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NOW] 국제아동절 73주년 北 "김정은, 어린이 제일 사랑"…김주애는?

최현석 2023. 6. 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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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린이들 [우리민족끼리 캡처]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북한이 1일 어린이날 격인 국제아동절 73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어린이 사랑을 부각하고 나섰다.

라디오 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은 6·1 국제아동절을 맞은 주민들이 "혁명의 미래를 떠메고 나갈 우리 어린이들을 제일로 사랑하시며 후대 사랑의 아름다운 새 역사를 펼쳐 가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다함 없는 고마움의 인사를 삼가 드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6·1 국제아동절은 1949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민주여성연맹 이사회에서 제정된 사회주의권의 대표적인 어린이 관련 명절이다.

이날 북한 전역의 탁아소·유치원에서는 운동회나 학예회 같은 문화·오락 행사를 하거나 공원·동물원 등에 소풍을 간다. 평양에서는 현지 어린이들과 북한 주재 외교관 자녀들이 함께하는 '친선모임'이란 오락 행사가 열린다.

공휴일인 어린이 명절은 만 7세부터 14세까지 학생들이 가입하는 소년단의 창립 기념일인 6월 6일이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아동병원을 신설하고 전역에 고아 양육시설을 세우는 등 '젊은 아빠' 김 위원장의 각별한 '어린이 사랑'을 내세우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중앙위원회 관계자가 "국가적 부담으로 전국 어린이들에게 젖 제품을 비롯한 영양식품을 공급하도록 혁명적인 조치를 취해주신 (김 위원장의) 사랑에 떠받들려 온 나라 아이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고 칭송한 발언도 소개했다.

화보 '강성조선의 미래와 재간둥이들' [우리민족끼리 캡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김 위원장의 미래사랑, 후대사랑으로 조성된 현대적 교육조건과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신동과 재간둥이로 자라고 있다며 우수 학생 일부를 담은 화보를 소개했다.

'강성조선의 미래와 재간둥이들'이란 제목의 화보에는 수학수재, 바둑명수, 소녀시인, 미술신동, 가야금 연구자, 탁구소녀, 꼬마 기마수(기수), 무용가 후비(후진) 등 각 분야에서 우수한 기량을 보인 학생들의 사진과 소개 글이 실렸다.

화보 내용에도 김 위원장과 체제를 옹호하는 내용은 빠지지 않았다.

소녀시인으로 소개된 김형직사범대부속 미래소학교 5학년 심다예 양의 일기를 보면 열병식장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날의 가슴 벅찬 마음을 담아 동시를 쓴 뒤부터 꼬마 시인이 됐다는 소개와 함께 "꿈에서라도 아버지 원수님을 뵈옵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화보 '강성조선의 미래와 재간둥이들' [우리민족끼리 캡처]

무용가 후진 양성을 위해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무용소조원을 가르치는 현명주 교원은 부모들도 돈 한 푼 안 들이고 자식들을 재간둥이로 키울 수 있어 사회주의 제도가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기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 매체가 '어린이를 가장 사랑하는 지도자'로 칭송하는 김 위원장이 정작 10세 남짓에 불과한 딸 주애 양을 미사일 발사장 등 군사시설 시찰에 일일이 데리고 다니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창 뛰놀 나이에 어린이로서 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딱딱한 군사적 설명 등을 최고지도자인 아빠 옆에서 고스란히 다 듣고 있는 모습이 좀 안쓰럽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지난 3월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에서 주애 양이 "정규 교육 기관에 다닌 적 없이 평양에서 홈스쿨링을 하고 있고 승마·수영·스키 등 취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백두산 혈통의 김씨 왕조' 체제에서 사실상 공주로 양육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작년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시작으로 같은 달 27일 ICBM 공로자 기념사진 촬영장, 지난 1월 1일 탄도미사일 무기고, 2월 7일 북한군 숙소,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장 등에 주애 양을 대동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사업까지 동행했으나 발사는 실패로 돌아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주애를 후계자라고 못 박을 수는 없고 외부로 노출되는 것이 조금 이른 감이 있다"며 "교육 과정 등 여러 면에서 보면 정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김주애를 통해 백두 혈통의 4세대가 작동하고 있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며 "체제에 대한 안정감을 주민들에 심어주고 외부에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 김정은 둘째 딸 김주애 공개 행보 (서울=연합뉴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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