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첫 집 사는 순간, 전과자나 다를 바 없다"

오뜨밀 2023. 5. 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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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로 대박? 근로소득과 균형 중요
돈의 흐름은 수시로 변화, 공부해야
주식 투자엔 '환율' '국민연금' 주시
부동산은 금리보다 결국 정부정책
영끌로 집 사고 보자? 후회할 수도
전세가 집값 올려, 결국 세입자 손해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서연미 아나운서
■ 대담 :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 서연미>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서연미입니다.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경제 길라잡이 서연미의 돈 터치미 시작합니다. 경제를 알지 못하는 경알못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 명지대 박정호 특임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정호> 안녕하세요.

◇ 서연미> 저희 프로그램 이름 '돈 터치 미' 듣고 어떤 생각 드셨어요?

◆ 박정호> 처음에는 '날 건드리지 마'라는 느낌인 줄 알다가, 돈이 설마 그건 아니겠지 해서 돈에 대해서 좀 알려주시는 그런 프로다 이렇게만 생각했죠.

◇ 서연미> '돈, 나 제발 나랑 터치 좀 해줘. 돈 벌고 싶다' 이런 의미로 저희는 지어봤는데

◆ 박정호> 맞아요. 저도 학자로서 책 내는 사람인데 책을 냈을 때 불과 10년 전과 지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10년 전에는 출판사들 입장에서도 돈이라는 거 이거를 책 제목으로 넣는 걸 금기처럼 여겼어요.  

◇ 서연미> 그때는 돈에 대해서 대놓고 얘기하는 걸 좀

◆ 박정호> 속되게 생각한 거예요. 그리고 '어떻게 책으로 부자 되는 법, 돈을 공략해? 이건 안 됩니다.' 이랬는데 요즘은 분위기가 완전 달라졌어요. '돈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책이 팔립니다.' 이런 정도까지도 좀 많이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아서 전 프로그램명 아주 잘 지은 것 같습니다.

◇ 서연미> 그럼요. 옛날에는 '부자 되세요' 이런 광고 카피도 비판 받았잖아요.

◆ 박정호> 맞아요. 생각나네요. 진짜 그렇습니다.

◇ 서연미> 저희 돈 터치미, 이쯤에서 첫 주제 꺼내보겠습니다. '아니 대체 돈이 뭔데' 외람되지만 질문 먼저 던지고 가겠습니다. 박정호에게 돈이란, 다섯 글자로?  

명지대 박정호 특임교수

◆ 박정호> '돈은 곧 자유'

◇ 서연미> 저는 '내 인생 목표'

◆ 박정호> 내 인생의 중요한 목표죠. 맞습니다. 저는 왜 자유라고 꼽았냐 하면요. 사실 우리가 움직이거나 표현을 하거나 생활을 하는데 돈이 없으면 자유롭지가 못해요. 제가 아나운서님께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식사라도 한 번 모시려면 그게 또 돈이 들잖아요. 누군가에게 감사를 표현하거나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때도 돈이 들어가요. 그리고 이동의 자유, 이것도 돈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진짜 돈이라는 게 결국 대단한 거일 수도 있고,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돈이 많다는 건 조금 더 자유로운 결정을 할 수 있다. 이게 가장 큰 것 같아요.  

◇ 서연미> 교수님은 어떻게 돈을 버셨어요?

◆ 박정호> 저는 철저히 근로소득이죠.

◇ 서연미> 진짜 개미처럼 일해서

◆ 박정호> 그럼요. 요즘 많은 분들이 예전처럼 은행에 맡긴다고 큰 이자 안 주고, 많은 분들이 재테크 열광하는 거 알고 있습니다만, 절대 근로소득의 무서움을 망각하시면 안 됩니다.

