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F-16 수출해라” 바이든 “스웨덴 나토 가입 승인부터”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5. 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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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에르도안 재선 후 첫 통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재집권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가로는 F-16 전투기를 제시했다. 여기에 경제난 등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필요가 더해져 에르도안 대통령이 ‘딜’을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현실화하면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가의 압박은 한층 수위가 높아지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저로 이동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언급하고 “에르도안은 여전히 F-16 전투기에 대해 무엇인가를 해결하고 싶어 했다”며 “나는 우리(미국)가 스웨덴 문제를 결론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현재 스웨덴은 나토 참여를 희망하고 있지만,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반대해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나토는 기존 회원국 모두가 찬성해야 새 회원국을 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래’ 제안이다. 튀르키예는 튀르키예가 테러 조직으로 규명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스웨덴이 옹호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헝가리는 반대 이유가 불명확해 튀르키예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이 튀르키예에 F-16이라는 ‘당근’을 던졌다는 분석이다. 튀르키예는 현재 200억달러(약 26조원) 규모로 F-16 구입을 추진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딜’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한 튀르키예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튀르키예가 F-16 구입을 마무리하기 위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승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튀르키예가 2019년 러시아 방공 미사일을 구입하자 튀르키예에 대한 F-16 판매를 중단했다. 최신형 전투기인 F-35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튀르키예를 배제했다. 주변국과의 군비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튀르키에게는 최신 버전의 F-16이라도 필요하다.

튀르키예의 극심한 경제난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통화 완화와 물가 안정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무리수’를 둔 결과 튀르키예 경제는 휘청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상적자와 리라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개입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고 있는 점이 특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튀르키예가 러시아로부터 자금을 일부 확보하긴 했지만, 충분한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나토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스웨덴이 나토 회원국이 되면 유럽 안보 지형은 급변한다. 스웨덴은 발트해에 접해 있다. 발트해는 북유럽, 중부 유럽, 동유럽 사이에 있는 내해로 주변에 스웨덴과 핀란드, 러시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이 모여 있다. 스웨덴은 해군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데, 특히 발트해 중심부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 고틀란드 섬이 스웨덴령이다. 한편 200년 이상 중립국을 견지해 온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나토에 참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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