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강남 재건축 대어 '신반포2차' 신통기획도 표류
[편집자주][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지난 15일 찾은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2차는 오래된 아파트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외벽은 오랜 기간 페인트칠도 안한 듯 거뭇거뭇했고 베란다 난간은 대부분 녹이 슬어 있었다. 비좁은 주차공간에 차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통행로 가운데도 주차공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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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1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단지는 2024년 이주 계획이었으나 이 또한 어렵게 됐다. 조합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함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인 '신반포2차 조합원을 위한 신통기획 추진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계획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임대주택과 소형 주택형이 늘면 사업성이 떨어지고 이는 결국 분담금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게 비대위 주장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시 소형이 많아질수록 대형보다 분양수입금이 크게 줄어 시공사 선정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조합원의 개발이익이 떨어질 수 있다. 현행 신통기획안대로라면 가장 면적이 작은 가구(74㎡→89.26㎡)의 경우 분담금(5억3000만원)에 이주비 이자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합하면 실제 예상 분담금은 2억4000만원가량 많은 7억8000만원에 달할 것이란 게 비대위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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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주택형이 늘어난다는 비대위 주장에 대해선 대형 비율이 늘어나 사업성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반포2차의 84㎡ 이상 가구 비율이 39%에서 재건축 후 49%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신통기획 동의 수렴 과정의 하자도 비대위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조합은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당초 신통기획 신청 시 서면 동의서를 받아 56%의 주민이 찬성했다"며 "이후에도 조합 카카오톡 공식 대화방이나 임시총회에서의 서면 동의 등 총 네 차례 신통기획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조합은 비대위의 반대엔 '스타 조합장'을 앉히려는 목적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아크로 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을 성공시킨 후 래미안 원베일리와 반포3주구 등 인근 대형 재건축 사업에 자문을 진행한 스타 조합장 A씨가 조합 임원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2021년까지 신반포2차 고문 역할을 하다가 서초구가 위법을 이유로 제재를 가한 데 이어 현 조합장을 폭행하고 일부 납품업체와 공모해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폭로가 이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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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비율이 낮을수록 상가 소유주가 집을 분양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조합원들 입장에선 산정비율을 낮춰주면 상가 소유주의 재건축 동의 얻기가 용이해지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상가 조합원 간 분양비율을 두고 마찰을 빚으면서 조합 설립이 늦어진 바 있다. 물론 상가 조합원이 주택을 분양받으면 일반분양분이 줄어 분담금이 늘어날 수도 있다.
조합은 지난해 2월 총회에서 권리가액 산정비율을 0.1로 변경하는 안건을 제출했다. 추진위는 당시 총회 투표 결과 찬성률이 3분의 2를 넘지 않았음에도 조합이 정관 변경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르면 조합 정관 변경 방법은 조합원 3분의 2 이상과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 부분, 법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동의를 얻어야 하는 부분 등 3가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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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74㎡ 호가는 25억~32억원 선이며 115㎡의 경우 34억5000만~41억원 선을 호가한다. 이곳은 개발사업으로 인한 부동산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지역으로 실거주 목적 외에 거래가 불가능해 거래량이 많지 않다. 올 들어선 지난 3월 68.91㎡가 22억원(7층)에, 4월 79.42㎡가 24억6000만원(9층)에 각각 거래됐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 중개팀장은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으로 급매물 정도 거래된다"며 "다른 재건축 단지나 시장 흐름을 보느라 매수 의사가 적극적이진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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