◇ 서연미> 저도 재테크 서적 같은 거 많이 읽었거든요. 그런 걸 읽으면, 혹자는 '잘 때 버는 구조를 만들어 놔야 부자가 될 수 있다. 절대 개미처럼 일해서는 돈을 벌 수 없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 박정호>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그 얘기를 하는 이유가 있어요. 그리고 저도 요즘 우리 주변에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니까요. 학생들 보면 마음 아플 때가 있는데, 아주 단순한 수식으로 말씀드리면 앞으로 우리 사회가 정말 더 양극화가 심화될 것 같아요. 원래 투자 수익은 투자금 곱하기 수익률이잖아요. 그런데 수익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요.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도 점점 낮아지고 있죠. 경제 성장률이 낮아진다는 건 내가 가게를 차리던 사업을 하던 기업을 운영하던 점점 예년만큼 성장하지 못한다는 얘기에요. 그렇게 되면 그 회사에 일하고 있는 개인들도 당연히 인건비가 급격히 올라가지 않겠죠. 그러면 결국 수익률이라는 건 점점 0%대에 가까운 구조로 국가가 가고 있어요. 그러면 투자 수익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하나는 투자금 자체를 많이 넣는 방법 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데 투자금 자체를 많이 넣을 수 있는 사람은 흔히 말해서 이미 자리매김한 기득권들인 거죠. 그러다 보니 점점 후발 주자에 해당되는 MZ세대들 아니면 직장인들, 뭘 해보려니까 투자금도 없는데 수익률은 낮고 그러다 보니까 '내가 미래가 안 보인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데  

◇ 서연미> 그래서 코인 하는 거에요.  

◆ 박정호> 맞아요. 코스닥에 우리가 잘 못 들어본 회사들 소문 듣고 사고요. 그러면 절대 안 된다는 거예요 누구든지 시드 머니를 모으는 건 정말 고통스러워요. 이 표현이 제일 적합해요. 고통스러워요. 왜 사람들이라고 다 하고 싶은 거 없겠고, 갖고 싶은 거 없겠습니까? 그걸 절제하고 모은다는 건 다이어트보다 백 배 이상 힘들 거예요.

◇ 서연미> 다이어트도 힘든데

◆ 박정호> 전 다이어트 포기했잖아요. (웃음) 그런데 그걸 해야지만 투자금을 일정 부분 모을 수가 있어요.

◇ 서연미> 그러려면 근로를 해야 한다.

◆ 박정호> 그래서 근로소득의 중요함을 절대 망각하면 안 된다 말씀을 드립니다.

◇ 서연미> 그러면 해맑은 질문을 제가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왜 경제라는 걸 알아야 할까요?

◆ 박정호> 성공한 삶이라는 건 결국은 내 인생의 수많은 의사 결정을 올바르게 하고 잘 했을 때 그게 성공한 삶이 되는 길이잖아요. 결정을 잘해서 취업 잘했다, 결정을 잘해서 장가 시집 잘 갔다, 투자 잘했다, 그런 일련의 것들이 결과로 딱 집약된 게 '아 난 그래서 인생 잘 산 거 같아' 이거잖아요.  그러면 성공한 삶이라는 건 결국 의사 결정을 잘 한다는 것인데, 그런데 우리 하루 24시간 중에 우리가 내리는 의사 결정의 8-90%가 다 경제적 의사 결정이에요. 아나운서님도 오늘 출근하실 때 '택시 탈까, 지하철 탈까' 그것도 경제적 의사결정이죠. 회사 와서 점심 먹을 때, 나가서 먹을지 구내식당에서 먹을지 경제적 의사 결정이고, 커피를 사 먹을지 아니면 그냥 탕비실에서 내려 먹을지, 편의점에서 생수를 하나 살지 두 개 살지, 전부 다 경제적 의사 결정이에요.  

◇ 서연미> 전 오늘 성공한 삶을 산 것 같아요.

◆ 박정호> 오늘 돈 안 쓰셨어요?

