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honey] 제주다움…제주 리조트의 생존법

성연재 2023. 5. 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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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김환기 화백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작품으로 보여준 사람이다.

팬데믹 기간 전 세계 사람들을 홀린 것은 K-컬처였다.

이제 해외를 다니면서 K-드라마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

그와는 반대로 엔데믹을 맞아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의 발걸음도 잦아지고 있다.

예술의 섬으로 유명한 나오시마도 일본인 절반, 한국인 절반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한국인들로 붐비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예술의 섬은 따로 없지만, 제주를 예술의 섬이라 해도 잘못됐다고 할 만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제주에서는 심지어 리조트에서도 제주다움이 묻어난 예술 작품과 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가장 제주다운 바다 '박수기정'은 신화리조트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사진/성연재 기자]

'제주다움'이 녹아 있는 예술

대표적인 곳이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월드다.

이곳에서는 주로 해녀들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신화관에는 고영만 작가의 '바닷물이 차겁지 않더냐'가 전시돼 있다.

쌀쌀한 날씨에 물질을 한 해녀들이 바닷가에 둘러앉아 모닥불을 쬐는 유화다.

테왁과 수경 등 장구를 지닌 해녀들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실감 나게 묘사돼 있다.

고영만 작가의 '바닷물이 차겁지 않더냐' [사진/성연재 기자]

이가희 작가의 '하영 웃어점쪄'는 힘겹게 물질을 끝낸 해녀의 얼굴 모습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또 손일삼 작가의 '해녀-인상(印象)'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 작품은 해녀들이 집단으로 물질하는 장면들을 스케일 있게 잘 표현한 작품이다.

서귀포시 호근동에 최근 새로 문을 연 JW 메리어트 제주에서는 제주를 테마로 한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처음 눈에 띄는 것은 입구 앞의 여인상이다.

이가희 작가의 '하영 웃어점쪄' [신화월드제공]

미국의 건축가로 초호화 호텔 디자인의 거장 빌 벤슬리의 작품이다.

'여인의 섬'으로 알려진 제주의 모습을 잘 나타냈다.

여인상은 벤슬리 스튜디오가 현지 문화(Local touch), 조각보(Korean quilting fabric), 해녀(Hanyeo), 한옥(Hanok house) 등의 요소를 담아냈다.

인피니티풀 앞에는 스위스 출생 우고 론디노네의 '제주도의 산'(Jeju Island Mountain)이라는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빈 벤슬리의 여인상 [사진/성연재 기자]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사막에 설치된 세븐 매직 마운틴스를 비롯한 '마운틴'(Mountain) 조각 시리즈로도 잘 알려진 작가다.

이곳 인피니티풀 앞의 정원에 설치된 독특한 컬러의 작품은 저 멀리 보이는 범섬과 서귀포 바다와 잘 어우러진다.

인피니티풀에서도 테왁을 만날 수 있었다.

호텔을 찾은 어린이들이 해녀들이 쓰는 테왁을 가지고 노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고 론디노네의 '제주도의 산' [사진/성연재 기자]

제주 바다 내음 물씬 나는 음식들

신화월드에는 제주 음식 재료를 활용한 이탈리아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는 한국 여성과 결혼한 '미서방'이 있다.

이탈리아 베로나 출신의 주방장인 미켈레 달 체로 씨는 현지 식자재의 특징을 최대한 살린 이탈리아 음식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화월드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베로나 출신 미켈레 달 체로 씨 [사진/성연재 기자]

그가 내놓은 '구운 폴렌타와 제주 달고기' 요리는 고소하면서도 왠지 영국의 국민 메뉴인 '피시 앤 칩스'를 먹을 때 식감이 났다.

몸 옆쪽 가운데에 있는 둥근 반점 때문에 달고기라는 이름을 얻은 이 생선은 국내에서는 잘 먹지 않는 어종이지만, 서양 음식에서는 자주 쓰인다.

영국의 피시 앤 칩스에 주로 쓰이는 생선이라고 한다.

옥수수로 만든 폴렌타는 베로나 지역에서 유명한 요리다.

옛날 베로나에서는 가난한 시절 옥수수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구운 폴렌타와 제주 달고기' 요리(오른쪽 위) 등 지역 재료를 소재로 한 음식 [사진/성연재 기자]

함께 나온 '포르치니 버섯을 곁들인 리조또'와 '시트러스 크림을 곁들인 제주 돌문어', '클래식 카르보나라'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시트러스 크림에는 제주 청보리가 섞여 있다. 왠지 거칠지만, 풍성한 보리 특유의 맛이 입안 깊숙이 감칠맛을 선사했다.

특히 디저트는 큰 감동을 줬다.

클래식 티라미수는 미켈레 주방장 어머니의 조리법으로 만들어졌는데, 마스카르포네 치즈 등을 이용해 구수한 게 우리 입맛에 꼭 맞았다.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돌하르방 초콜릿 살라미는 반드시 맛봐야 할 디저트라고 여겨졌다.

지역해산물이 돋보이는 JW 메리어트 브런치 [사진/성연재 기자]

제주산 식재료를 잘 활용하는 리조트로 급부상한 곳은 최근 오픈한 JW 메리어트다.

아일랜드 키친의 제주 브런치 로얄에는 제주 특산 음식 재료가 무척이나 많이 등장한다.

서비스 메뉴 중 제주의 반상, 전복죽, 고기국수, 오늘의 제주 해장국 등은 현지에서 구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다.

또 초밥 & 회 코너에서도 방어, 광어 등 제주산 제철 생선을 활용한다고 한다.

JW 메리어트의 돌문어 요리 [사진/성연재 기자]

이곳 브런치의 특징은 오후 2시 30분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체크아웃 후에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일반적인 조식 뷔페에서 가장 관심을 덜 가지기 마련인 커피와 차 메뉴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 JW 메리어트 측의 설명이다.

한경면의 하소로 커피와 협업한 커피가 유명하다는 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 들러봤다.

커피를 잘 알지 못하는 '커알못'인 필자도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커피 맛이 좋았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3년 5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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