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 하락률 더 컸다… "집값 격차 줄어"

정영희 기자 2023. 5. 2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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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KB부동산 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부동산시장 리뷰'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격(-0.8%)은 3개월 연속 유사한 하락폭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비 하락폭이 완화되며 매수세 일부를 회복한 데에 기인한다. 매매전망 지수의 상승세 또한 지속되고 있다. 전세가격 하락폭은 4개월 연속 둔화됐으나 주택시장 위축이 지속됨에 따라 전세시장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다./사진=뉴스1
기준금리 상승이 불러온 부동산 시장 한파로 지난해 얼어붙었던 매수심리가 정부의 각종 경착륙 방지 대책으로 인해 풀리기 시작하면서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 하락세는 수도권 중심으로 한풀 꺾였다. 전세 수요 또한 월세 상승 등을 원인으로 일부 늘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기 당시 가격보다는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을 보이며 최근 한국 사회를 뒤흔든 전세 사기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21일 최근 KB부동산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부동산시장 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3개월 연속 0.8% 하락했으며 주요 아파트는 전월 대비 하락폭이 크게 둔화됐다.

주택매매가격은 규제 완화와 매수심리 회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 1월(-1.3%) 대비 낙폭이 줄었다. 시세 총액 상위 50개 아파트(KB선도아파트50)는 지난해 6월 고점 대비 약 12% 떨어졌으나 4월 -0.04%를 기록하며 하락 곡선이 완만해졌다. KB선도아파트50에는 4월 기준 서울 46개, 부산 3개, 경기 3개 단지가 포함된다.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매매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데다 연초 이후 기준금리 동결, 대출 규제 완화, 특별보금자리론 등으로 주택가격 격차와 매수부담이 줄었다"며 "지난해까지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고가주택의 하락세 지속과 저가주택의 낮은 하락폭으로 인해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의 격차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수세 또한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보유세 부담 완화와 저가 급매물 거래로 인한 매도호가 상승, 여전히 존재하는 거시경제 불안 등으로 완만하게 진행 중"이라며 "매매전망지수는 전국적으로 하락전망이 우세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모든 지역에서 4개월 연속 상승세 지속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세가격 내림세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주택전세가격은 0.7% 하락하며 연초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폭을 줄였다. 대출비용 감소와 월세가격 증가 등에 따라 전세에 대한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증가함에 따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 하락세가 빠르게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시장 위축이 지속됨에 따라 전세시장에 대한 우려는 높은 상황이다. 전세가가 고점을 찍었던 2020년 10월 대비 약 12% 내린 수치다. 인천의 경우 고점 대비 17.3% 떨어졌는데, 이처럼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역전세 문제가 대거 발생할 수 있다. 연립주택 중심으로 많은 지역에서 매매 대비 전세비율이 70%를 상회하고 있으며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아파트의 매매 대비 전세비율도 높아 깡통전세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 연구소의 전망이다.

지난 3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2333가구로 직전 1년 평균 대비 27.9% 증가했다. 수도권(31.8%)과 비수도권(23.6%)에서 모두 늘었으며 전북·강원 지역만 감소했다. 정부 정책과 금리안정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이후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했으나 주택경기의 본격적 회복으로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유형별 거래량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아파트만이 유일하게 몸집을 불렸다. 전체 거래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월 54.9%까지 낮아졌으나 올해 2월 이후에는 70%를 넘겼다.

지난달 전국 분양물량은 약 1만2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분양물량보다 60% 감소한 수치다.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관계자는 "최근 거래량 증가와 미분양 감소 등 주요 지표들이 호전되고 있어 향후 분양물량은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청약경쟁률은 7:1을 기록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나 지역별로 경쟁률 편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이 38.9 대 1로 가장 높았던 반면 최저 경쟁률을 기록한 인천은 0.3 대 1에 머물렀다.

주택경기가 회복되면서 지난 3월 기준 미분양 아파트 또한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줄어든 7만2104가구를 기록했다. 직전월과 비교하면 약 3000가구가 감소한 셈이다. 분양물량이 줄고 최근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인천과 대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미분양 비율이 내렸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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