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자산가 삶을 아트로 만든다" 문화금융 아트테크 전문가

이남의 기자 2023. 6. 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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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석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수석 매니저 " VIP마케팅, 미술·보석·차 아트테크 세미나 기획"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정윤석 수석매니저가 해외 유명작가 아트테크 세미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초여름 무더위가 찾아온 지난 5월23일 오후 직장인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서울 강남구 빌딩 숲 사이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증권맨을 만났다. 서울 강남 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책임지는 정윤석 미래에셋증권 수석 매니저(51)다.

여의도 증권가의 증권맨들이 코스피 그래프를 보고 종목을 분석하는 시간에 정윤석 매니저는 고액 자산가의 라이프스타일을 깊게 들여다본다. 문화금융 생활을 즐기는 자산가들이 늘면서 비금융 자산관리 서비스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가 개최한 '해외 유명작가 아트테크 세미나 초대전'에는 프랑스 원로 작가인 알랭 클레멘트(Alain Clement), 이머징 아티스트인 타니아 마르몰레조(Tania Marmolejo), 스페인 작가인 미겔 앙헬 이글레시아스 페르난데즈(Miguel Angel Iglesias Fernandez) 등 투자 가치가 있는 다수의 해외 유명작가 작품이 소개됐다.

그림으로 조각을 만드는 추상화가 알랭 크레멘트의 작품은 2차원 이미지로 3차원 조각을 볼 수 있는 오묘한 매력을 전해 인기를 끌었다. 정 매니저는 "100세 시대에 자산가의 니즈는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에 투자해 돈을 버는 단순한 투자에서 삶을 즐기고 투자 수익을 내는 문화금융 투자로 업그레이드됐다"며 "고객들의 달라진 니즈를 반영해 금융과 문화예술의 솔루션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VIP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24년 WM노하우, VIP마케팅 확대


1999년 대신증권에서 근무를 시작한 정 매니저는 개인과 법인에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관리와 세무·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이빗뱅커(PB)로 지난 20년간 활약했다. 2002년 삼성증권과 2006년 대우증권에 이어 2017년 미래에셋증권에 자리를 옮겨 VIP자산관리 컨설팅 업무를 맡으면서 '아트테크'에 주목했다.
아트테크는 '아트(Art)'와 '재테크(Tech)'의 합성어로 예술품을 구입해 저작권료와 매매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NFT거래플랫폼에 위탁해 소유권 분할 판매하고 전문 갤러리를 통한 전시회, PPL활동 등 부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한국 미술시장에서 거래한 미술품 유통액은 1조377억원에 달한다. 2021년 7563억원보다 37.2% 늘어난 규모다.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가 '해외 유명작가 아트테크 세미나 초대전'을 개최했다./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는 정부가 법제화를 추진 중인 토큰증권(STO) 발행을 앞두고 올 2월부터 아트테크 전시회를 열고 있다.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자산뿐만 아니라 저작권, 지식재산권 같은 무형자산을 토큰 발행에 자산가의 관심이 늘고 있어서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토큰증권 시장은 법제화가 예상되는 2024년 34조원에서 2030년 367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정 매니저는 "토큰증권은 실물자산부터 무형자산까지 ETF보다 투자 대상범위가 넓다"며 "자본시장에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날 아트테크 세미나에는 정 매니저의 오랜 고객인 60대 자산가가 직접 미술품에 투자하고 자신의 그림도 전시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매니저는 "대형 병원 재무팀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다가 은퇴한 A씨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면서 미술품에 투자하는 자산가"라며 "서양화에 관심이 있는 A씨가 전시회를 통해 감명받았고 미술품 투자를 문의, 자신의 전시회를 기획하자고 상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소 고객과 금융상품, 부동산 투자 등을 상담할 때보다 예술품 등 아트테크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다"며 "고객이 투자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내는 게 PB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의 아트테크 세미나 주제는 미술에서 보석, 차로 다양하다. 지난 2월에는 매듭 페인팅을 창안한 신성희 화백, 3월 '보는 서예' 이승우 서예가, 4월 보석작품 전시회 등을 열었다.

오는 6월에는 보이차를 소개한다. 오랜 숙성 과정을 거친 보이차는 향이 깊어 자산가들이 즐기는 차로 꼽힌다. 정 매니저는 "다음달 세미나는 향긋한 보이차를 마시며 아트테크 투자를 제시하는 문화금융 강의시간이 될 것"이라며 "차 한잔과 새로운 트렌드 투자 방법을 전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금융, 아트테크 WM서비스 선보인다


아트테크 세미나를 기획하는 정 매니저의 취미생활도 바뀌었다. 평소 관심이 없던 미술 전시와 공연을 즐겨보는 문화인이 됐다. 지난해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아트쇼'에 방문한 그는 세계적인 화가 피카소 작품부터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작가의 TV작품을 즐기는 많은 사람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기도 했다.

정 매니저는 "예술은 특정인의 취미생활인 줄 알았는데 어릴적 교과서에서 보던 작품을 회상하고 새로운 공연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자산가들이 관심을 갖는 아트테크 트렌드를 제시하는 WM 서비스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정 매니저가 말하는 아트테크의 장점은 절세다. 예컨대 A씨가 5년 전에 7000만원에 산 그림을 1억2000만원에 팔았다고 가정해보자. A씨는 미술품 양도로 인해 5000만원의 양도차익이 생겼지만 세금은 양도차익이 아니라 양도가액에 따라 계산된다.

양도가액 1억2000만원에서 필요경비로 80%를 공제한다. 나머지 금액 2400만원에 22% 세율을 곱해 528만원이 부과되는 셈이다. 만약 A씨가 10년 넘게 미술품을 소장하다 양도한 경우라면 필요경비율은 90%가 적용돼 세금은 264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생존작가의 작품을 구매해 매매한 양도차익에도 세금이 과세되지 않는다. 또한 문화재보호법상 국가지정문화재를 양도하거나 미술품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넘기는 경우도 비과세가 적용된다.

정 매니저는 "4번째 세미나는 60세 이상 고령 자산가들 뿐 아니라 20·30대 젊은 자산가의 참여도가 높았다"며 "값비싼 그림과 보석을 조각 투자하는 새로운 투자방법에 MZ 투자자들이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파이낸스센터 1층에서 근무하는 정 매니저는 미래에셋증권의 영화배우로 불린다. 시원한 이목구비를 지닌 그가 초고층 빌딩 안에서 예술, 공연에 매진하는 모습에 고객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정 매니저는 "자산관리 전문성을 갖춘 PB, 자산가의 삶을 아트로 만드는 금융예술인으로 선진화된 문화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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