◇ 서연미> 오늘 돈 안 썼고 좀 있다가 부장님이 사주는 밥을 먹기로 했거든요 (웃음)

◆ 박정호> 그럼 저도 남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이렇게 하루의 의사결정의 태반이 경제적인 것인데, 그 경제적인 의사결정을 잘한다 못한다를 가르쳐 주는, 가장 중요한 원리나 규칙, 지혜가 다 경제에 있잖아요.

◇ 서연미> 그래서 우리가 경제를 알아야 하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가 땀 흘려 번 돈, 얘를 어떻게 다뤄야 잘 모을 수 있을까요?

◆ 박정호> 일단 흔히 '돈에는 눈이 달려 있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제 주변에도 근로소득으로 돈 벌면서 투자도 반드시 하거든요. 진짜 내로라하는 부자들은요.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 하지만 본업만 해도 안 된다' 이게 모든 부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에요.

◇ 서연미> 같이 해야 되는 거죠.

◆ 박정호> 그러다 보니까 돈의 흐름을 계속 모니터해요. 돈은 눈이 달려 있어서 돈이 되는 곳에 돈이 몰려가요. 그것만 잘 따라다녀도 우리가 적지 않은 돈을 벌 수가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첫째, 우리가 하지 말아야 될 건 저 같은 학자들이나 금융 전문가들, 이런 분야의 종사자들이 1년 전에 얘기한 거 2년 전에 얘기한 게 너무나도 무릎을 치면서 적합하게 들렸다고 해서 거기다 돈 넣어놓고 1년, 2년 동안 신경 안 쓰면 망합니다.

◇ 서연미> 트렌드를 따라가야 되는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 박정호> 그렇죠. 전 세계에서 경제학자로서 제일 공부 잘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전부 몰려 있는 곳 중에 하나가 미국 연준이고 또 IMF라는 국제기구거든요. 그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수천 명씩 모여 있는데 그 IMF에서도 매 분기마다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을 다시 수정해서 발표하잖아요. 불과 2-3개월 전에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니까 계속 바꾸는 거에요. '저 전문가들 얘기 다 틀렸어. 한 1년 전에 누가 무슨 얘기 했는데 결국 다 잘못됐더라'가 아니에요. 그분들도 그때는 그렇게 얘기한 건데 상황이 바뀌는 거거든요. 그래서 돈을 벌려면 돈이 지금 어디로 방향을 선회했는지를 계속 들을 수 있는 창구들을 마련해 놔야  

◇ 서연미> 그건 어디서 들어요?

◆ 박정호> 돈 터치미도 그 중에 하나겠죠.  

◇ 서연미> 제가 그거 진행하는데요.  

◆ 박정호> 그러니까 여기 들으라는 홍보를 해 드리는 거잖아요. (웃음) 이런 걸 들으면서 돈의 흐름이 지금은 또 바뀌었네, 또 바뀌었네, 거기에 맞춰서 돈만 잘 옮겨놔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죠.  

◇ 서연미> 그러면 저희가 그 힌트를 드리기 위해서, 눈 달린 돈을 잘 알려면 어떤 경제 지표를 눈여겨봐야 될까요?  

◆ 박정호> 일단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이 제일 깊이 들여다봐야 될 지표가 의외로 환율이에요.

◇ 서연미> 환율이요?

◆ 박정호> 환율을 우리가 많이 들여다봐야 될 이유는, 많은 분들이 주식 투자할 때는 주변 지인의 추천 종목, 그리고 국내 여러 애널리스트들이 발표하는 내용들, 뭐 이런 것들을 중심으로 투자하시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증시의 가장 큰 손 중에 하나가 외국인들이에요. 근데 이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증시에 투자할 때 반드시 하나의 변수를 더 보는데 바로 환율이에요. 예를 들어서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해서 나름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본인들이 돈을 빼서 가져갈 때 환차손을 보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한 회사에 특별히 성과가 좋을 것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히 호재성 기사도 없는데 갑자기 외국인들이 뭉칫돈 들고 와서 주가를 끌어올리면 주가가 확 반등하죠. 그만큼 우리나라 증시에서 외국인의 투자 비중이 얼마가 되느냐가 굉장히 전반적인 주가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데 그분들의 흐름을 읽으려면 첫 번째로 고려해야 되는 게 환율이에요.

