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 왕눈이 "스위치 극한을 보여준 기적 같은 게임"

홍수민 객원기자 2023. 5. 2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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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월드에서 당신이 게임으로 상상한 모든 게 이뤄지는 '갓겜'
-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하 왕국의 눈물)', 출시일인 12일 오픈런 이후 약 60시간 정도 플레이했습니다. 거의 여가 시간 전부를 스위치만 붙잡고 산 것 같아요. 연락이 뚝 끊기자 지인이 "요즘 무슨 일 있느냐"라며 걱정스레 안부를 물을 정도였습니다.

리뷰 목적의 게임은 처음부터 '이런 저런 부분을 주의해서 봐야지'라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는 편인데요. 왕국의 눈물은 리뷰를 써야 한다는 생각조차 까맣게 잊어버리고 즐기기 바빴습니다. 오프닝 연출부터 홀린 듯이 게임에 빠져들더라고요.

뭘 해야 할 지 고민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한 건 오랜만이었어요. 일단 조망대 뚫어서 맵 열고, 사당부터 돌면서 하트와 스태미나 늘리자는 모험 계획을 세우며 절로 콧노래가 나왔습니다.

그래봤자 "젤다가 링크 구하는 게임 아니냐"고요? "오픈 월드 게임은 너무 많이 해서 지겹다"고요? 녹색 옷 입은 애가 링크인 것은 차치하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 게임이야말로 '오픈 월드의 정수를 담아낸 게임'이라고요.

 

장르: 액션 어드벤처



출시일: 5월 12일



개발사: 닌텐도



플랫폼: 스위치



■ 하늘섬, 지상, 지저를 아우르는 대모험

- 튤리와 함께 비행하며 전투를 하다니 감개무량 그 자체

전작 야생의 숨결을 플레이할 때도 하이랄 대륙이 참 넓다고 생각했는데요. 왕국의 눈물에서는 더욱 넓어집니다. 지상의 하이랄 대륙 뿐만 아니라 하늘에 떠오른 부유섬들, 그리고 지하 세계인 지저까지 합치면 약 세 배의 면적을 자랑하죠.

꼼꼼하게 텍스트를 읽으며 진행하는 유저라면 제일 먼저 리토 마을에 도착할 텐데요. 리토 마을의 이변을 해결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튜토리얼 지역이 아닌 하늘섬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고론 마을에서는 분화구를 통해 지저로 향하게 되고요.

섬세한 퀘스트 동선 설계로 유저를 자연스럽게 전작에 없었던 새로운 지역으로 이끄는데요. 사실 탐험이나 수집 요소는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죠. 딱 부담 없을 정도로 한 스푼 맛 보여주는 수준이라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 지상만큼이나 넓고 흥미로운 지저 세계

물론 넓어진 면적만큼 할 것도 늘어났습니다. 네 지방의 이변 조사나 용의 눈물 등 주요 메인 챌린지 이외에도 도처에 존재하는 사당, 에피소드 챌린지, 미니 챌린지 등 다양한 서브 퀘스트와 퍼즐, 수집 요소가 플레이어를 기다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작의 하늘섬이 굉장히 인상깊었는데요. 그래서인지 하늘섬 지역에 조금 더 힘을 줬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당 외에는 생각보다 별 게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그에 비해 지저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지하 세계인만큼 어두컴컴하고 기괴한 분위기도 매력적이고, 혜자처럼 퍼주는 각종 광물 및 조나니움 파밍하러 자주 들르게 되더라고요. 감초처럼 등장하는 이가단 코가님도 반가웠네요.

 

■ 상상하는 모든 게 이뤄지는 높은 자유도

- 아무튼 대박 긴 돌다리면 대충 해결된다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라는 말이 있죠. 왕국의 눈물 플레이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감상이었습니다.

퍼즐 못 풀어도 괜찮습니다. 몸만 비틀면 어떻게든 깰 수 있습니다. 천장을 뚫고 올라갈 수 있는 트레루프는 신이고, 수평 이동을 도와주는 튤리는 무적입니다. 정 안 되겠다 싶을 경우 암벽 등반하면 그만이에요. 해결 방법이 생각나지 않으면 일단 돌다리를 만들고 봅시다.

기자의 경우 '능지가 부족하면 힘들어지는' 화염의 신전을 몸이 대신 고생하는 식으로 클리어했습니다. 무조건 높은 곳으로 기어 올라가서 패러세일로 진입했어요. 이외에도 트레루프, 로켓 방패 활용, 선풍기 2개와 조종간으로 제작하는 호버보드 등 다양한 해결 방식이 존재합니다.

