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와 소방관 부부 “물불 안 가려요”
위험하다 반대한 남편도 이제는 “존경”
“안전히 퇴근해 함께 저녁 맞을 때 행복”
19일 서귀포소방서에 따르면 고정기 소방장(40)과 강기욱 해녀(40)는 지난 2012년 2월 결혼, 현재는 각각 서귀포소방서와 법환어촌계에서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고정기 소방장은 특전사 전역 후 2010년 강원소방본부 구조 특채로 임용된 후 2014년 중앙119구조본부를 거쳐 2018년부터 제주에서 계속 소방의 길을 이어오고 있다.
제주 출신인 강기욱 해녀는 성인이 된 후 서울에서 생활하다 남편과 결혼한 뒤 해녀가 되기로 결심했다. 남편보다 2년 앞선 2016년 법환해녀학교에 입교, 모든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정식 해녀가 된 것이다.
강기욱 해녀는 “어릴 적부터 바다에서 자랐기 때문에 바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았다”며 “서울 생활에 지쳐갈 때 고향 바다가 그리워졌고, 결국 남편과 결혼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해녀의 길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고정기 소방장은 “아내가 제주에 내려와 해녀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힘들고 위험할 것 같아 반대했다”며 “하지만 아내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고, 이제는 해녀로 일하는 배우자에 대해 큰 존경과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녀와 소방관인 이 부부에게는 큰 관심사가 있다. 바로 서로에 대한 ‘안전’이다.
이들 부부는 “물과 불을 오가며 일하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안전 또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라며 “매일매일 퇴근 후 무사히 집에서 같이 저녁을 맞이하는 소소한 일상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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