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점 사이 예술·낭만 가득...또 하나의 MZ놀이터 탄생

2023. 5. 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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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구 전포공구길
발랄한 MZ·토박이 조화, 부산핫플 부상
진성공원, 조선통신사박물관 볼거리 풍성
한국관광샛별 블루라인파크도 필수코스
전포공구길의 청춘들

“아재들의 서면도 바뀌긴 하던데, 전포공구길은 몇 달 짧은 기간에 MZ세대들의 놀이터가 됐다 아임니꺼.”

국제도시 부산의 면모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여행지 중 하나인 ‘서면’이 넥타이부대의 교류장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젊음의 색채를 가미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이, 인근, 공구상가 거리를 문화·예술·미식·카페촌으로 탈바꿈시킨 전포공구길은 청춘의 재잘거림과 문화예술 향유의 낭만이 넘친다. 1년도 채 안되는 기간 중 놀라운 변신을 도모했다.

전포공구길, 별칭 전리단길은 부산메트로 1,2호선 환승역인 서면역 동쪽 500m, 부전역 남쪽 500m 지점이 중심이다.

▶수줍은 꽃잎이모= 2023년 신규 조성된 전포공구길은 지역의 소규모 공구상가와 트렌디한 소품샵, 카페 등이 어울려 레트로와 최신 감성이 모두 섞여 있는 매력적인 관광 핫플레이스이다.

한국관광공사 부산 울산 지사가 올해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해 부산진구와 함께,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게 메이크업을 거듭하고 있다.

박성웅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 지사장은 “과거 공구상가들이 넓게 펼쳐져 있던 거리에 카페와 공방, 작가 작업실, 디자인 스튜디오 등이 들어서면서 로컬 크리에이터 주도의 신규 관광지로 부상했으며, ‘전리단 갤러리’는 청년 작가들의 전시 및 작업 공간으로 작가전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전히 공구상이 많은 골목에서 부터 ‘전리단길’ 표시를 따라 들어가면 무슨 공공청사 이름 같은 ‘다찬청(茶餐廳) 굿모닝 HK’와, 수집가들, 꽃잎휴게실, 유리정원, 낮 부터 남녀노소 서성이는 주점 ‘쏘맥집’, 빈티지숍, 전리단 갤러리, 시계바늘이 ‘2’ 만 가르키는 오후2시, 달구나 카페, 돈기부여 경양식집, 유디네일, ‘점심뭇나? 점심묵자! 7천원’ 식당 등이 차례로 반긴다.

일하는 삼촌들의 땀방울이 아름다운 상진기계, 단성유압, 우영산업, 형제공업사, 동일고무벨트 등 공구상점들이 예상을 뒤엎고, 창의성 넘치는 카페, 공방과도 잘 어울린다. 해맑은 미소로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는 청년 점주들의 땀방울이 그들과 도긴개긴이다.

공구상가 2세 청년사업가 ‘츤데레’ 성품의 기능사 ‘공석구’, 프랑스유학파 20대 마카롱 파티시에 ‘마가영’(별명), 길거리음식 분식점 꽃잎휴게실의 꽃잎이모, 대박부동산 사장님, 숱한 예술 공방과 카페의 청년 사업가들이 보여주는 ‘전포 빌리지 피플’의 정겨운 일상도 여행자를 즐겁게 한다. 어느덧 유명해진 꽃잎이모는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자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면서도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한국관광의 별은 가야해”= 부산 관광벤처기업가 손민수의 여행특공대가 인문학 스토리를 곁들여 안내한다. 오는 27일까지 피란촌 지붕위 파란 물통 스토리를 화폭에 그린 ‘물통전’이 전리단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포공구길은 지난해 부산관광공사의 골목길 관광자원화 사업을 통해 새로 발굴되어, 올해 1월 조성작업이 완료된 ‘부산 여행 신상품’이다. 인근 전포카페거리, 전포사잇길, 서면1번가 등과 함께 시너지를 내, 재잘거리며 놀기좋은 관광 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가서, 작년 연말 ‘한국관광의 별’로 뜬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를 빼놓을 수 없다. 동해남부선 옛 철로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바다를 통창으로 바다보는 객석모양의 기차를 만든 뒤, 아래층엔 관광열차 블루라인을, 윗층에는 그린 레일웨이를 놓았다.

해운대 엘시티 인근 미포역에서 송정역에 이르는 4.8㎞ 구간을 친환경 전기충전식으로 운행하는 블루 해변 열차와 그린 스카이캡슐로 천천히 달리며 동해바다 ‘물멍’을 즐긴다. 코스는 미포정거장→달맞이터널→청사포정거장→다릿돌전 망대→구덕포→송정역이다.

▶부산 진성공원과 조선통신사, 전쟁과 평화= 부산진성공원은 ‘자성대’라는 임진왜란 때의 이름을 지우고 새단장한 곳이다. 한국과 일본의 축성 기법 모두를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왜군이 1598년 부산 철수 직전 우리 의병과 군사들과의 싸움에서 지고도 쇼군인 토요토미히데요시에게 승리했다고 허위보고를 올렸고, 이는 일본 역사상 최대 내전의 도화선이 된다.

내전의 승리자는 도쿠가와이에야스이다. 에도시대를 연 그는 “우리 가문은 왜란에 출병하지 않았으니, 이제 노여움을 풀고 한일 화친을 맺자”고 제안했고 우리의 많은 조건이 관철된 뒤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어진 것이 500명 안팎의 조선통신사 행렬이다. 부산진성공원 내에 조선통신사 역사관이 있다.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구역이다.

임진왜란 이후 1607~1811년 간 일본으로 파견된 조선통신사의 모습을 멀티미디어 콘텐츠 ‘여정, 기억을 잇다’로 재현했다.

수백점의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한국과 일본 공동 신청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있다. 일본 진입로인 히로시마, 시즈오카 등 세토나이카이(내해) 일대 여러 곳에서는 매년 가을 주민 수백명이 한복을 입고 대대적인 조선통신사 축제를 연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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