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연쇄외교’ 끝나자 존재감 과시하는 北…외교 정책 변화 주목
한미일 3각 공조 과시…日기시다에 반응한 北 “못만날 이유 없다”
北, 내달 초 당 전원회의 소집…김정은 위원장 대남·대미 메시지 주목
![북한 당국이 오는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 통보를 일본 정부에 전달한 가운데 2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측 대성동 마을 태극기와 북측 기정동 마을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5/30/ned/20230530085835470vasv.jpg)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지난 3월부터 이어진 한미, 한일, 한미일 정상외교가 마무리되자 북한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북한은 한국의 한국형 발사체(KSLV-Ⅱ)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성공한 뒤, 30일부터 6월2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 회의 주간을 앞두고 예고했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통보했다. 내달 초 소집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대미 메시지가 주목된다.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자위력 강화 입장’에서 오는 6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할 방침을 확인하고 “새로 시험할 예정인 다양한 정찰수단들”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전날 북한이 일본 당국에 31일 0시부터 6월11일 0시 사이에 발사할 계획을 통보한 ‘인공위성’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라는 점이 확인됐다.
북한은 지난달 정찰위성 1호기 완성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6일 김 위원장은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 북한은 29일 국제해사기구(IMO)의 지역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 정부에 위성발사 계획을 통보하면서 발사 예상 기간 해상에 위협구역을 설정할 계획을 알렸다고 일본 현지 언론이 전했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이후 첫 도발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2년 만에 양국을 방문하며 ‘셔틀외교’를 복원했고,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가 개최되면서 3국은 밀착 공조를 과시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지난 25일에는 누리호가 3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북한이 일찌감치 언급했던 군 정찰위성 1호기가 누리호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경쟁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내달 초 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했다. 북한은 앞서 2월26일부터 3월1일까지 당 중앙위 제8기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농업과 경제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상반기 내에 두 번째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으로, 이는 이례적으로 해석된다.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이 “우리 혁명 발전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한다고 밝힌 만큼, 김 위원장의 대내외 메시지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코로나 시기에 외교적 무대에 등장하는 것을 꺼리는 부분도 있었고, 한편으로 전략무기 개발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면 최근 한미를 비롯해 주변국들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무기 개발 계획과 함께 외교적 스케줄에 따라 자신들의 입장을 개진하는 부분에 상당히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외교가에서는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협의를 갖자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29일 박상길 외무성 부상이 담화를 통해 “조일(북일) 두 나라가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공화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힌 것에 주목하고 있다. 외무성 부상은 아시아 지역국을 대표하는 최고위직으로, 박 부상이 직접 메시지를 냈다는 점, ‘납북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 선회를 요구했지만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있다. 이는 G7 정상회의 개최로 외교 성과에 공을 들이고 있는 기시다 총리의 진의를 탐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실장은 “기시다 총리가 외교 성과를 내는 차원에서 북일 교섭에 관심이 있다면, 그 진정성이 과거를 들춰내지 않고 할 수 있느냐를 탐색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부상은 납북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 선회를 요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방력 강화에 집중했던 북한의 대외 정책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선수단 200명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지난해 6월 취임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첫 외교무대가 될지 주목된다. 이와 별도로 북한은 오는 7월27일 전승절(정전 협정일) 70주년까지 적극적으로 방어형 공격용 무기들을 등장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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