

특히 아파트를 짓기 위해 경사진 부지를 깊숙이 깎아낸 점도 눈에 띄었다. 공사현장 주 출입구인 1번 게이트에서 보면 단지 뒤편은 상당한 높이의 옹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였다. 단지 내 높은 옹벽은 채광·습도 측면에서 주거환경을 저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이는 건설사의 시공능력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바로 옆 2차선 도로가 오르막길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자동차, 버스, 트럭 등이 도로를 오르며 내는 소음이 현장의 공사 진행 소음 만큼 컸기 때문이다. 일대에 대대적인 재개발이 진행 중이라 완공 후 도로변에 인접한 동에 거주할 경우 한동안 소음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서울신우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바라본 '서울대벤처타운 푸르지오' 공사현장 모습. 그 앞으로 육교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신우초등학교가 있다./조은임 기자

반면 장점도 명확했다. 단지 바로 옆 신우초등학교가 위치한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였다. 신혼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는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림여자고등학교도 도보 가능한 거리에 있었다. 다만 중학교(광신중학교)가 먼 거리에 있다는 점, 학원가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은 한계로 남는다.

이 아파트는 산과 맞닿아 있는 ‘숲세권’ 아파트이기도 하다. 관악산과 삼성산을 단지 뒤편에 나란히 두고 있어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현재는 수풀이 우거진 가파른 산이지만, 완공과 동시에 산책길을 정비할 경우 환경이 한층 나아질 가능성도 있다.

신림3구역에 이어 2구역, 1구역이 차례대로 완공될 경우 일대 주거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2구역은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이며, 1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신림동 일대에는 신축 아파트가 없어, 인근의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수요는 분명히 있어 보였다. 신림동, 삼성동 구축 아파트의 경우 전용 59㎡가 5억원대, 84㎡는 7억~8억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는 이달 말 분양이 예고돼 분양가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신림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40년이 넘은 빌라들이 모여 있던 곳이 모두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로 재탄생하는 것”이라면서 “분양가는 구축 아파트보다 조금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교통·편의시설·교육 등을 고려한 입지 측면에서는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면서 “하지만 아파트 단지 3면을 산이 둘러싸고 있어 도심 속 산장 같은 거주지를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는 인기를 끌 수도 있겠다”고 했다.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 공사현장 바깥의 모습. 현장은 산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아직 특별한 편의시설을 찾아보기는 어렵다./조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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