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와 소방관 부부 “물불 안 가려요”

송은범 기자(song.eunbum@mk.co.kr) 2023. 5. 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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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바다 그리워” 결혼 생활 중 결심
위험하다 반대한 남편도 이제는 “존경”
“안전히 퇴근해 함께 저녁 맞을 때 행복”
고정기 소방장이 아내인 강기욱 해녀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자료=서귀포소방서]
오는 21일 부부의 날을 앞두고 제주에서 ‘물불 가리지 않는 부부’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름 아닌 해녀와 소방관 커플이다.

19일 서귀포소방서에 따르면 고정기 소방장(40)과 강기욱 해녀(40)는 지난 2012년 2월 결혼, 현재는 각각 서귀포소방서와 법환어촌계에서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고정기 소방장은 특전사 전역 후 2010년 강원소방본부 구조 특채로 임용된 후 2014년 중앙119구조본부를 거쳐 2018년부터 제주에서 계속 소방의 길을 이어오고 있다.

제주 출신인 강기욱 해녀는 성인이 된 후 서울에서 생활하다 남편과 결혼한 뒤 해녀가 되기로 결심했다. 남편보다 2년 앞선 2016년 법환해녀학교에 입교, 모든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정식 해녀가 된 것이다.

강기욱 해녀는 “어릴 적부터 바다에서 자랐기 때문에 바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았다”며 “서울 생활에 지쳐갈 때 고향 바다가 그리워졌고, 결국 남편과 결혼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해녀의 길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고정기 소방장은 “아내가 제주에 내려와 해녀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힘들고 위험할 것 같아 반대했다”며 “하지만 아내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고, 이제는 해녀로 일하는 배우자에 대해 큰 존경과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녀와 소방관인 이 부부에게는 큰 관심사가 있다. 바로 서로에 대한 ‘안전’이다.

이들 부부는 “물과 불을 오가며 일하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안전 또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라며 “매일매일 퇴근 후 무사히 집에서 같이 저녁을 맞이하는 소소한 일상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고정기 소방장과 아내 강기욱 해녀가 해안도로를 걷고 있다.[자료=서귀포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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