달러. 연합뉴스.

   
◇ 서연미> 환율을 어떻게 고려해야 될까요?  

◆ 박정호> 예를 들어서 우리가 'CBS 전자'라는 한국 회사를 투자하려고 해요. 그런데 제가 외국 사람입니다. 지금 'CBS 전자'가 국내에서 한 주당 1천 원이래요. 쉽게 설명드리기 위해서 지금 환율이 1달러당 1천 원이에요. 그러면 제가 'CBS 전자'를 사려면 일단 1달러를 환전해야겠죠. 환전했더니 천 원으로 바꿔줬어요. 그 천 원으로 'CBS 전자' 한 주를 샀어요. 그 뒤에 'CBS 전자'가 정말 대박이 나서 한 주가 1천 원에서 2천 원으로 오른 거예요. 그럼 저는 100% 수익을 거뒀잖아요. 그 2천 원 된 'CBS 전자'의 주식을 팔아서 본국으로 가져가려고 하는데 그 사이에 환율이 뛴 거예요. 1달러에 2천 원으로. 그러면 2천 원을 환전하면 내 손에 얼마가 쥐어집니까?

◇ 서연미> 1달러 가져가는 거네요.

◆ 박정호> 내가 원래 투자했던 금액이 달러니까 아무 이익을 못 얻은 거잖아요. 분명 주가는 두 배가 뛰었는데 환율이 똑같이 뛰어버리니까 나는 아무 이득도 못 얻는 거죠.

◇ 서연미> 그럼 어쩔 수 없이 버텨야겠네요.

◆ 박정호> 그럴 수도 있고, 이런 상황이 예견되면, 한국이라는 나라의 환율이 앞으로 올라갈 것 같으면 주식으로 외국인이 돈을 벌어도 무의미해진다는 얘기가 되는 거잖아요.

◇ 서연미> 그럼 다 빼서 도망가겠네요.  

◆ 박정호> 아니면 아예 투자를 안 하겠죠. 그래서 환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에 투자를 안 해요. 그러니 전반적으로 지금 환율이 올라간다면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이 매력 없겠구나, 관심 없겠구나, 이렇게 예측하시면 돼요.

그 다음에 하나가 더 있어요. 이거는 좀 중장기적인 겁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손들 중에 하나가 또 국민연금이에요. 대부분 우리나라의 굵직한 회사들의 2대 주주, 3대 주주는 다 국민연금이에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차도 그렇고. 그런데 이 국민연금은 돈을 빼기가 어려워요. 

◇ 서연미> 왜요?  

◆ 박정호> 왜냐하면 지금도 국민연금을 받아가는 어르신의 찾아가는 돈보다 납부하는 돈이 더 많아요. 그러면 국민연금은 돈이 더 쌓이니까 이걸 어디다가 더 투자해야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 한국의 웬만한 내로라한 회사들엔 다 투자를 해서 2대 주주, 3대 주주가 된 거에요. 그런데 우리 가끔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 아시잖아요. 국민연금 머지않아 고갈된다. 그러면 어느 순간인가는 국민연금에 납부하는 돈보다 받아가는 돈이 많겠죠.

연합뉴스

◇ 서연미> 그럼 돈을 빼겠죠.

◆ 박정호> 그렇죠. (국민연금이) 주식 시장에서 돈을 빼기 시작하는 시점이 있어요. 그게 2030년 좀 지나서부터인데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장기적이라는 얘기를 해 드린 건데, 그러면 우리나라 증시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가지고 투자할 수밖에 없었던 국민연금이 증시에서 투자자금을 빼기 시작하면 그때는 우리 증시를 지탱했던 큰 뭉칫돈이 자꾸 나가는 거잖아요. 이렇게 됐던 증시가 일본이었어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세월 중에 일어났던 현상 중에 하나가 일본의 국민연금이 일본 증시에서 돈을 빼기 시작한 거거든요. 그래서 중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이 우리나라 증시에 어떤 견해를 갖고 있고 어떤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질 수밖에 없는지도 같이 보셔야 한다.