- 방패에 날개를 다는 이유(출처: 유저 커뮤니티)

이러한 높은 자유도는 전투에서도 쏠쏠하게 활약하는데요. 전작 대비 높아진 전투 난이도를 신규 기능으로 커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울트라핸드로 폭발물을 던지는 것은 기본이죠. 리버레코는 거리 제한 없이 시야에 들어온 모든 투사체를 되돌려 보낼 수 있어 그야말로 공방 합일의 신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방패 활용도가 정말 높습니다. 방패에 날개를 붙여 평지 불릿 타임을 가지는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죠. 방패에 레이저를 붙여 날아다니는 잡몹을 한 방 컷 내거나 화룡의 머리를 붙여 일직선 화염 방사기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울트라핸드로 제작하는 구조물의 자유도야 더 말할 나위가 없죠. 리버레코에서도 느꼈지만 물리 엔진이 생각보다 굉장히 정교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링크의 위치는 물론, 동행하는 윤돌의 위치에도 무게 중심과 균형이 영향을 받는 모습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 클리셰지만 기막힌 스토리와 연출

- 초반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던 그 장면

젤다 시리즈의 스토리는 굉장히 단순한 편입니다. 기사가 공주를 구출한다는 진부한 모험의 클리셰 그 자체죠. 전작도 그랬듯, 이번 왕국의 눈물에서도 링크가 젤다를 구하러 간다는 기본 골조는 동일합니다.

이러한 클리셰를 얼마나 맛깔나게 잘 연출했는지에 따라 스토리 몰입감이 달라지게 됩니다. 왕국의 눈물에서는 튜토리얼 시작 전 오프닝의 충격적인 연출을 포함해 컷신 하나하나 공들여 만든 듯한 퀄리티가 일품입니다. 

어릴 적 놀아주던 튤리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어 링크와 함께 하는 등 전작을 안다면 더욱 감명 깊게 볼 만한 부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답게 말 안 듣는 튤리도 튤리지만 특히 윤돌의 변화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 이 공주님이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지도 밝혀진다

트레일러와 튜토리얼의 여러 의문점은 메인 챌린지 '용의 눈물'을 클리어하다 보면 자연스레 해소됩니다. 지상화에 그려진 용의 눈물을 찾을 때마다 누군가의 기억이 해금되는데요.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자세한 언급은 않겠습니다만, 기억은 최대한 순서대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최적화 또한 스위치 게임치고 대단히 준수한 편입니다. 울트라핸드를 사용할 때나 화염의 신전과 같은 몇몇 장소에서 프레임 드롭이 일어나긴 해요. 그래도 그 정도는 충분히 봐줄 만 합니다. 스위치 기기 성능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스위치의 기적'이라고 평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 이것이 바로 오픈월드의 정수

- 그로기 상태에 빠진 상대의 무기를 빼앗을 수도 있다

사실 '오픈 월드'가 트렌드가 된 지 좀 되었습니다. 어지간한 신작 게임은 거의 오픈 월드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 반면 오픈 월드라는 이름 값을 제대로 하는 게임은 참 찾기 어렵습니다.

다짜고짜 지면만 넓혀 월드는 텅텅 비었고, 성의 없는 수집물만 잔뜩 만들어 이게 게임인지 막노동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만들어 놓죠. 게임 그 자체의 재미보다는 '오픈 월드' 타이틀에 목을 매는 것 같은 신작도 많았습니다.

전작 야생의 숨결을 생각해 봤을 때 실망할 일은 없을 것이라 예상했어도, 그 기대를 뛰어 넘었다고 평할 수 있겠네요. 아껴서 플레이하느라 메인 챌린지 진도 자체는 플레이 타임 대비 더딘 편이지만 게임 하는 내내 정말 행복했어요.

전작? 플레이 안 해도 재밌습니다. 퍼즐? 어렵지 않습니다. 몸 비틀면 클리어 가능합니다. 전투? 전작에 비해 다소 어려워진 편이지만 부담을 가질 정도는 아닙니다. 나무 화살을 퍼주다시피 하니, 소재를 스크래빌드하며 원거리 위주로 공격하면 수월합니다.

아직 구매를 망설이시는 분이 있다면 당장 구매하세요. 한 달, 아니 올 한 해 후회하지 않을 소비 1위일 것이라 자신합니다.

장점

1. 상상하는 모든 것을 구현 가능한 자유도



2. 전작 대비 더욱 넓어지고 흥미로워진 하이랄 대륙



3. 스크래빌드로 소재 파밍 재미 UP 



단점

1. 스위치 기기 성능의 한계로 인한 프레임 드롭



2. 너무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A키



3. 생각보다 빡빡한 전투 난이도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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