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연평도 안보관광… 일반 상권 위협, 상인 반발

박주연 기자 2023. 5. 2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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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 프로그램에 숙박‧식당 상인들 “생존권 침해” 반발
인천 옹진군 연평도 상인들이 수련원에서는 숙박·숙식을 제공하지 말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독자제공

인천 옹진군이 연평도에서 안보교육을 명목으로 수련원에 숙박·숙식까지 모두 제공, 손님들을 끌어모아 지역 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4일 군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연평도에 평화안보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다. 군은 여기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1박2일 짜리 안보관광 프로그램을 한다.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등 서해5도의 안보 상황과 섬 관광을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연평도 안보관광은 1명당 4만1천원을 내면 수련원에서 3끼 식사와 숙박을 제공한다.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2천169명이 안보관광에 참가했다.

그러나 연평도에서 식당이나 숙박업을 하는 상인들은 군이 안보교육을 시작하면서 손님들이 크게 줄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은 군의 예산 지원으로 턱없이 낮은 가격에 안보교육을 비롯한 관광이 이루어지고 있어 손님들의 소비가 수련원 안에서 그친다는 주장이다. 수련원에서 연평도 식당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메뉴를 제공하고 있어 외식을 않는다는 것이다. 

식당 주인 B씨(60)는 “손님들이 전화로 꽃게탕을 주문했다가도 수련원에서도 나오는 메뉴라며 예약을 취소한다”며 “수련원이 우리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민박을 운영하는 대표 A씨(72)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간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다가 이제야 관광객이 들어오는 시기인데, 수련원이 생기고 나서 1주일에 1팀을 겨우 예약을 받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안보교육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커녕 장사를 접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인천 옹진군 연평도 상인들이 수련원에서는 숙박·숙식을 제공하지 말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독자제공

이 때문에 상인들은 손님들이 수련원으로 몰리는 만큼, 군이 안보수련원에서는 안보교육만 하고 식사와 숙박은 연평도 업소들을 이용하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안보수련원 주변에 ‘안보수련원은 간판 내리고 숙박업과 외식업 간판 달아라’, ‘수련원에서는 안보교육만 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김동원 인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수련원을 지역 상인과 경쟁이 이뤄지게 않게 운영해야 한다”며 “주변 식당 등을 이용하도록 유도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상인들의 어려움을 최근 민원을 통해 인지했다”며 “상인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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