◇ 서연미> 근데 제가 본 기사 중에는 국민연금이 국내 비중 줄인다는 것도 있더라구요.

◆ 박정호> 그렇죠. 그런 게 나오면 '내가 투자해 놓은 회사에서도 뭔가 악영향이 있는 거 아니야?' 이렇게 살펴보셔야죠.

◇ 서연미> 다음으로 부동산에서 중요한 요소는 뭔가요?

◆ 박정호> 부동산은 많은 분들이 '금리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사실 기준 금리는 부동산 투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에요. 제가 가끔 이런 얘기를 하면 '말도 안 돼' 이런 소리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 증거가 이번 2월 달부터 3월 사이에 나와버렸어요. 그때도 한국은행에서는 기준금리를 한 단계 더 올렸는데 어떻게 됐느냐.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적용받은 금리는 오히려 낮아졌어요.

그게 왜 그러냐면, 기준금리와 우리가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적용받는 건 꼭 일치하는, 즉 동일한 흐름을 보이지 않아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적용 기준이 되는 건 기준 금리가 아니라 코픽스 금리라는 다른 게 있어요. 그걸로 적용받다 보니 기준금리가 좀 올라갔다 하더라도 코픽스 지수가 떨어지면 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낮아지는 거예요.

그런데 그 코픽스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정부의 입김이에요.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좀 낮춰야겠다'고 하며 시중은행에 압박을 한다든가, 아니면 여러 가지 새로운 모기지 상품들, 특례 보금자리론이라든가 별도의 금융 상품을 만들어서 싸게 집을 살 수 있게끔 만들어주면 기준금리와 전혀 무관하게 움직이는 게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었어요.  

◇ 서연미> 그 관련된 기사가 이번 주 초에 좀 많이 났더라고요.

◆ 박정호> 다행이네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좀 오해를 푸셨으면 좋겠고요. 지금 제가 말씀드렸던 게 다 누구의 입김에 의해서, 누구의 정책적 의도에 의해서 결정됐냐면 정부거든요. 그래서 부동산 시장은 철저히 정부의 기조를 살펴봐야 된다, 정부가 신도시를 더 많이 만들 건지, 조기 착공할 건지, 그리고 기존의 주택 가지고 있는 분들이 희망하는 재건축 재개발은 더 많이 허용할 건지, 그리고 종상향이라고 하죠. 더 높은 건물들을 지을 수 있도록 토지 용도를 바꿔 줄 건지, 다시 짓는 건물들의 용적률, 얼마나 더 높이 올릴지 이런 것들을 몇 퍼센트까지 해줄지, 그런 것이 어떻게 보면 더 큰 수익이 되기 때문에 많은 부동산 자금들은 그걸 쳐다보는 것이지 단순히 주택담보대출이나 금리만 쳐다보진 않아요.

◇ 서연미> 그럼 부동산 하는 사람들이 지켜봐야 할 경제 지표는 정부의 정책이다.

◆ 박정호> 맞습니다. 특히 정부에서 철도 구축 계획, 도로 구축 계획, 지하철 구축 계획, 도시 개발 기본 계획이라는 걸 정례적으로 수립하는데 그게 투자에 가장 중요한 요소에요.

◇ 서연미> 그럼 지금은 좀 어때요?

