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옛날이 그리워요"…35년 만의 공업축제에 울산 도심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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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4시 울산 남구 공업탑 로터리에서는 1980년대를 끝으로 열리지 않았던 울산공업축제가 다시 막을 올렸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산업수도 울산을 상징하는 대규모 행사로 수십 년 만에 다시 열리는 공업축제를 보기 위해 우비를 쓰거나 우산을 든 시민 1천200여 명이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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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까지 태화강국가정원 일대서 256개 부스·32개 공연 선보여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오늘 '울산을 울산답게, 꿈의 도시 울산'을 만들 '굴뚝 대장정'을 다시 시작합니다!"
1일 오후 4시 울산 남구 공업탑 로터리에서는 1980년대를 끝으로 열리지 않았던 울산공업축제가 다시 막을 올렸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산업수도 울산을 상징하는 대규모 행사로 수십 년 만에 다시 열리는 공업축제를 보기 위해 우비를 쓰거나 우산을 든 시민 1천200여 명이 모여들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공업탑 꼭대기에 있는 지구본을 본떠 만든 '울산의 시계'에 달린 터치 버튼을 눌러 공업축제의 부활을 알렸다.
8.8m 높이 공업탑 위로 폭죽이 쏘아 올려지자, 시민들 사이에서 '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 공업탑부터 태화강 국가정원까지 3㎞ 구간에서 퍼레이드가 이어지며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흰 제복을 입은 해군 군악대가 선두에 서서 행진곡을 연주했다.
울산 5개 구·군을 대표하는 축제 행렬과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 근로자들도 저마다 업종이나 회사의 특색을 담아 만든 퍼레이드카와 함께 행진했다.
행진 구간을 따라 늘어선 시민들은 퍼레이드카가 지나가자 크게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35년 만에 열린 공업축제에 중장년층은 과거 향수에 젖은 모습이었다.
울산에서 나고 자랐다는 김종일(63) 씨는 "어렸을 때 친구들과 공업축제 퍼레이드 뒤를 따라다니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며 "35년 만에 다시 열린다니 감회가 새롭고 그때가 그리워진다"고 회상했다.
젊었을 때 공업축제를 보곤 했다는 80세 김모 씨는 "옛날에 공업축제를 할 때는 울산이 한창 발전할 시기였다"며 "그때도 위상이 대단했는데 이렇게 다시 한다니 너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축제를 본 적 없는 젊은 층은 생경하거나 신기해했다.
친구와 함께 축제를 보러 온 황준(24) 씨는 "이런 축제를 본 적이 없는데 이번 축제를 계기로 울산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로 공업이 있었다는 걸 되새기게 됐다"고 했다.
울주군에 거주하는 나재은(25) 씨는 "코로나가 끝나고 이렇게 큰 대면 축제는 처음인데 신기하고 재밌다"고 웃었다.
고등학교 3학년생 정석교(18) 군은 "수십 년 동안 안 열렸다가 다시 열리는 게 신기하다"며 "퍼레이드가 멋져 기분이 들뜬다"고 말했다.
이날 퍼레이드가 2시간가량 이어지며 인근 도로에서는 교통체증이 빚어지기도 했다.
퍼레이드가 열린 도로를 가로지르기 위해 대기하던 운전자 김국환(34) 씨는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 20분째 꼼짝을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행진 행렬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낼 게 아니라 중간에 좀 잘라서 자동차 통행도 가능하게 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답답해 하기도 했다.
이날 퍼레이드를 위해 울산 남구 중앙로 달동사거리∼태화로터리 구간이 전면 통제돼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됐다.
삼산로, 돋질로, 월평로, 팔등로는 부분 통제가 이뤄졌다.
2023 울산공업축제는 1988년 이후 35년 만에 부활한 과거 울산의 대표 축제다.
올해는 '울산에는 울산 사람이 있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이날부터 4일까지 태화강국가정원 남구 둔치 일원에서 산업, 체험, 먹거리 등 256개 부스와 32개 공연이 준비돼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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