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천안 고3, "신고한들 달라질까"...유서 남기고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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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천안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천안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군(18)이 지난 11일 오후 7시15분 쯤 천안시 동남구 자택 자신의 방에서 심정지 상태로 부모에 의해 발견됐다. A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 40여 분만에 숨졌다.

A군 가방에는 유서와 3년 간 A군이 당한 학교폭력 피해내용이 적힌 수첩이 발견됐다.

수첩에는 '학교폭력을 당해 보니 왜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지 알 것 같다. 내 꿈, 내가 하는 행동 모든 걸 부정당하니 온 세상이 나보고 그냥 죽으라고 소리 치는 것 같다', '(학교폭력 가해자 처분) 1∼3호는 생활기록부에 기재조차 안 된단다. 안타깝지만 나는 일을 크게 만들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다. 내가 신고한들 뭐가 달라질까?' 등이 써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담임선생님과 상담 중 학폭 이야기가 나왔지만, 선생님은 나를 다시 부르지 않았다. 선생님이 부모님께 신고하지 못하게 겁을 준 것 같다'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는 학생 7명의 이름이 나왔으며 이 중 1명이 주도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A군의 유족은 이튿날 경찰에 담임선생님과 학생 7명을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교사와 학생 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A군의 스마트폰과 노트 등을 토대로 학교폭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