◆ 박정호> 내년이 선거죠. 그러다 보니까 지금 여당도 야당도 경쟁적으로 부동산을 좀 더 부양하기 위한 정책들을 대거 준비하고 있고 하나씩 하나씩 계속 내보낼 것 같아요. 이거는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는데요. 여당과 야당이 모두 다 부동산에 대해서 민심을 잘못 건드렸더니 한쪽에서는 '아 정권을 잃어버렸구나' 한쪽에서는 '그 덕분에 정권을 되찾았구나' 이런 확실한 교훈 아닌 교훈을 얻었어요.

지난번 대선이 불과 1년 전이잖아요. 아주 특이한 일이 있었는데 특정 지자체를 언급해서 죄송합니다만, 광주광역시에 봉선1동이라는 곳이 서울로 따지면 대치동 같은 곳입니다. 교육 인프라가 좋고, 그러다 보니까 그쪽 지역 아파트 중위값이 10억 원이 넘을 정도로 광주의 노른자위 지역이거든요.

그런데 광주는 전통적으로 특정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높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선에서 광주의 봉선동에 투표함을 열었더니 반대쪽 정당의 득표율이 40%에 가까운 거예요. 이 40%는 엄청난 거거든요. 그래서 거기만 그런 게 아니라 대전의 둔산동이라든가 많은 동네에서 그런 성향이 보인 거죠. 부동산 중과세라든지 그런 정책을 강하게 드라이브 걸려고 했던 기존 정당에 대해서 원래 정치적 성향과 다른 투표를 막 해버린 거예요. 그걸 보고 불과 삼십만 표도 안되는 차이로 대통령 당선이 엇갈렸는데, '부동산 정책 하나로 결국 우리가 놓쳤구나' 아니면 '얻어왔구나' 이런 생각을 가진 거죠.

◇ 서연미> 그럴 수 있겠네요.

◆ 박정호>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 총선에 임하는 많은 국회의원들이, 특히 지방 같은 경우 지금 미분양률이 굉장히 높거든요. 이거 어떻게 해결할 거냐, 집값을 어떻게 할 거냐, 그 목소리에 답을 주지 않고서는 당선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서울 역시도 요즘 오세훈 시장이 르네상스 2.0이라고 해서 다양한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는 이유가 부동산에 대한 부양책을 내세워야지만 우호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는 거죠. 왜냐하면 우리나라 자가보유율,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몇 퍼센트라고 생각하세요?

◇ 서연미> 얼마 안 될 것 같아요. 한 40%?

◆ 박정호> 아닙니다. 벌써 60% 넘었어요.(2021년 기준, 60.6%)  

◇ 서연미> 저는 그 적은 40% 안에 들었네요.

◆ 박정호> 사실 세대로 보면 그렇게 갈리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까 집 있는 사람이 더 많네? 그러면 표밭을 닦을 때 누구 위주로 정책을 더 하게 된다?

◇ 서연미> 유주택자 위주로 하게 되죠.

◆ 박정호> 그래서 (정치인들은) 유주택자들에게는 '부동산을 더 이상 떨어지지 않게 만들 의지가 있습니다'는 걸 보여줘야 되고, 무주택자들에게는 '집을 싸게 살 수 있는 정책적 자금, 정책적 기회를 드리겠다' 이렇게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집값이 좀 더 올라갈지 몰라도 그걸 손에 잡힐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투 트랙을 진행하는 거죠. 많은 분들이 특히 무주택자의 많은 분들이 갑자기 집값이 폭등하면 강박이 생기죠. '이러다 내 집 못 사는 거 아니냐'

◇ 서연미> 빚내서 산 2030 세대가 엄청 많잖아요.

◆ 박정호> 그래서 요즘 힘들어하시는 분도 많고요. 그런데 '집을 내가 한 번 가졌다'라는 타이틀은요. 아주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전과랑 똑같습니다.

◇ 서연미> 왜요?

