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4개월 코로나19 비상사태, 시작과 끝 함께한 시민 방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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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다시 생긴다면 꼭 제가, 또 한 번 손들고 가겠습니다."
노한복(66) 광주 광산구 자율방재단장은 '코로나19 비상사태'의 출발선에 있었던 2020년 2월이 어제처럼 생생하다고 31일 말했다.
노 단장과 단원들은 변기 닦기, 쓰레기 정리, 도시락 나르기 등 허드렛일을 도맡으며 바깥과 차단된 시설에서 격리자와 똑같이 갑갑한 생활을 견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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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다시 생긴다면 꼭 제가, 또 한 번 손들고 가겠습니다."
노한복(66) 광주 광산구 자율방재단장은 '코로나19 비상사태'의 출발선에 있었던 2020년 2월이 어제처럼 생생하다고 31일 말했다.
당시 노 단장은 광주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던 광산구 한 병원의 환자와 의료진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자 봉사단을 이끌고 광주 소방학교에 마련된 격리시설로 향했다.
격리자 이전에 입원환자였던 이들을 누군가는 보살펴야 했다.
'코로나 포비아'(공포)까지 거론됐던 발병 초기였기에 노 단장을 제외하고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노 단장은 "우린 피를 나누고 주먹밥을 나눴던 광주시민"이라며 동료들을 설득해 자신까지 3명으로 봉사단을 꾸렸다.
노 단장과 단원들은 변기 닦기, 쓰레기 정리, 도시락 나르기 등 허드렛일을 도맡으며 바깥과 차단된 시설에서 격리자와 똑같이 갑갑한 생활을 견뎠다.
단 한 명의 추가 확진자 없이 16일 동안의 격리가 끝났을 때 해남의 땅끝마을 집으로 돌아가던 부부는 노 단장을 붙들고 고마움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 후로도 방역 현장을 떠나지 않은 노 단장은 지금까지 3년 4개월간 이어진 코로나19와의 싸움을 함께 했다.
노 단장은 "사람들이 확진자 동선을 하나하나 찾아봤던 초기에도, 광주에서만 하루 1만명 넘은 확진자가 나왔던 대유행 정점 때도, 이제 확진자가 몇 명인지 대중의 관심조차 식어버린 최근에도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에나 있었다"고 그간의 시간을 돌아봤다.
외국인 밀집 거주지가 형성된 광산구 월곡2동에서 주민자치회장까지 맡고 있는 그는 다중이용 시설의 소독을 주로 담당하며 이날도 방역 일선에 힘을 보탰다.
그는 종교시설, 제조업체 등 외국인 주요 활동지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심상치 않았던 2021년 겨울 특히 바쁜 나날을 보냈다.
노 단장은 "사람 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인데 외국인이라고 해서 더 많은 염려가 나오고, 외국인 주민들은 어딘가 주눅이 든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일정을 쪼개고 쪼개 외국인 시설을 한 곳이라도 더 찾아다니며 방역과 소독을 했다"고 덧붙였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품귀 대란이 났던 대유행 초기, 자신 또한 확진자가 됐던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 순간도 이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노 단장은 "선별진료소나 방역 최일선이나 그야말로 사투를 벌인 의료진의 노고에 비할 바가 되겠느냐"며 "그날이 오늘이 될지는 몰랐으나 코로나19 비상사태의 마지막 날에는 그분들께 꼭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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