◆ 박정호> 우리나라의 모든 부동산 지원 정책은 무주택자들에게 맞춰져있어요. '내가 지금 돈이 없어서 내가 살 동네도 아니고 실수요자도 아니고 그냥 잘 알지도 못하는 동네인데 나도 집 하나는 있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라든가, 강박 때문에 '뭐라도 있어야 되겠다'라는 생각 때문에 덜컥 교외 지역이나 어딘가에 그런 거 사두신 분도 계시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내 이름으로 된 집이 하나 있다고 하는 순간, 정부에서 제공해주는 모든 무주택자들의 혜택을 다 못 받게 되는 거죠. 청약을 넣을 때도 완전히 후순위로 밀리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내가 '유주택자' 타이틀을 가지게 된다는 것의 무서움을 아셔야 돼요.

◇ 서연미> 첫 집에 대해서요.

◆ 박정호> 그렇죠. 정부는 어쩔 수 없어요. 무주택자를 지원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모든 혜택을 무주택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그걸 내가 스스로 포기하고 저기 잘 알지도 못하는 집을, 내가 대출로 살 수 있는 범주의 집이라는 이유 때문에 취득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선택인지 재테크인지 반드시 생각해 보셔야 돼요.

◇ 서연미> 이거 진짜 중요한 얘기네요.

◆ 박정호> 그 다음에 두 번째, 전세자금 대출도 마찬가지예요. 정부 입장에선 전세를 살겠다는 사람, 내 집도 없어서 전세 살겠다는데 대출 해줘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 전세라는 것도 결국은 집을 사는 사람에게 내 돈으로 대신 대출을 받아준 거예요. 내가 어디 전세 들어가 산다는 건, 그 집주인은 그 집에 안 살고 있는 거잖아요. 그 집주인은 집을 살 때, 10억짜리라고 한다면 3억 자기 돈 넣고 나머지 7억은 전세를 껴서 집을 사겠죠. 그 얘기는 집주인이 원래 10억 대출을 혼자 다 받아야 되는 걸 전세 세입자가 자기 전세자금 대출로 7억 원을 넣어준 거잖아요. 그러니까 집주인이 그 집을 사도록 7억 원 무이자 대출을 내가 해준 거예요.

◇ 서연미> 세입자가 채권자예요.

◆ 박정호> 그렇죠. 그럼으로 인해서 그 집주인은 7억 가까이 이자 부담이 없어진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 전세 자금을 지원해 준 것은 집값을 더 올리는 요인이 되는 거예요. 그러면 집주인들은 어떻게 되느냐, 집을 매매할 때 '사실 우리 집이 10억 원인데 대부분 집 사러 오는 사람들을 봤더니 자기 돈은 3억만 있으면 다들 전세 끼고 사더라, 그러니 11억 원 정도 불러도 사겠던데?' 그래서 집값을 또 올리는 거죠. 그리고 1억 정도 돼서 집값이 올라가니까 정부 입장에서는 전세자금 대출의 한도를 올려줘야 되고, 그러니까 또 다시 '야 요즘은 13억 불러도 사더라'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굳이 내가 이 동네에 꼭 전세를 살아야 될 이유가 없으면, 내 손에 잡히는 동네에서 내 집 장만하는 게 더 배 안 아픈 일이 될 수도 있는 거예요.

◇ 서연미> 맞습니다. 이 전세 제도가 있는 것 자체가 집값을 올리는 요인이 되고 오히려 배 아픈 일이에요.

◆ 박정호> 그러다가 그 동네 결국 집값 오르면, '아 내가 저 집주인 대신 은행에 이자 납부해 주면서 집값 올라갈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도와줬구나. 그러면 전세자금 안 올리겠지' 웬걸, 당연히 집값 올랐으니까 전세자금도 올려 받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올바른 선택이 절대 아닙니다. 결론은, 무주택자라는 지위를 가지면서 좋은 동네, 손에 잡히는 동네에 내 집을 사려고 노력하셔야지, 모르는 동네 집 사면 안 된다. 그리고 웬만하면 전세로 집 가진 사람들 무이자 대출 해주는, 그런 바짓가랑이 노릇은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서연미> 네, 여기까지 명지대 박정호 특임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정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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